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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 제1공장에서 흘러나온 이물질 분석 결과가 나왔다. 봉화군에서 하천수를 떠서 경북도를 통해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것이다.(관련기사: 영풍제련소, 낙동강 최상류에 이물질 수십 톤 방류)

영풍제련소에서 흘러나온 이물질이 낙동강에 띠를 이루어 길게 이어져 있다.
 영풍제련소에서 흘러나온 이물질이 낙동강에 띠를 이루어 길게 이어져 있다.
ⓒ 안동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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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경북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지난 24일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간 방류수를 분석한 결과, 환경법이 정한 '일반 수질 유해물질'인 불소와 셀레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불소는 배출 허용기준의 10배, 셀레늄은 기준치의 2배가 검출됐고 강물에 떠있던 이물질은 공장에서 폐수를 정화하는 미생물 덩어리로 확인되었다." 

불소의 배출 허용기준치는 3ppm인데 이날 시료에서는 무려 29.2ppm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거의 10배에 육박하는 수치가 검출된 것이다. 또 셀레늄의 배출 허용 기준치는 0.1ppm인데 이날 시료에서는 0.21ppm이 검출된 것이다. 

이날 배출 허용기준치의 10배나 검출된 불소는 붕산과 함께 살충제나 쥐약 등의 주원료로 사용되며, 그 독성은 비소 다음이며 납보다도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폐기물관리법에서도 불소는 오염물질로 취급된다.

또 불소는 독성이 강하고 면역체계를 손상시키고 백혈구의 활동을 약화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장기간 다량 복용할 경우 관절염, 요통, 골다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벨기에와 같은 나라에서는 불소화합물을 함유한 식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독성이 매우 강한 불소가 배출 허용기준치의 무려 10배나 검출된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안동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영풍제련소로부터 나온 이물질을 채집하고 있다.
 안동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영풍제련소로부터 나온 이물질을 채집하고 있다.
ⓒ 안동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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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상북도 관계자는 이례적으로도 발 빠르게 다음과 같은 행정조치를 내릴 것이라 밝혔다.

"영풍제련소가 미생물 처리공정에서 기계고장으로 오염물질이 덜 처리된 50-60톤 가량의 방류수를 하천으로 유출했다. 다음주 중으로 조업 정지나 과징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사고 소식이 난 당일인 지난 24일 영풍석포제련소 관계자는 "미생물을 이용한 정화공정 과정에서 반송펌프 고장으로 침전조의 미생물(약 50-70톤) 일부가 낙동강으로 유출되었다. 정수과정에 투입된 미생물이 기계이상으로 강으로 유입되었으며, 희멀건한 물질은 박테리아 사체이며 독성이 없고 오히려 물고기에게 먹이를 준 것이다"고 해명한 바 있다.

맹독성 불소가 기준치의 10배까지 검출됐으니, "독성이 없고 물고기에게 먹이를 준 것"이란 영풍측 해명이 궁색해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봉화석포영풍제련소 저지대책위원회' 신기선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풍제련소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 제련소에서 사용한 오염수를 처리하는 저류조와 침전조다. 이곳의 오염수가 정수처리시설로 들어가 처리가 돼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영풍제련소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 제련소에서 사용한 오염수를 처리하는 저류조와 침전조다. 이곳의 오염수가 정수처리시설로 들어가 처리가 돼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 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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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

"영풍에서는 항상 그런 식으로 대응을 해왔다. 이번만큼은 속아 넘어가지 않겠다. 명확하게 조사해서 그에 따르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사법당국에 고발해야 한다. 경상북도와 같은 그런 정도의 조치는 말이 안되다. 우선은 명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확실한 조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 그래야 피해가 어는 정도인지 알고 깔끔하게 조치가 된다."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 의장 또한 다음과 같이 관계당국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반드시 철저히 밝혀보겠다. 그래서 경상북도, 행정안전부, 환경부에다 고발조치를 했고, 이어 검찰에도 고발해서 최근 사건이 안동지청의 모검사에게로 배당됐음은 통보받았다. 검찰에서 철저히 파헤쳐주길 바란다." 

영풍제련소에서 매연이 마구 뿜어져 나온다. 이렇게 나오는 아황산가스 등의 영향으로 뒷산 나무들이 대부분 고사해버렸다.
 영풍제련소에서 매연이 마구 뿜어져 나온다. 이렇게 나오는 아황산가스 등의 영향으로 뒷산 나무들이 대부분 고사해버렸다.
ⓒ 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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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련소가 있는 석포리에 위치한 고냉지 채소 재배지역.
 영풍제련소가 있는 석포리에 위치한 고냉지 채소 재배지역.
ⓒ 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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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의 최상류 지점에 자리 잡은 (주)영풍석포제련소는 1970년도부터 이곳에서 아연을 제련해왔다. 무려 48년간이다. 그로 인한 환경피해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해왔다. 그럼에도 2014년 영풍에서 제3공장까지 불법적으로 건설을 강행했고 이에 대해 봉화군이 승인을 하려하자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하고 현재까지 영풍제련소를 막아내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일본에서는 이따이이따이병으로 '동방아연'이라는 아연제련소가 60년대 벌써 사라졌지만, 그 기술력을 전수받은 영풍제련소가 우리나라에서는 70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무려 48년간이나 가동되고 있다. 그것도 식수원 낙동강 최상류에서 말이다. 그로 인해 계속해서 생태계 파괴, 수질 악화 등의 환경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태그:#영풍석포제련소, #낙동강, #불소, #신기선, #안동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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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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