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다!' 환호하는 '팀킴'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에서 승리를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 '이겼다!' 환호하는 '팀킴' 2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에서 승리를 확정하고 기뻐하고 있다. ⓒ 이희훈


'누가 먼저 영화를 만들 것인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두 번째 출전한 한국 컬링이 연일 선전하면서 영화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같은 지역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자매와 동생 친구, 가난한 농사꾼 부모를 둔 딸 등 영화적 요소가 다양한 데다 극적인 감동마저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컬링이 결승에 진출한 23일 영화인들은 SNS를 통해 "누군가 컬링 영화 기획한다고 할 거다", "여러 편이 준비 들어갈 듯하다"라며 관심을 나타냈다. 종목에 관해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눈독을 들일만한 소재로 부상한 것이다.

가장 많은 관심을 나타내는 감독은 만드는 영화마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는 이송희일 감독이다. 이송 감독은 컬링이 초반 계속 선전하자 자신의 SNS에 "머잖아 여자 컬링 팀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제작된다에 500원 건다. '안경 선배'를 비롯, 캐릭터들이 참 좋다. 제목은 <영미!>를 추천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내가 얼른 만들게 투자 좀 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송 감독은 23일 오후 컬링이 연장전 끝에 결승에 진출하자 "영화 <영미>의 마지막 대사는 '우리에겐 마지막 스톤이 남아 있다'려나"라며, 한층 더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2009년 스포츠영화 <킹콩을 들다>에 역도선수로 출연했던 배우 최희서

2009년 스포츠영화 <킹콩을 들다>에 역도선수로 출연했던 배우 최희서 ⓒ (주)알지엔터웍스


지난해 <박열>로 국내 영화상 신인상을 휩쓸고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한 배우 최희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최희서는 "제 친구가 컬링 영화 나오면 꼭 '김은정 스킵' 역할 하래요. 저 잘 할 수 있으니까 영화 만들어주세요. 오디션 볼게요!"라는 글을 통해 제작자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배우 최희서는 지난 2009년 역도를 소재로 한 스포츠영화 <킹콩을 들다>에 역도 선수 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국가대표3>이 컬링 나올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9년 개봉한 <국가대표>는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8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2016년 개봉한 <국가대표2>는 아이스하키를 소재로 만들어졌으나 아쉬움을 남겼다. 두 편 모두 동계 스포츠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컬링'을 소재로 한 <국가대표3> 제작 가능성을 예상하는 영화계의 시선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축구 야구 등 주류 인기 스포츠보다는 비인기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영화화와 흥행에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송희일 감독은 "야구는 이미 몇 차례 영화화되었지만 흥행은 하지 못했다는 전례가 있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나 <국가대표> 모두 '비주류 스포츠'라는 전제로 서사가 견인되어 대중의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제21회 BIFF 조민수, 화려한 자태 영화 <미행> 감독 이송희일과 배우 조민수, 서준영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조민수, 화려한 자태 영화 <미행> 감독 이송희일과 배우 조민수, 서준영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유성호


컬링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몇 편 안 될 만큼 드문 편이다. 국내에서는 예전에 컬링 소재 영화가 몇 편 기획됐던 적은 있었던 것으로 여러 사정으로 제작이 진행되지 못하고 중단됐다는 것이 영화계 인사들의 전언이다.

그나마 국내 배우가 출연한 영화로는 2007년 일본에서 제작된 <컬링 러브>가 있다. 일본의 중견 감독 나카하라 슌과 한류스타 김승우가 의기투합해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김승우는 한국 컬링 대표 선수 이진일로 출연했다.

컬링 대표님이 연일 감동적인 승리와 뒷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제작자들의 발걸음도 상당히 바빠질 조짐이다. 이런 소재의 경우 가장 먼저 뛰어드는 쪽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에서, '평창의 감동'을 가까운 시일 안에 영화로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컬링 영화 이송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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