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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이 아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드러난 희생자 유해를 향해 추모의 절을 하고 있다.
 23일 오후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이 아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드러난 희생자 유해를 향해 추모의 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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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이 아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박선주 유해발굴단장(안쪽)으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23일 오후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이 아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찾아 박선주 유해발굴단장(안쪽)으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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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설화산 기슭 폐금광에 묻힌 한국 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이 본격 시작되면서 예산을 전격 지원한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2일 유해발굴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에서 김장호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 아산유족회장은 몇 번씩 "유해발굴 예산을 지원한 아산시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23일 오후 3시 복기왕 전 시장이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하자 김 아산유족회장이 복 전 시장을 맞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복 전 시장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산시가 지방정부로서 한국전쟁 때 군경에 의해 희생당한 민간인 유해발굴 사업에 예산을 전액 지원한 첫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다.

유해 발굴 사업은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중앙정부가 할 일이라거나 재정 부족을 이유로 예산지원을 꺼려 왔다. 예산을 지원한 경우도 소요재정 일부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반면 복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아산시 본예산에 유해발굴에 필요한 약 1억여 원의 예산을 전액 반영했다.

박선주 유해발굴 단장도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에 적극 힘을 보태준 아산시 사례는 전국 지방정부의 귀감이 되는 일"이라고 평했다.

이날 유해발굴 현장에서 만난 복 전 시장은 "중앙정부에서 대부분 유해발굴을 매듭지은 것으로 알고 제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너무 늦어 오히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산지역에서 국가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이 유해수습마저 못 하고 있는 현실을 뒤늦게 알고 나서게 됐다"며 "지방정부에서 역할을 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산 외에도 충남 곳곳에는 아직 한국전쟁 당시 국가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가 묻혀 있다.

복 전 시장은 "도지사가 된다면 충남도가 나서 유해발굴은 물론 추모사업을 벌여 잘못된 과거사로 인한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강조했다.

23일 오후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이 아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3일 오후 복기왕 전 아산시장(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이 아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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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산 설화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에서는 여러 구의 희생자 유해가 드러났다 .박선주 유해발굴 단장이 유해를 수습하고 있다.
 23일 아산 설화산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에서는 여러 구의 희생자 유해가 드러났다 .박선주 유해발굴 단장이 유해를 수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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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전히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있는 희생자 유가족에 대해 "저희 아버님이 상이군인"이라며 "혹여 빨갱이 자식으로 몰려 손가락질 받았던 과거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들이 있다면 이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한 일인 만큼 당당히 지방정부를 찾아가 위로해 달라고 요구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이날 복 전 시장이 현장을 방문한 시간, 마침 여러 명의 희생자 유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박 유해발굴단장으로부터 현장 설명을 들은 그는 거듭 "8년간의 아산시장을 하며 너무 늦게 민간인 희생자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게 부끄럽다"면서 "하지만 드러난 희생자 유해를 보며 역사가 가까이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복 전시장은 20여분 간 발굴 현장을 지켜본 후, 희생자 유해를 향해 큰 절을 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아산시와 한국전쟁기민간인학살 유해발굴공동조사단은 22일부터 설화산(아산시 배방읍 중리 산86-1번지 일대) 폐금광에서 유해발굴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는 1951년 1월께 부역 혐의로 불법 총살 당한 대략 200~300명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학살은 충남경찰국장과 온양경찰서장의 지휘 및 지시로 자행됐다. 또 경찰의 지시를 받은 대한청년단(청년방위대, 향토방위대)과 태극동맹 등 우익청년단체들이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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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유해발굴 , #아산시, #복기왕,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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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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