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위로하는 남자 계주 선수들 쇼트트랙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 서로 위로하는 남자 계주 선수들 쇼트트랙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 이희훈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 쇼트트랙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 쇼트트랙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특히 맏형 곽윤기(30)는 낮은 목소리로 절치부심의 마음을 표현했다.

"오늘 이 마음을 4년, 8년 후에도 절대 잊지 않고 좀더 단단한 팀이 돼보도록 하겠다."

그렇다고 마냥 고개를 숙이지만은 않았다. 선수들은 서로를 위로했고, 막내 황대헌(20)의 입에선 "우리가 노력하고, 서로 소통하고, 서로 단단해졌던 것만큼은 금메달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이 나왔다. 경기가 끝난 직후 링크 위에서 서로를 껴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종목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지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 치욕을 당했던 남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1500m 금메달(임효준), 1000m 동메달(서이라), 500m 은메달·동메달(황대헌·임효준)을 거머쥔 상황이었다. 5000m 계주 준결승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으로 결승에 진출했었다.

하지만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5000m 계주 결승 무대에서 남자 대표팀은 고배를 마셨다. 레이스 도중 임효준(23)이 넘어지면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임효준은 경기 후 어두운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그냥 지나쳤다.

 쇼트트랙 한국팀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도중 넘어졌던 임효준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쭈그려 앉아 있다.

쇼트트랙 한국팀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도중 넘어졌던 임효준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쭈그려 앉아 있다. ⓒ 이희훈


허탈한 남자 계주 선수들 쇼트트랙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허탈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 허탈한 남자 계주 선수들 쇼트트랙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허탈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 이희훈


곽윤기의 표정이 유독 어두웠던 이유는...

이후 기자회견장에 상기된 얼굴로 나온 임효준은 "올림픽 이전부터 계주만큼은 꼭 금메달을 가져오자 이야기했었다. 분위기도 괜찮았다"라며 "그런데 제가 결승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메달을 가져오지 못했다.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앞서 믹스트존에서 곽윤기는 "(임효준에게) 어떤 말을 해줘도 들리지 않을 걸 알아서 그냥 따뜻하게 안아줬다"라고 말했다. 서이라(27)도 "효준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위로의 말을 건넸다"라고 전했다.

임효준은 "형들이 괜찮다고 위로는 해주는데 저는 또 그게 아니더라"라며 "지금까지 누구보다 더 열심히 훈련했고, 우리끼린 그것을 알기 때문에 더 속상하다. 이번을 계기로 다음 올림픽에선 이런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도겸(26)은 "성원이나 관심, 응원에 비해 저희가 죄송스럽게도 결과로 보여드리지 못했다"라며 "어쨌든 대표팀 일원이었다는 것을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경기했다는 게 굉장히 감격스러웠다"라며 "제겐 좋은 발판이 됐다.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서이라도 "무엇보다 국민들께서 많은 기대와 응원을 주셨는데 그거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 나온 것 같다"라며 "저희 개인적으로도 진짜 많이 준비하고 열심히 했던 걸 레이스에서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안타까운 남자 계주 쇼트트랙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위로 골인한 헝가리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 안타까운 남자 계주 쇼트트랙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했으나, 경기도중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위로 골인한 헝가리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 이희훈


맏형 곽윤기에게 남자 5000m 계주는 애증의 종목이기도 하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막내로서 이 종목 은메달을 거머쥔 그는 시상대에 올라 익살스런 춤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었고, 그 대회에서 남자 대표팀은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남자 대표팀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거머쥔 바 있다. 곽윤기 입장에선 자신이 올림픽 무대를 밟기 시작한 때부터 한국 남자팀이 이 종목 금메달을 놓치기 시작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곽윤기는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유독 힘든 모습을 보였다.

"남자 계주의 경우 좀 더 특별하게 생각했다. 처음 금메달을 놓치기 시작한 게 제 첫 올림픽이었다. 그래서 애착도 많이 가고 욕심도 많이 들었다. 꼭 국민 여러분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실수가 나오며 4위에 머물렀다."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곽윤기는 4년 후 도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한 번 더 도전해야 할 이유가 확실히 생겼다"라며 "평창의 아쉬움이 제 마음을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도전하는 쪽으로) 좀더 굳힐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계주 곽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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