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컨 럭키>의 한 장면.

영화 <로컨 럭키>의 포스터. ⓒ 스톰픽쳐스코리아


다리를 절룩거린다는 이유로 건설회사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난 지미 로건(채닝 테이텀)은 이혼한 아내와 딸이 있는 가장이다. 그의 동생 클라이드 로건(아담 드라이버)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했다가 한쪽 팔을 잃고 그저 그런 술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에서 소외당한 이들이 일생일대의 은행털이를 기획한다는 게 영화 <로건 럭키>의 주요 골격이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 케이퍼 무비(범죄 영화) 장르를 지향하는 <로건 럭키>는 단순히 범죄자들의 치밀한 계획과 액션만이 미덕은 아니었다. 오히려 범행 자체 보다 이 형제들이 사람을 모으고 계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일종의 인간애, 혹은 영화 곳곳에 흐르는 음악들이 묘미기도 하다.

역대 전사들이 허술한 은행털이범 된 까닭

자신이 일하던 레이싱 경기장 공사 현장의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지미 로건은 한때 잘 나가는 풋볼 선수였다. 동네 사람들이 그를 추앙했지만 다리를 다친 이후 변변찮게 살다가 여러 작은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지미 로건을 중심으로 금고털이의 대가 조 뱅(다니엘 크레이크)과 컴퓨터 천재 피쉬 뱅(잭 퀘이드)과 샘 뱅(브라이언 글리슨), 그리고 지미 로건의 여동생 멜리 로건(라일리 코프)까지 합류하며 팀은 완성된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몇 시간. 조 뱅이 지역 교도소에 수감 중인 신세였고, 지미 로건은 자신의 딸(파라 매켄지)이 저녁에 친구들과 선생들 앞에서 선보일 노래 공연을 꼭 봐야 한다. 그렇기에 더욱 치밀하고 정확한 범죄를 구성해야 했는데 영화는 정말 허술해 보이는 이 악당들이 임무를 다하고 그렇게 해서 얻게 된 돈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까지 하나씩 묘사한다.

 영화 <로컨 럭키>의 한 장면.

영화 <로컨 럭키>의 한 장면. ⓒ 스톰픽쳐스코리아


분명 범죄는 나쁜 짓인데 이들의 행동은 미워할 수 없다. 로건 형제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영화에 잘 설명되고, 뱅 형제가 이 팀에 합류하는 까닭 역시 이 범행이 일종의 '착한 범죄'라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뭔가 한두 개씩 부족해 보이는 영화 속 캐릭터들은 서로를 윽박지르거나 재촉하고 질타하기도 하지만, 그런 갈등의 이면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치에 대한 믿음에 근거한다.

재밌는 사실은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면면이다. 채닝 테이텀은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에서 악당에 맞서 나라를 지키려는 비밀 요원이었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영화 <007 스펙터>에서 제임스 본드였다. 심지어 아담 드라이버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우주를 상대하는 카일로 렌이었다. 팬층이 두터울 이 배우들이 하잘 것 없는 동네 도둑으로 뭉쳤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분명 이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간결하면서도 따뜻한 매력에 빠졌을 터. 관객 입장에선 이 배우들이 한 팀으로 뭉치게 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겠다.

<로건 럭키>는 오락영화에 팝콘 무비다. 어쩌면 단순한 쾌감과 재미를 위해 흘러갈 수도 있었을 텐데 영화엔 나름 미국 사회, 특히 웨스트 버지니아를 배경으로 해 그 지역 사회의 문화적 코드들이 짙게 담겨 있다. 레이싱 경기, 컨트리 송과 순박한 동네 주민들의 모습은 미국 서부 문화가 생소한 관객 입장에서도 충분히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다가갈 수 있게끔 담겨 있다. 여러모로 장점이 분명한 영화다.

한 줄 평 : 봄을 맞이하기 좋은 진짜 팝콘 무비
평점 : ★★★(4/5)

영화 <로건 럭키> 관련 정보
연출 :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 채닝 테이텀, 아담 드라이버, 다니엘 크레이그, 세스 맥팔레인, 라일리 코프, 케이티 홈즈 등
수입 : 누리픽쳐스
제공 : 어니스트플래닛
배급 : 스톰픽쳐스코리아
러닝타임 :117분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8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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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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