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주하는 심석희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000미터 준준결승에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하고 있다. ⓒ 이희훈
심석희는 후련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평창동계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22일 1000m 경기에서 아쉽게 넘어지고 말았지만, 그는 "결승까지 올라간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심석희는 이날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기까지 잘 와주고, 지금 이 자리까지 잘 살아와준 제 자신에게 너무 감사하다"라며 "그 동안 힘든 일이 많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해준 많은 팬 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막내였던 심석희는 이번 대회 주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그는 "준비 과정에서 언제 가장 힘들었나"라는 질문에 "안 힘든 순간을 꼽는 게 빠를 만큼 힘들었다"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계주를 위한 단합도 필요했고, 서로 더 힘내고 뭉쳐야 저희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만큼 애들도 잘 따라와 줘서 계주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심석희가 "대답하기 너무 어렵다"고 한 질문은?
▲ 결승에서 출돌한 심석희, 최민정 쇼트트랙 심석희, 최민정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000미터 결승에서 충돌 후 모두 넘어지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이희훈
▲ 최민정 살피는 심석희 심석희 선수가 보호벽과 충돌 후 고통스러워하는 최민정 선수를 살피고 있다. ⓒ 이희훈
심석희는 이날 함께 넘어진 동료 최민정을 걱정했다. 이날 심석희가 넘어지면서 최민정도 함께 넘어졌고 심석희는 실격, 최민정은 4위를 기록했다. 최민정은 "몸이 너무 안 좋아서요"라는 말만 남기고 믹스트존을 그냥 지나쳤다. 최민정은 경기 후 허벅지를 잡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심석희는 "레이스 도중 마지막 스퍼트를 내는 부분에서 겹쳤고 그래서 넘어졌다. 민정이가 혹시 다친 거 아닌지 제일 먼저 걱정했다"라며 "본인이 괜찮다곤 하는데 마음이 계속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선수로 뛰면서 민정이가 있음으로써 서로가 더 단단해짐을 느꼈다"라며 "그런 부분이 우리나라 국가대표로서 좀더 자랑스럽게 여겨졌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이번 대회에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1500m 경기"를 꼽았다. 심석희는 1500m 예선에서 넘어지며 일찌감치 경기를 마무리지어야 했다. 그는 "너무 허망하게 끝나서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떠올렸다.
▲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심석희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000미터 준준결승에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이희훈
심석희는 이날 경기가 진행된 강릉이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셔틀버스 타고 다니면서 어릴 때 제가 늘 다니던 곳, 저희 집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며 "그런 부분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감사했고, 신기했고,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때문에 부모님이 강릉에서 서울까지 왔다갔다 하시며 고생을 많이 하셨다"라며 "항상 제 편에서 저를 응원해 주시고 어떤 상황이든 저를 믿어줘서 감사하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또 심석희는 "비록 (저의) 올림픽 경기가 끝났지만 아직 경기가 남은 (다른 종목) 선수들이 있다"라며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이 남아 있으니 짧지만 남은 기간 동안 (다른 종목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라고 웃으며 "우선은 떡볶이랑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