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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남북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언론은 남북관계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북한 관련 기사는 크로스 체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려운 영역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남북관계 보도로 호평을 받고 있는 MBC 김현경 전문기자를 지난 2월 28일 만났다.

김 기자는 오랫동안 북한을 취재해왔고 <통일전망대>를 진행한다. 또한, MBC에서 보도본부 통일방송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김현경 MBC 북한 전문 기자
 김현경 MBC 북한 전문 기자
ⓒ MBC 홍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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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남북관계 관련 방송 보도에서 가장 호평을 받는 곳이 MBC인데 이런 반응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
"호평하신다니 감사합니다. 늘 시청자 앞에 선다는 건 긴장되는 일인 것 같아요. 계속해서 전문화되고 차별성 있는 보도로 호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북한 전문 기자로 독보적이시잖아요. 그런데 아나운서로 MBC 입사하셨더라고요.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운명이라면 운명이고 팔자라면 팔자인 건데요. 저는 1986년 아나운서로 MBC에 입사했어요. 1989년 출산휴가 이후 <통일 전망대> 프로그램을 맡게 됐죠. 또 라디오 북한 전문프로그램에서 뉴스 코너를 담당하던 선배가 출산휴가를 가면서 라디오 프로그램도 하게 됐어요. 그러던 중에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해서 북한 뉴스가 수요가 폭등했어요. 하지만 그 당시 보도국엔 북한 전문기자가 따로 없었습니다. 제가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북한 전문프로그램을 담당했기 때문에 제 역할이 필요해진 거죠. 그래서 1994년 보도국 기자로 전직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몇 차례 다른 부서로 옮길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그때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에 있어 큰일이 터졌어요. 그래서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됐고 그게 쌓여서 지금은 통일방송추진까지 책임지게 됐습니다."

- 아나운서에 대한 미련도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아나운서로서의 경험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겨요. 전달 능력이나 기능이 떨어지면 열심히 취재하고 기사를 잘 쓴다고 해도 시청자들에게 그것이 잘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가 아나운서로서 7년 이상 훈련받았고, 그때의 축적된 경험이 방송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고맙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특별히 미련은 없어요."

-북한 문제를 취재하기 힘들지 않나요?
"탐사 보도나 사건·사고를 취재하는 기자라고 생각하면 북한은 정말 취재하기가 어려운 분야입니다. 저만 힘든 게 아니라 북한 문제를 취재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조건에 있습니다. 저는 지금 스트레이트 뉴스 취재는 거의 하지 않고 분석과 전망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 북한 매체를 가공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정확하고 풍성한 분석과 전망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힘든 것은 가짜뉴스입니다. 북한에 대한 풍문, 확인되지 않은 소문, 심지어는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포털 등에서 조회 수를 높이고 그것이 팩트인 것처럼 유통되는 현실, 심지어 그런 것들이 인정받는 것을 지켜볼 때가 더 힘듭니다."

-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해빙기예요. 개막식에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 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특사가 참석한 데에 이어 폐막식에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하고. 일련의 과정을 어떻게 보세요?
"그동안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한반도와 국제 사회를 위협해 왔습니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실 남북관계의 여건 자체는 좋지 않았죠. 그러나 여건 탓만 한 게 아니라 남북관계의 해빙을 위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1부부장이 온 것이 단지 북한 혼자 결단한 것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북한이 유일한 플레이어가 아니라 북한이 그런 선택을 하도록 우리 정부의 물밑 노력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밝혀졌습니다만, 우리 정부가 미국에 가고 북한을 설득하는 과정과 역할이 되살아났습니다. 해빙이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평화적 환경과 공감대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 김영철 통전부장이 천안함 피격을 주도했다는 게 자유한국당 등 보수권의 주장인데, 그럼에도 북한이 김 통전부장을 택한 이유는 무엇으로 보세요?
"김 통전부장을 보낸 이유는 첫째 그가 담당자이기 때문이죠. 김영철이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노동당 담당자, 즉 남한에 올 만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김영철이라는 개인이 아니라 그가 맡은 직위와 역할이 그렇다는 겁니다.

우리는 과거 실제 남북 고위급 창구로 당의 통전부장이 나오기를 요구했고 박근혜 정부 당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이 우리의 요구에 응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통일전선부장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는 인사를 했다면 모를까, 북한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하게 김영철을 파견했을 겁니다.

둘째로 북한이 남한 사회의 반발이 이렇게까지 클 것인지 예상했을까 하는 점인데, 어느 정도 반발은 예상했겠지만 저는 그렇게까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이미 2014년 당시 우리 정부가 김영철과 군사당국자 회담을 했던 경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북한이 우리의 사회 시스템이나 여론의 동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강도 높은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판문점은 되고 서울은 안 된다는 논리, 설득력 없다"

