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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때 만들어진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 아래 위원회)가 <진상조사 보고서(안)>를 내놓았지만 부실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사업 시한을 연장해 다시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4년 10월 출범했던 '위원회'는 보고서 초안을 내고 지난 23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보고회'를 열었다. 위원회 활동 시한은 오는 4월까지다.

이날 보고회에서 김선미 부산대 강사(사학)와 박영주 경남대 박물관 연구원, 차성환 민주주의사회연구소 소장, 정광민 10·16부마항쟁연구소 이사장, 홍순권 동아대 교수, 정성기 경남대 교수는 갖가지 사례를 들어 "보고서가 부실하고 잘못됐다"고 했다.

특히 김선미 강사는 "보고서가 항쟁 주체가 아니라 항쟁을 진압하는 측의 자료에 의존하여 항쟁을 재구성했다"고, "항쟁 관련자의 구술 자료 역시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광민 이사장은 "보고서를 보고 모두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거나 "이 보고서가 채택되면 안 된다. 역사에 대한 모독이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부마민주항쟁 관련 단체들은 공동 입장을 내기로 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부산),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창원), 부산대 10·16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경남동지회는 27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부마항쟁 관련 단체를 포함한 많은 관련자와 시민들은 진상보고서(안)이 부분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내용과 형식 모두 정부 위원회의 보고서라 믿기지 않을 만큼 부실하기 짝이 없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고 했다.

이들은 "위원회가 제출한 부마민주항쟁 진상조사보고서(안)은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로 채택되어서는 아니 되며 총체적 부실을 인정하고 부분적 수정으로 미봉하려 하지 말라"고 했다.

이들은 "위원회의 위원들은 그 활동의 부실함에 대한 책임을 져라"며 "국회는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부마민주항쟁 진상조사와 명예회복 및 보상을 위한 사업의 시한을 연장하라"고 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했던 '지시 사항'으로 "반동 군중 타격해야 할 경우는 초기에 철저히 하라"거나 "공수특전여단 1개 대대를 마산에 이동시켜 39사단장을 지원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했던 '지시 사항'으로 "반동 군중 타격해야 할 경우는 초기에 철저히 하라"거나 "공수특전여단 1개 대대를 마산에 이동시켜 39사단장을 지원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 부마항쟁진상조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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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부마항쟁연구소 "보고서 검증위원회 설치 필요"

(사)10·16부마항쟁연구소는 "부마민주항쟁 진상조사보고서(안)에 대한 검토 의견" 자료를 통해 갖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 실무위원회'가 전문성을 결여했다는 것. 연구소는 "위원회가 32회 회의를 가졌다고 하나 문제는 전문성이다"며 "실무위원회는 부마항쟁 관련 학식이나 전문성이 거의 없는 자들로 구성되었고, 일부 실무위원이 사퇴하면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살되고 위원회를 파행 운영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여전히 '친박(박근혜)' 인사 영향에 있다는 것. 연구소는 "위원회는 한 두 사람을 제외하고 전원 '친박' '보수' 인사다"며 "촛불시민에 의해 나라의 정권이 교체되고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위원회는 여전히 '친박' 체제 하에 놓여 있다"고 했다.

또 연구소는 "보고서 문안을 직접 작성한 사람은 사무관 1명으로, 그는 부마항쟁 연구 경력이 전무하고 북한이탈 주민의 남한 사회 생활과 관련한 논문으로 석사학위 취득했다"고 했다.

이들은 "정상적인 집필 체계라면 경륜과 업적이 풍부한 연구자(박사급)가 책임 집필을 맡고 사무직원은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부마항쟁 보고서의 부실 문제는 예견된 참사"라 지적했다.

연구소는 "보고서는 뚜렷한 조사 목적을 갖지 못한 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조사보고로 일관되었다"며 "보고서는 부산마산의 총 검거인원은 '1564명 이상'이라고 기술했는데, 관련자 인증은 153명에 그쳤다. 관련자 인증은 피해자의 1/10에도 못 미친다"고 했다.

연구소는 이 밖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구소는 "과거사 사건의 많은 선례에 의하면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피해를 준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의 사과와 동시에 배상 책임을 명시하고 이를 권고하는 것이 상례이나 이상하게도 보고서는 이 문제에 대해 입을 꽉 다물고 있다"고 했다.

10·16부마항쟁연구소는 "부실보고서 채택은 역사에 대한 모독이자 범죄행위이고, 위원회의 보고서 채택은 중단되어야 하며, 부실 보고서 작성과 관련된 인사는 총사퇴하고 응분의 책임을 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부마항쟁 보고서 문제를 새롭게 심의하는 기구 설립이 필요하고, 보고서 검증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20일 사이 부산과 마산(창원)에서 일어난 박정희 유센체제 저항을 말하고, 당시 계엄령과 위수령이 발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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