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종이 바로 직박구리다. 봄철이면 아파트와 인가주변에서 직박구리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통에 잠에서 깨기도 할 정도로 많이 서식하고 있다. 이렇게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직박구리와는 다른 직박구리가 있다.
주로 동남아에서 관찰되는 검은이마직박구리가 그 주인공이다. 검은이마직박구리는 우리나라에는 매우 희귀한 미조이다. 동남아에서는 흔히 만날 수 있는 종이지만 우리나라는 검은이마직박구리의 서식범위가 아니다.
그러나 최근 검은이마직박구리가 서해안 섬을 중심으로 관찰되다 내륙까지 왕왕 관찰되고 있다. 점차 그 서식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식처가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검은이마직박구리를 우리나라에서 관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말그대로 길을 일어버린새(미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검은이마직박구리가 한밭수목원에 나타났다. 대전에서는 최초의 관찰기록이다. 검은이마직박구리가 한반도에서 서식지역을 넓혀가면서 대전에서도 출한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검은이마직박구리의 우리나라 서식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로 추정하는 것이다.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 미조 검은이마직박구리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지난 2월 24일 한밭수목원에서 2개체의 검은이마직박구리를 확인했다. 한밭수목원을 찾은 검은이마직박구리는 3월 2일까지 수목원에서 관찰되다 4일은 확인되지 않았다. 어찌되었든 검은이마직박구리의 서식범위에 이제 대전도 포함이 되었다. 검은이마직박구리의 서식범위 확장이 어디까지 일지 모를 일이다. 새를 보는 사람으로 새로운 종을 만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니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