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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2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임기 중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2018.2.27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27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임기 중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2018.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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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자가 우리나라 이자보다 높으면 외국 자본이 나라 밖으로 빠져나갈까? 27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대답은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아래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삼성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금리역전'은 거의 확실하게 됐다. 다음달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1.25~1.50%에서 1.50~1.75%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금통위 이후 마련된 한은 기자간담회에선 이와 관련한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이에 이 총재는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저희(한국은행)는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외환보유액 상당 수준, 장기투자 비중 커... 과거에도 금리차로 유출 드물어 

첫 번째는,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외화의 양이 상당 수준에 이르는 등 대외건전성 지표가 양호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날 이 총재는 "경상수지도 상당 폭 흑자인 점을 감안해볼 때 우리나라 대외건전성 수준은 상당히 양호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3957억 5000만 달러(약 424조 원)를 기록했다. 또 경상수지 흑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784억 6000만 달러에 달했다.

두 번째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금 가운데 공공자금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이 총재는 "외국인 채권자금의 주체를 보면 장기투자 행태를 보이는 공공자금 비중이 상당히 높은 점도 큰 폭의 자금유출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각 국의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국제기구 등에서 우리나라에 투자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당장 미국의 금리가 높아졌다고 해서 바로 우리나라에 투자한 돈을 빼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과거 사례를 들여다봐도 단순히 금리 차이 때문에 자본이 유출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과거의 경우를 보면 대규모 증권자금 유출은 대외금리차 보다는 국제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하거나, 일부 신흥국 경제에 불안이 확산되는 그런 경우에 주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금리차 만으로 (자본유출이) 확대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는 점을 누차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자금 유출에는 금리차 외에도 기본적으로 국내외 경기나 물가상황, 환율변동 기대,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위험자산 선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설명에도 이날 '미국과의 금리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렇게 돼도 외국인의 자본유출이 제한적이라고 보나'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자본유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최근 채권자금의 경우 계속 순유입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볼 때 자본유출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지엠 군산 공장 폐쇄, 미국 통상압박 영향 크지 않지만...

또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한국지엠(GM) 군산공장 폐쇄, 미국 통상압박 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군산 공장의 경우 현재 가동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에 와있기 때문에 공장 폐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따져보면 제한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총재는 "미 세이프가드 가동에 따른 영향은 숫자로만 보면 현재로선 그리 크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산공장 폐쇄에 그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확대된다든가, 미 통상압력이 주력 품목까지 확대될 경우에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이어 이 총재는 "(소비자 등)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으로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엠(논란), 미 통상압박의 전개추이를 앞으로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산 공장 폐쇄 등에 따라) 한국은행이 발표했던 경제성장률을 조정해야 할 그런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평창올림픽 경제성장 효과 추가로 파악...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 개선될 것"

이와 함께 이날 간담회에선 평창동계올림픽이 기존 예상보다 좀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이 총재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올림픽조직위원회 쪽 의견을 들어보니 (이전) 전망 때 파악하지 못했던 대회 운영경비가 9000억 원 있었다"며 "그런 것을 감안하면 지난번에 전망했던 것보다 수치가 조금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 조사국에선 이번 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밝혔는데, 추가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한은 전망과 관련해 그 근거를 묻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0%로 낮아졌다"며 "기상 변화와 같은 일시적 요인이나, (정부) 규제 측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초에는 물가상승률이 컸었는데, 기저효과 때문에 당분간 (이 지표가) 낮은 상승률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하반기에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차차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총재는 앞으로 소비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꼽기도 했다. 그는 "경기를 전체적으로 보면 견실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따라 소비는 완만하지만 개선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태그:#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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