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 드라마 한 장면

KBS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 드라마 한 장면 ⓒ KBS


<추리의 여왕>은 2017년 봄 KBS에서 방영되면서 쏠쏠한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다. 집에서 살림만 하던 주부가 추리에 소질이 있음을 인정받고, 현직 민완 형사의 비공식적인 파트너가 되어 각종 범죄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당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드라마가 끝난 후 후속편 제작에 대한 논의와 시청자 요구가 이어졌고 결국 2017년 7월, 두 번째 시즌이 제작된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다.

그리고 지난 2월 28일 KBS 새 수목 드라마 시간에 <추리의 여왕> 두 번째 시즌 방송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총 2회분이 방영됐는데, 주로 첫 번째 시즌과의 연속성을 만드는 데 치중했던 1회가 다소 산만하게 진행됐다면, 2회는 유설옥(최강희 분)과 하완승(권상우 분) 두 주인공 신변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앞으로 두 사람은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합을 맞추어서, 1회에 나온 결혼사기단 사건 그리고 2회에 나온 연쇄 방화 사건처럼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회 끝에 첫 번째 시즌부터 이어진 서현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단서가 등장한 만큼, 이 미제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음모를 푸는 일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리의 여왕>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 하나는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 다른 하나는 이들이 각종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다. 전자가 전형적인 스크루볼(변화구의 일종) 코미디처럼 진행되고 후자는 본격적인 경찰 드라마나 추리물이라기보다 시청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이야기로 버무려내고 있다.

이런 특징은 고스란히 드라마의 주요 매력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특히 유설옥과 하완승이 각각 추리에 소질 있는 시민, 범죄 사건 해결에 수완이 있는 형사로 설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서로를 향한 애정을 눈치채지 못하고 반신반의하게 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큰 웃음을 준다.

 KBS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

KBS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 ⓒ KBS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이어질 듯 말 듯 한 두 사람 관계를 지켜보고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긴장감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은근히 빈 구석이 있어 보이는 이 둘에게 좀 더 강한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두 주인공이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는, 폭력성이나 추리 과정의 난이도 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을 넘지 않는 수위를 갖고 있다. 즉 일반적으로 경찰 드라마와 추리물에서 기대할 법한 오락적인 요소를 과하지 않게 사용하면서 경쾌하게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두 주인공의 코믹한 사랑 이야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진이 조율해낸 묘수이자 타협점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드라마의 강점은 개성적인 인물들이 많다는 데 있는 듯하다. 특히 각종 리액션 상황에서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보여주곤 하는 귀여운 '아줌마' 유설옥, 그의 속 깊은 지기이자 이번 시즌에서 새로 경찰이 돼 더 큰 활약을 예고하고 있는 김경미(김현숙 분),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우성하(박병은 분), 이번 시즌 히든카드로 보이는 의경 대원(장유상 분) 등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들 외에도 이 드라마에는 저마다 눈길을 끄는 개성으로 무장한 인물들이 수두룩하다.

사실 이런 점은 전형적인 시즌제 드라마의 필수 요건이기도 한데, 이런 강점과 함께 앞서 언급한 이 이야기의 장점 등을 감안한다면, <추리의 여왕>은 이번 시즌 성공 여부에 따라 어쩌면 세 번째 시즌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기대도 하게 된다.

물론 그러자면 이번 시즌에서 한 가지 조건이 더 충족되어야 할 듯도 하다. 바로 유설옥과 하완승이 사랑의 결실을 보지 않는 결말이다. 이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순간 현재 이 드라마를 지탱하고 있는 긴장 요소들 중 가장 큰 것 하나가 소멸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 두 사람 관계가 될 수 있는 한 길게 지금처럼 '밀당'하는 관계로 유지되었으면 한다. 경우와 양상에 차이는 있지만 왕년의 인기 '미드' < X파일 >의 두 주인공 관계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추리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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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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