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 '터널' 밝히는 천만요정   배우 오달수가 3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터널>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터널>은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되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재난 상황에 빠진 터널 속 한 남자의 이야기이자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 사람들과 사회,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리얼 재난 드라마다.10일 개봉.

배우 오달수가 자신의 성추행, 성폭행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전했다. ⓒ 이정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오달수가 28일 소속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26일 오전 보도 자료를 통해 의혹을 전면 부인한 이후 두 번째다. 이번엔 그간의 의혹에 대해 사과의 내용을 담았다. 최초 성 추문이 불거진 지 약 2주 만의 사과다.

"최근 일련에 일어난 일들은 모두 제 잘못"이라고 운을 뗀 오달수는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전부 제 탓이고, 제 책임"이라고 그간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지난 26일 저녁 JTBC <뉴스룸>에 피해자 A씨가 출연해 오씨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직후에도 관련 내용에 대해 부인했던 그는 27일 같은 프로에서 배우 엄지영씨가 실명을 밝히며 추가로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자 전격 입장을 바꿨다.

오달수 사과는 했지만 "연애 감정... 답답하지만..." 주장

이에 대해 오달수는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바로 모를 수 있냐는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솔직한 제 상태였다. 이점 깊이 참회한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리고 댓글을 읽고, 그 시절 지인들에게도 물어보았음에도 제 기억이 조금 다른 게 사실이었다. 이런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일이 없다고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가해자로 지목한 두 사람에게 차례대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 'A님에게'라고 지칭한 오달수는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굉장히 소심했고 자의식도 강했고 무척 착한 사람이었다"며 "글 쓰는 재주가 있을 것 같다. 희곡이나 소설을 써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고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다"라며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점이든 상처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배우 엄지영씨에게는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며 "그러나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 부디 마음 풀어주시고 건강하십시오"라는 입장을 전했다.

성폭력 사실 인정한 부분은 없어

오달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지금껏 살아온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간 오달수는 관련 보도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해왔다. 첫 번째 공식 입장에서는 자신에 대한 추문을 전면 부인하면서 대응이 늦어진 것에 대해 "영화 촬영 일정이 2월 24일까지 잡혀 있었다"고 한 바 있다. 그러다 연이어 방송을 통해 복수의 피해자가 나타나자 28일 사과의 내용을 담은 두번째 공식입장을 내놨지만 성폭력 사실에 대해 직접적으로 인정한 부분은 없다. 특히 피해자들의 성폭력 고발에 대해 사과하는 모양새를 띠면서도 "나는 덫에 걸린 짐승", "연애 감정" 등을 언급해 논란도 예상된다.

한편 A씨는 지난 15일과 19일에 걸쳐 온라인 댓글을 통해 "1990년대 부산 가마골 소극장. 어린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던 연극배우"라고 폭로하며 사실상 오달수를 지목한 바 있다. 이에 오달수 측이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내자 <뉴스룸>에 출연해 성추행에서 나아가 성폭행이 있었음을 주장했다. 

이후에도 오달수가 이렇다 할 입장을 보이지 않자, 배우 엄지영씨가 직접 <뉴스룸>에 출연해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엄지영씨는 "오달수씨가 사과를 할 줄 알았는데 피해자가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게 용서가 안 됐다"며 과거 한 여관에서 자신을 성추행했음을 밝혔다.

오달수 미투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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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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