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벌어진 훌리건 사태를 전하고 있는 BBC

스페인에서 벌어진 훌리건 사태를 전하고 있는 BBC ⓒ BBC 공식 홈페이지


유럽축구는 많은 이들의 로망이다. 

빈 관중이 훤히 보이는 국내 프로축구와는 달리 빼곡하게 들어선 관중들의 함성과 수준 높은 경기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국내의 많은 축구선수들이 유럽 무대 진출을 꿈꾸고, 팬들이 유럽 축구 직관을 위해 비싼 금액을 지불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팬이라는 가면을 쓰고 유럽 축구의 로망을 망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축구장 안팎에서 난동을 피우는 훌리건들이다. 최근 축제가 되어야 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리그 무대에서 훌리건 난동 사태가 벌어졌다.

23일(한국시각) 영국 BBC 등 주요외신들에 따르면,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와 FC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러시아)와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이 열리기 전 스페인 산 마메스 경기장 근처에서 훌리건 난동 사태가 벌어져 경찰관 한 명이 사망했다.

이번 훌리건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다. 경기장에 화염병을 투척하고, 흉기로 상대팬을 위협하는 등 유럽 현지에서 악명 높기로 소문난 스파르타크 훌리건(울트라스)이 빌바오 원정길에 오를 것이라는 정보가 스페인 현지에서 입수됐고, 실제 이날 경기장 근처에는 500여 명의 경찰관이 배치돼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국 예견됐던 사고가 벌어졌다. 수백여 명으로 구성된 울트라스가 경기장 밖에서 매표 중이던 빌바오 팬들을 향해 화염병을 투척하기 시작했고, 이내 경찰이 설치한 바리게이트를 뛰어 넘어 상대 팬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경봉과 방패로 중무장한 경찰들은 이들을 막으려 무력으로 제지했지만,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손에 쥐고 거침없이 달려드는 울트라스를 막기엔 무리였다. 이들은 경기장 밖 이곳저곳을 누비며 빌바오 팬과 시민들을 위협했다.  

외신들은 경찰관 아리아스 가르시아(51)가 훌리건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스파르타크 훌리건 사태를 집중 보도한 스페인 매체들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훌리건 사태로 목숨을 잃은 경찰관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럽축구연맹은 이날 유로파리그 경기 전 벌어진 훌리건 사태에 대해 "폭력 충돌을 강력히 규탄한다(Strongly condemned the violent clashes)"고 성명을 발표했고, 자비에르 테바스 스페인 프로축구연맹 회장도 "훌리건과 맞서 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훌리건 사태로 인해 난장판이 된 경기장 밖의 풍경

훌리건 사태로 인해 난장판이 된 경기장 밖의 풍경 ⓒ 마르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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