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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KOREA' 피켓과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들이 공동입장하고 있다.
▲ '평창은 평화' 남북공동입장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KOREA' 피켓과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들이 공동입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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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 2011년 남아공 더반 123차 IOC총회에서 2018년 한국 평창동계올림픽을 선언했을 때 대한민국 국민은 환호했다.

강원도 양구 사명산 계곡 산골에 살고 있는 나도 밤 12시 '평창!' 선언을 보면서 감격했다. 세 번이나 탈락한 한이 풀려서만은 아니었다. 우리에겐 올림픽 경기와 메달의 경쟁만도 아니었다. IOC, 유엔만이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 또한 유달리 컸다. 한반도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물론 인류와 모든 생물계의 죽음과 파괴를 초래할 '핵전쟁'의 가능성 때문에 두려움을 넘어 공포에 시달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간 계속되었던 군사적 도발과  2001년 1차 핵실험 이후 최근까지 계속된 6차 핵실험, 수소탄, 고고공미사일 개발에 이르기까지 위협적 무기개발과 실험으로 전 세계를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수차례에 걸친 유엔의 제재 결의와 미국·일본·중국·한국을 비롯한 세계국가들이 강경하게 압박해도 멈추지 않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있는 한반도에서 화해와 평화의 올림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다. IOC는 물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IOC총회 개회식에서 '평화'라는 말을 14차례 했다는 사실이 바로 이 땅에 평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세아와 세계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는데서 평창올림픽의 시기와 의미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남북 간에 화해와 평화통일의 노력을 안했던 것은 아니었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향한 이정표와 방법을 분명히 잘 명시했고, 선언했다. 첫째는 통일은 외세의 간섭 없이 자립적으로, 둘째는 무력행사 없이 평화적 방법으로, 셋째는 사상·이념·제도 차이를 초월하여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해야 한다라고 선언했었던 것이다. 그 후에도 1990년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남북대표들이 만나 협의한 후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든 때가 있었다.

2001년에는 김대중·김정일 영수회담 후 남북공동선언, 노무현 대통령의 영수회담 등 수차례에 걸친 공동선언, 영수회담이 있었지만 점점 더 남북은 벌어지고 더욱 극한 대결의 길로 치달아 왔다. 남북 두 나라의 공동성명, 합의,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노력도 실효도 없었다. 한 민족의 국가와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해 온 결과들이 이랬다면 그 방법과 접근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새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민의 통일 시대'는 어떻게 올까

독일 통일의 경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 국가 체제, 각종 제도가 하나로 통일 되었지만 동서간의 진정한 통일, 즉 마음과 마음, 생활과 정신이 통일이 되는 데는 20년이 걸렸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제 나는 평창동계 올림픽을 보면서 이후 남북의 화해와 통일, 평화의 길을 새로운 지평으로 열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과 방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 남북의 문제는 민족적 차원에서 인민-국민에 의해서 풀어가야 한다. 주체가 '민(民)'이되어야 하고, 긴 민족사적 성찰과 문화적 교류에서 찾아야 한다.

첫째는 양국의 통일 민족 구성원인 인민과 국민이 주체가 되어 하는 행동을 막아서는 안 된다. 국가나 정부가 민족보다 크지 않다. 남과 북의 인민-국민은 한결 같이 평화를 원하고 통일의 날을 기다린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눈물짓는다. 7천만이 통일과 평화를 원하는데 왜 이토록 분단이후 지금까지 그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는가? 민족은 원하는데 안 되는 원인은 분단외세와 분단국가의 분단 세력, 지배세력이 막고 있기 때문이다. 민족 내외의 분단세력을, 저들이 쌓아 놓은 분단의 장벽을 걷어내야 비로소 이 땅에 평화와 통일이 올 것이다. 민족(民族)이 위에 있고 국가 정부 권력이 아래 있을 때 새 지평,평화 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다.

민족의 주체인 남과 북의 국민과 인민이 앞서 가는 통일시대를 열어야 한다. 민(民)의 통일시대는 힘의 대결이나 정치적 타협이나 협상으로 오지 않는다. 논리나 이념으로는 끝없는 갈등과 분열이 있을 뿐이다. 민(民)의 통일시대는 서로 만나 먹고 마시고, 웃고, 춤추며 노래하는 데서부터다. 시작도 평창에서처럼 뛰고 노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일제의 식민통치시대, 외세에 의한 조국 강토의 분단과 피의 전쟁으로 형제가 원수된 시대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평양에서 서울에서 오가며 축구경기 하던 때, 대동강에서 한강에서 뱃놀이 하던 때, 명절이 되면 고향과 부모 찾아 오고가던 그 시절의 '우리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참혹하고 비극적인 부끄러운 이 악몽의 시대를 끝장내고 새나라, 아니 본래의 '우리나라'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한반도 깃발을 들고 남북이 단일팀이 되어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을 우리 마당에서 열었던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새로운 시대, 남북이 하나 되는 시대, 우리끼리 싸우지 않고 서로 돕고 함께 웃던 옛적 세상, 잃어버렸던 세상을 다시 찾아야 한다.

본래의 '우리나라' '우리세상'을 찾은 후, 우리는 비로소 하늘이 주신 민족적 사명인 '홍익인간'의 사명을 감당하게 해야 할 것이다. 홍익인간-한민족으로서 현 인류사회에 빛이 되어 생명과 평화의 세계를 만드는 일에 선두에 서야 할 것이다. 한반도와 우리 남북은 오늘 전 세계의 나라가 둘이 가진 모든 문제 다 안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문제를 풀어 가면 온 세계의 문제도 풀 수 있다. 인류에 새 길을 열어 보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쉽게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1. 새해맞이, 설, 단오, 추석 등 모든 명절이나 절기 때 남과 북, 모든 인민·국민이 함께 하는 공동축제를 남과 북녘 어디서나 할 수 있게 하는 일.
2. 남북의 도와 군, 마을마다 서로 자유롭게 짝을 지어 풍물놀이, 먹거리 잔치, 각 지역 향토문화를 나누게 하는 일.
3. 남북에 있는 모든 운동장, 강당, 극장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열어 놓고, 정부들은 지원하는 일.
4. 미술, 조각, 의상, 향토음식, 춤과 노래가 남북 어디서나 서로 또는 함께 나누는 일.
5. 백두산에서 한라산, 대동강과 한강, 반도의 바다 등까지, 삼천리금수강산 어디에도 오갈 수 있게 해서 인민-국민 모두가 어머니 조국강토의 품에 안기에 하는 일.

이러한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양국 정부는 막지 말고 도와야 한다. 남과 북 정부는 유구한 민족사에서 거쳐 가는 '임시정부'일 뿐이다. 민족이 하는 일, 민족이 바라는 일을 도와야 할 머슴이고 일꾼이다. 지배하고 통제할 권한이 없다. 민족을 위한 봉사만이 있을 뿐이다. 민족 위에는 하늘과 땅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몇 가지 일부터 실행해 갈 때, 분단과 전쟁으로 이질화 되고 낯설어지고, 원수처럼 된 모든 과거와 가슴에 품어진 한과 증오, 원한이 풀리고 우리는 '하나'라는 '우리' 자신을 찾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민족의 통일일 것이다. 이러한 접근이 아름답고 편안한 즐거운 통일의 길이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한반도 기를 들고 노벨평화상을 받는 그날을 기다려 본다.

[평안남도 개천군 조양면 용봉리 사람, 원로 오충일]


태그:#평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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