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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환 아산시장 출마예정자(오른쪽)가 26일 오후 유해발굴 현장에서 유해발굴 자원봉사를 하며 김장호 아산유족회장(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아산YMCA 박진용 사무총장(가운데)도 함께 자원활동을 벌였다.
 전성환 아산시장 출마예정자(오른쪽)가 26일 오후 유해발굴 현장에서 유해발굴 자원봉사를 하며 김장호 아산유족회장(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아산YMCA 박진용 사무총장(가운데)도 함께 자원활동을 벌였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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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환 민주당 아산시장 출마예정자(아산 혁신포럼 공동대표)가 배방면 폐광산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아산 역사박물관이 건립되면 아픈 민간인 희생사건 역사도 함께 담겠다"고 밝혔다.

전 출마예정자(아래 예정자)는 26일 오후 2시 30분께 아산시와 한국전쟁기 민간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아래 공동조사단)이 벌이고 있는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했다. 앞서 전 출마예정자는 지난 22일 개토제 때에도 현장을 찾아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날 전 출마예정자는 발굴팀의 노용석 부경대 교수로부터 유해발굴 상황을 들은 뒤 김장호 아산유족회장과 김광욱 유가족을 각각 위로했다. 그는 이어 발굴팀을 도와 유족회 회원들과 함께 자루에 흙을 퍼담는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김 유족회장은 전 출마예정자에게 아버지와의 마지막 모습을 전하며 희생 사건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 유족회장은 "탕정면이 고향"이라며 "1950년 어느 날 점심 무렵 아버지께서 마을 유지 회의에 참석한다며 집을 나섰고, 그게 아버지를 본 마지막 모습"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 유족회장이 10살 때였다. 그 길로 경찰서로 끌려간 김 유족회장의 부친은 모진 고문을 당한 후 마을 뒷산에서 학살됐다.

그는 김 유족회장에게 "시장이 되면 아산 곳곳에 묻혀 있는 아산 곳곳에 나머지 흩어져 있는 나머지 유해도 동시 발굴해 유가족들이 한을 풀고, 아산역사박물관이 건립되면 아픈 민간인 희생사건도 함께 담아 시민들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전 출마예정자는 '아산시인권기본조례' 폐지 청구 논란과 관련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헌법에 따라 약자와 소수자 인권을 보호하자는 아산시 인권조례에 대해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막무가내식 떼쓰기"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유해발굴이 시작된 지난 22일 아산시의회 해당 상임위에서는 인권조례폐지 청구안을 표결 끝에 부결시켰다. 하지만 오는 2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재적인원 1/3 이상이 부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안건이 재상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출마예정자는 거듭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장 출마예정자들의 '아산시 인권조례'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소신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유족회장과 유가족에게 "인권과 국가 폭력으로 인한 역사의 아픔은 진보냐 보수냐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피해자의 아픈 마음을 어떻게 치유해 주느냐의 문제"라며 "이게 정치와 행정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 편에 서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출마예정자는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원장, 박원순 시장 대외협력보조관, 지방분권국민운동 충남본부 사무처장, 한국YMCA전국연맹정책기획실장,아산 YMCA 초대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아래는 전 출마예정자가 이날 유해발굴 현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김 유족회장을 비롯해 기자와 나눈 주요 대화 요지다.

전성환 아산시장 출마예정자(왼쪽) 26일 오후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발굴팀의 노용석 부경대 교수로부터 유해발굴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전성환 아산시장 출마예정자(왼쪽) 26일 오후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발굴팀의 노용석 부경대 교수로부터 유해발굴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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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아산시장 출마예정자, 인권조례 폐지안에 대한 소신 밝혀야..."

- 많은 시민을 만나며 주로 어떤 이야기를 듣고 있나?
"시민들은 삶의 변화를 실제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 보육이나 마을 공동체 등 교육문화에 대한 욕구와 기대가 매우 컸다. 반면 그동안 정치인들이 교육, 문화에 대한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걸 확인하고 있다."

- 아산시장 출마예정자로서 시민들에게 어떤 점을 부각하고 있나?
"시대정신이다. 세월호와 촛불로 집약되는 합리적이고 진보적 가치, 반부패,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분권 시대에 걸맞은 집단지성의 중요성도 내세우고 있다. 정부가 분권형 개헌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지역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결정권이 정치인과 공무원 몇 사람만의 힘으로는 높아지지 않는다. 다수의 시민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시민역량과 집단지성으로 참여형 모델을 만들고 예산집행의 우선순위가 시민들에 의해 결정되는 지역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 오늘 유해발굴 현장을 본 소감은?
"지난 22일 개토제 때 김장호 아산유족회 회장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아 있다. '아산지역에 사는 많은 유족을 잘 보듬어 달라'고 했다. 맺힌 한이 얼마나 큰지 느꼈다. 아직도 피해자 유족임을 밝힌 분이 150여 명으로 전체 희생자의 10분 1도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 한을 풀어 드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널브러져 있는 유해를 보고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 현장을 보고 비참했다. 다른 한편 사람이 참 무섭다고 느꼈다. 무엇이 같은 사람을 저렇게 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앞으로 유가족들을 지역사회가 어떻게 보듬고 살아갈지를 고민해보겠다."

- 아산에는 이곳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미발굴 유해가 있는데?
"유가족들과 주변 목격자들이 모두 고령화돼 유해발굴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단계적 발굴이 아닌 한꺼번에 동시에 발굴해야 한다고 본다."

- 유해 발굴지 현장을 인권체험 현장으로 보존,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유족의 뜻을 존중해 유해 발굴지를 인권체험 현장으로 활용하는 문제 등을 검토해 보겠다. 아산 역사박물관이 건립되면 아픈 민간인 희생 사건도 함께 담아 시민들에게 전하겠다."

- 아산지역 일부 단체에서 시의회에 인권조례 폐지를 청원했는데?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장 출마예정자들의 '아산시 인권조례'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소신을 밝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권의 가치를 지키자는 것은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민주당의 기본가치다.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의 명확한 공동입장 발표가 필요하다."

- 아산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역사의 아픔은 진보냐 보수냐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피해자의 아픈 마음을 피해자의 아픈 마음을 어떻게 치유해 주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게 정치와 행정이 할 일이다. 이런 사람들 편에 서서 일하겠다. '불행한 이유는 같지만, 행복한 이유는 제각각으로 많고 다르다'는 말이 있다. 아직 행복해 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에 귀기울고 들여다보며 함께 행복을 찾아나가겠다. 그런 시장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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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성환, #아산시장 출마예정자, #민주당, #유해발굴, #아산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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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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