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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내가 직접 우리집을 지어볼까 해"
"아니, 당신이? 농담이겠지, 당신이 어떻게 집을 지어?"

너무나도 뜻밖이었다. 남편은 건축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해왔을 뿐 아니라, 막노동 일조차도 해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었기에.

하지만 남편은 해보겠단다. 아니 기필코 하고야 말겠단다. 의지가 아주 확고했다. 직접 집을 짓겠다는 남편의 말에 나 또한 그렇게 하라며 흔쾌히 허락했다. 아니, 허락이라기보다는 같이 해보자며 힘을 싣고 응원해줬다. 그렇게 우린 내 집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함께 힘겹지만 행복한 도전을 시작했다.

남편의 '무모한' 도전

집짓는 남편 직접 집을 짓는 남편의 모습
▲ 집짓는 남편 직접 집을 짓는 남편의 모습
ⓒ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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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치솟는 집값으로 내집 마련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도 포기하고 출산도 포기하고 그렇게 N포세대, 포기세대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원래 제주는 요즘처럼 크게 집 걱정을 했던 곳이 아니었다. 집값이 다른 지역과 다르게 저렴했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열심히 모으고 아끼고 저축하다 보면 내집 마련이라는 게 희망적인, 가능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제주만의 장점을 알아본 이들이 제주에서 집을 마련해 살아가는 꿈을 꾸고, 아예 찾아와 제주에서 삶을 살아갔다. 그런 변화들이 이어져 가더니 제주에서도 어느 순간, 정말 자고 났더니 집값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제주에서 내집 마련이란 너무나도 머나먼 일이 되어가는 분위기였다. 부모에게 물려 받은 게 전혀 없고, 그 어떤 물질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현실에서 내집 마련이라는 건 정말 턱도 없게 됐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가족을 이루니, 가장 큰 꿈이라면 그저 걱정없이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내 집을 갖는 것. 남편은 그 꿈을 이루고 싶더란다. 도저히 현실 속에선 불가능해 보였고, 그래서 어떤 방법이 없을까 하고 머리를 굴리고 굴려 생각한 게, 바로 자신이 직접 집을 짓는 것이란다.

너랑 나랑 만나 우리가 되다 직접 지은 우리집 앞 문패 "너랑 나랑 만나 우리가 되다"
▲ 너랑 나랑 만나 우리가 되다 직접 지은 우리집 앞 문패 "너랑 나랑 만나 우리가 되다"
ⓒ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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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땅을 구입할 수 있었고, 그 안에 우리만의 '드림하우스' 짓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무조건 경제적으로 지어야 하기에, 남편이 선택한 건 혼자서 집짓기. 기초공사며 하수 배관 등의 공사, 모든 걸 혼자서 다 하겠단다.

전문가가 아닌 개인이 집을 지을 수 있는 거냐며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100㎡미만, 즉 30평 미만의 집은 건축허가가 아닌 신고의 대상으로 건설 회사를 거치지 않고서도 혼자서 지을 수가 있다. 

아니, 도대체 어디서 집을 직접 짓겠다는 용기가 나왔던 걸까?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던 걸까?

남편은 매일 집짓는 생각 뿐이었단다. 심지어 잠을 자면서도, 잠을 자는 게 아닌, 머릿속으로 수십 번 집을 짓다가도 아니다 싶어 부수고, 다시 또 짓고, 부수고... 그렇게 집짓고 부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고 한다. 분명 두려움도 컸으리라.

자재 파는 곳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찾아가고, 그 현장에서 집짓기를 공부하고 배워나갔던 남편. 그 열정과 용기, 도전에 어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동네 명물이 된 남편... 품앗이까지

"아 거기 한림 동명리에 혼자 집짓는 사람?"

어느새 동네에서도 혼자 집짓는 사람으로 동네 명물이 됐다. 동창들 사이에서도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친구가 찾아와서는 함께 품앗이로 집을 짓자는 제안을 했다. 자신도 혼자서 집을 지어보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처음이라고, 혼자라 어려움이 많다고. 매일 매일은 아니지만 시간날 때마다 서로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함께 해나가자는 것이었다.

남편 혼자 외로웠던 집짓기가 친구의 제안으로 그렇게 매일은 아니었지만, 중간 중간 함께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주변 곳곳의 도움과 격려들이 힘을 모아서 드디어 바라던 우리의 드림하우스가 완성될 수 있었다.

완성된 집 직접 지어 완성된 집
▲ 완성된 집 직접 지어 완성된 집
ⓒ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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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쉽지 않은, 어려운 일이었건만, 그렇다고 내집 마련에 대한 희망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한다.

한땀 한땀 직접 벽돌을 쌓고 올리고 지어 완성해서일까? 그래서 남편은 더 더 집에 애착이 가고, 그런 집을 사랑할 수밖에 없단다. 나 또한 남편의 땀과 사랑이 배어있음을 알기에. 그래서 집이 그저 공간으로서만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편안한 가족으로 다가온다.

물론, 자세히 보면 구석구석 미흡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그런 것쯤이야 충분히 애교로 봐줄 수가 있다.

그리고 비싼 아파트. 그런 거 전혀 부럽지 않다. 남편이 직접 지어 선물해준 우리 가족 꿈의 보금자리! 이곳에서 오늘도 우리 가족은 매일 매일 희망의 꿈을 꾼다.

매일매일 꿈꾸는 집 집을 짓는것 뿐 아니라 살아가는 그 과정안에서도 우리 가족은 매일 매일 꿈을 꾼다! 우리집 안에 걸어둔 팻말
▲ 매일매일 꿈꾸는 집 집을 짓는것 뿐 아니라 살아가는 그 과정안에서도 우리 가족은 매일 매일 꿈을 꾼다! 우리집 안에 걸어둔 팻말
ⓒ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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