- 자유한국당의 반발은 어떻게 보세요? 자유한국당 입장이 2014년은 판문점이고 이번엔 서울이기 때문에 다르다고 하는데.
"김영철에 대한 거부감과 반발은 인정합니다. 저도 많이 우려했으니까요. 하지만 판문점은 되고 서울은 안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어요. 왜냐하면 이번엔 축하사절단으로 온 거고 2014년 판문점 회담 때는 회담 상대방으로 인정했던 거죠. 아마 많은 국민이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통전부장을 만나 비핵화와 북미대화를 권유했다고 하는데 적절했다고 보세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내려보냈기 때문에 명칭이야 어떻든 특사입니다. 특사 파견은 정상 간의 간접 소통의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사람 아닙니까? 그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을 충분히 전달했습니다. 우리 기본적인 입장, 즉 비핵화와 북미 대화 이외에도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 이번에 이방카 보좌관도 왔어요. 겉으로 보면 물밑 대화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미국이 공식적으로 부인했고 우리 정부도 부인하고요. 그리고 이방카가 북미대화 담당자는 아니죠. 펜스 부통령이 왔을 때라면 모를까 이방카는 그야말로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왔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 개막식 때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특사가 만나기로 했지만 두 시간 전에 북한이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잖아요.
"중요한 이유가 빠졌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전날 리셉션과 만찬에 불참했고 김영남 상임위원장과는 눈인사조차 안하고 무시했습니다. 그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자기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에 만나도 소용없겠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그래서 미국이 실제 만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자체가 의문시됐습니다. 미국은 자기들은 만나려고 했는데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펜스 부통령 일행은 북한과 만나기 싫다는 의사를 행동으로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만남이 무산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해요. "

- 그럼 미국은 북미대화를 할 생각이 없는 걸까요?
"현재 드러나는 상황만 보면 미국은 대화 자체가 북한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고. 그동안의 모든 대화가 실패했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하나의 옵션으로 놓고는 있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화에 임할 것인지 아직 결론이 안 났다고 봅니다. 현재로서는 대화의 문턱이 많이 높은 것 같습니다."

- 대화가 이뤄질 수는 있을까요?
"분석가 입장에서는 대부분 한반도 문제와 북한의 태도를 분석할 때 비관적 입장을 취하는 게 안전합니다. 지금 북한은 자기들이 먼저 숙이고 들어오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미국도 먼저 손을 내미는 모양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분석적으로만 보자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입장에서는 우리가 여건을 조성해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 지금 4월 위기설이 나오는 것 같은데 작년에도 위기설이 있었잖아요. 끊임없이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으로 보세요?
"실제로 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위기설이 잘 지나갔지만 저는 위기 상황 자체가 거짓말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위기설'이 아니라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근원은 물론 북한에서 시작됩니다. 그래도 미국 당국자들은 과거 전통적으로 한반도에서의 무력 사용에 대해서는 공공연히 말하는 것을 꺼려왔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한반도에서 제한적인 무력 사용 가능성을 공공연히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한반도 내에서의 군사작전을 쉽게 이야기합니다. 이게 바로 위기입니다. 위기설이 부각됐다가 사라졌다고 해서 원래부터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기설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만에 하나 올지도 모르는 위기를 미리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미 군사훈련이 한차례 연기되었지만 또 연기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그대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야말로 조성되는 여건에 달려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여건을 만들어 나갈 때입니다. 한미 군사 훈련은 방어적 목적의 연례적 훈련이라고 하죠. 북미 관계나 한반도 정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연례적 훈련은 진행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모릅니다.

다른 방법은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건이 변하면 북한의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요.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한 한미 양국의 해석, 또는 북한의 해석이 변할 수 있을지, 앞으로 한 달 남짓 어떤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남북관계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데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뭐라고 보세요?
"평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감대,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소통 채널,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강력한 공감대와 의지의 표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금강산 관광과 개성 공단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세요?
"금강산 관광과 개성 공단 문제는 경제 제재가 풀려야 해소될 수 있는 문제일 겁니다. 그렇다면 순위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같아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경제 협력 사업은 불가능하거나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핵 문제의 진전과 남북한 관계의 진전, 북미 관계의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 결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 대북 특사론이 나오는 데 특사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그럼요. 특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그건 남북관계와 북한 체제의 특성 때문입니다 첫째 남북한 사이에는 대사관도, 외교 관계도 없습니다. 제도적인 소통 채널도 없습니다. 둘째, 북한 체제의 특징은 최고지도자 1인이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이른바 독재 체제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을 움직이려면 최고 지도자와 담판해야 합니다. 그 채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특사는 매우 효율적이고 활용가치가 있는 통로이자 수단입니다."

 1월 3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김현경 기자
 1월 3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김현경 기자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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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세요?
"지금 거론되는 사람들 다 괜찮다고 봅니다.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와 한미관계, 핵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분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안보실장,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중 한 사람 혹은 그들의 조합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잖아요.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여건이 된다면'이란 단서를 달아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올해 안에 정상회담이 성사될지가 관심인데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가능성을 예측하기보다 정상회담은 반드시 해야 하고 가급적 빨리하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연내 정상회담을 말하는데, 저는 모멘텀을 놓치기 전, 또다시 악순환의 고리 속으로 빠져들기 전에 여건을 만들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북한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소통하고 그와 빨리 담판을 지을 필요가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우리가 평화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서 가볍게 여기고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군사행동은 컴퓨터 게임처럼 가상의 공간,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좀 더 책임감 있고 간절하게 평화를 염원하고, 진지하게 그 대책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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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