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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으로 인해 가계빚이 매해 큰 폭으로 늘었는데, 그 증가율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 빚이 늘어도, 소득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은 '2017년 4/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문소상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2014년 주택부양정책으로 계속 가계빚 증가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6년 하반기부터 가계부채관리정책이 서서히 진행됐는데, 지난해 (정책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증가폭이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팀장은 "지난해 연간 가계신용이 8% 가량 늘었는데, 그 동안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5%였다"고 설명했다. 국민 소득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수준에 가까울 만큼 빚이 적게 늘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은 것과 신용카드 사용 등 외상으로 구매한 것과 같은 빚 모두를 합한 것을 말한다.

지난해 증가율 한자릿수로 떨어져...소득 느는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말 가계신용 증가율은 10.9%, 2016년 말의 경우 11.6%, 지난해 말에는 8.1%를 기록했다. 가계빚이 늘어나는 정도가 확대돼 2016년에 정점을 찍고 다시 그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 쪽 설명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말 가계신용은 1450조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8조4000억 원(8.1%) 늘었다. 가계신용 증가율은 지난 2016년 4분기에 11.6%를 기록한 이후 작년 1분기 11.1%, 2분기 10.4%, 3분기 9.5% 등으로 점차 감소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가계빚이 느는 속도가 점차 느려진 것이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의 증가율도 꾸준히 줄어들었다. 가계대출은 작년 4분기 1370조1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4분기에 비해 7.9% 늘어난 것이다. 이 증가율도 지난 2016년 말 11.6%에서 작년 매 분기마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설명회에서 '가계대출이 이전보다 줄어드는,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문 팀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소득이 매년 조금씩 늘어나는 것처럼 빚도 점차 늘 수 밖에 없는데, 정부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율이 소득증가율 만큼 유지되는 쪽으로 정책 목표를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등 신용대출 늘어..."소비심리 좋아진 영향"

가계대출 가운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아래 주담대)은 줄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6조8000억 원 증가했다. 전년 4분기에는 9조원 증가했는데 그보다는 덜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예금은행의 기타대출 증가액은 같은 기간 4조5000억 원에서 8조4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대해 문 팀장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이 2조원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신용대출 등을 받은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주담대 한도가 줄면서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이에 문 팀장은 "(은행 등 신용대출의) 자금 용도까지 명확히 알 방법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소비심리 개선에 따라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늘었을 수 있다"며 "주택거래가 늘면서 (인테리어 등) 부대비용에 대한 수요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또 가계대출 중 농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 2016년 말 6조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1조5000억 원으로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대출의 경우 같은 기간 7조5000억 원에서 3조3000억 원으로 줄었다. 더불어 카드사용액 등 판매신용의 경우에도 2016년 4분기에는 4조8000억 원 늘었는데, 작년 4분기에는 2조8000억 원 증가했다.


태그:#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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