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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6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 S 용역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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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기관인 KETI(한국전자부품연구원, 아래 연구원)가 '갑질'과 '금품·향응 수수' 논란에 휩싸였다.

연구원을 상대로 청소, 경비, 건물관리 용역 등을 제공하는 S용역회사가 '연구원의 불공정 거래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 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S사는 또한 계약업무 담당 직원 등이 금품을 수수했고, 향응 제공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연구원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감사를 앞두고 있다. 산자부 감사관실 관계자는 8일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에 감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사 대표 부인과 직원은 지난 2월 중순께부터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무조정실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청와대 앞에서도 1인시위를 했다.

그들 손에 들려 있는 피켓에는 "힘없는 용역 업체를 상대로 불공정 거래, 갑질 행위, 금품수수, 향응접대 요구! 산자부는 연구원을 철저히 조사하라! 을의 눈물을 닦아 주세요"라는 글이 적혀 있다.

S사 양아무개 대표(49세)는 7일 오전 기자와 인터뷰에서 "불공정한 거래 때문에 직원 퇴직금을 적립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가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이 지급한 용역비에 정부에서 정한 최저인건비와 퇴직금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았고, 적정이윤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양 대표 설명이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6억 9천여만 원이라고 한다.

양 대표는 특히 연구원이 회사 통장에 1년 가까이 질권(質權)을 설정한 일에 분개했다. 그는 "통장에 있는 돈을 꺼내 쓸 수 없어서 회사를 도저히 운영할 수가 없었다. 돈 꾸러 다니기 바빴다. 아파트 팔고, 적금과 보험 깨고, 자동차도 팔고, 사채에 가까운 이자를 주면서 돈을 빌려 직원들 월급을 줘야 했다"라고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양 대표는 "회사가 어려워 직원 퇴직금 적립을 못 하자, 직원들 퇴직금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그런 것인데, 이 때문에 회사가 하마터면 망할 뻔했다. 엎어진 사람 일으켜 주진 못하고 발로 밟아버린 것"이라고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양 대표는 "질권 설정(S사 통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협박해서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S사는 결국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5년 계약이 끝난 지난해 6월 S사는 공개경쟁 입찰에서 탈락했다.

금품·향응 논란으로 산업통상 자원부 감사 예정

 한국전자부품연구원
 한국전자부품연구원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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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대표는 전임 대표가 방만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자신이 대표가 되면서 접대비를 월 1백만 원 정도로 줄인 것이 입찰에서 탈락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금품과 향응 제공을 하지 않아서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양 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 "전임 사장 시절에 1개월에 1천만 원 이상을 쓴 적도 있다. 당시 제가 부사장이었는데, 강력하게 항의하자 5백만 원 정도로 줄였다"라고 밝히며, 식당, 노래방, 골프장 등에서 접대비로 쓴 카드 매출 전표와 법인 카드 사용 내용, 선물 배송 신청서 복사본을 제시했다.

양 대표가 제시한 자료는 A4 용지 20여 장 분량이다. 연구원 직원에게 준 현금 액수까지 날짜별로 적혀 있다.

양 대표는 이와 같은 방만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난 2015년 9월에 사임한 전임 사장에게도 묻고 있다. 그에게 내용 증명을 보내 퇴직금 미적립액 1억 9천여만 원과 부가세 체납액 1억 7천여 만원을 청구했다.

연구원 "금품·향응, 자체조사 결과 나온 게 없어"

 접대비 영수증과 현금 지급 기록서
 접대비 영수증과 현금 지급 기록서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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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구원 측 관계자는 7일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양 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갑질)로 인해 6억 9천여 만원을 손해 봤다는 주장을 "그 금액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이 문제로) 공정거래 위원회에 제소했는데 기각(심사 불개시)됐다. 법률 조언도 받아 봤는데, 이상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질권 설정(S사 통장)에 동의하라고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직원 퇴직금 적립이 되지 않아, 합의하고 질권을 설정한 것이다. 직원들 퇴직금 보호 차원에서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금품·향응 제공을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조사했는데, 나온 게 없다.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지난주에 경찰서에 (S 회사를) 고소했다. 산자부 감사를 앞두고 있는데, 우리가 산자부에 감사 빨리 나와 달라고 요청을 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그분들(양 대표 등) 우리 회사 퇴직 직원이다. 5년간 지원(용역 계약)했는데, (지난해) 입찰에서 떨어졌다고 연구원을 폄훼하고 있어 정말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S사가 연구원에서 퇴직한 직원들이 만든 회사인 것은 사실이다. 지난 2012년 1월 명예퇴직을 전제로 연구원이 창업 희망자 공모를 했고, 당시 직원이었던 양 대표를 비롯한 2명이 선정돼 회사를 차렸다. 양 대표는 이 공모를 직접 기안한 담당자다.

이와 관련 양 대표는 "집 팔고 돈 꾸러 다닐 때, (불공정 거래 등으로) 을의 서러움을 온몸으로 느낄 때 정년이 보장된 연구원을 그만둔 게 정말 후회스러웠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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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동체부, 경기도 담당. 교육에세이 <날아라 꿈의학교> 저자.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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