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오는 3월 북아일랜드(24일) 폴란드(28일)와 유럽에서 친선경기를 앞두고 있다. 오는 5월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나설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사실상 정예멤버가 소집되어 마지막 점검을 받는 무대로 평가받는다.

3월 A매치에는 오랜만에 유럽파가 합류한다. 신태용호는 지난해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국내 평가전을 끝으로 한동안 유럽파가 소집되지 못했다.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과 터키 전지훈련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유럽에서 뛰는 선수를 부르지 못했다.

대표팀 핵심 전력 유럽파,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등 합류 확실시

EPL 토트넘, 아스널에 1-0 승리 10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과 토트넘의 27라운드 경기. 손흥민은 70분을 뛰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지난달 14일 에버턴과 경기에서 시즌 11호 골(리그 8호)을 기록한 이후 EPL에서는 4경기째 침묵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을 합치면 6경기째 무득점이다.

▲ EPL 토트넘, 아스널에 1-0 승리 10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과 토트넘의 27라운드 경기. 손흥민은 70분을 뛰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지난달 14일 에버턴과 경기에서 시즌 11호 골(리그 8호)을 기록한 이후 EPL에서는 4경기째 침묵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을 합치면 6경기째 무득점이다. ⓒ 연합뉴스/EPA


유럽파는 대표팀 전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큰 무대에서 활약하며 실력과 경험을 인정받는 유럽파들이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할 월드컵에서 어떤 차이를 만드냐에 따라 대표팀의 성적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이변이 없는 한 월드컵 본선행이 유력한 선수는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권창훈(디종),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정도가 꼽힌다. 특히 부동의 골잡이 손흥민과 플레이메이커 기성용은 특별히 부상같은 변수만 아니라면 신태용호 부동의 '베스트 11'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런데 손흥민이 최근 소속팀에서 올 시즌 최장기간인 9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는 게 걱정거리다. 손흥민은 올시즌 11골을 터뜨리며 해리 케인과 함께 토트넘 부동의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최근 에릭 라멜라와 루카스 모우라 등 경쟁자들의 합류로 팀내 입지가 흔들리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리그 28라운드같이 중요한 경기에서 라멜라를 주전으로 기용으로 손흥민을 벤치로 돌렸다. 손흥민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로치데일(3부리그)과의 16강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저조한 활약에 그쳤다.

기성용은 최근 팀과 함께 반등에 성공했다. 소속팀 스완지는 시즌 초반 강등권에 그치며 부진했고 기성용도 잦은 부상으로 꾸준히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카를루스 카르발할 감독이 부임한 이후 스완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기성용은 카르발할 감독 체제에서도 주전으로 중용되고 있다.

지난 11일 27라운드 번리전에서는 올 시즌 첫 득점포를 결승골로 장식하며 645일만에 골맛을 보기도 했다. 중앙 미드필더의 공격 가담을 강조하는 카르발할 감독의 전술이 기성용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명문 AC 밀란 이적설까지 거론되는 등 여전한 주가를 입증했다.

구자철과 권창훈도 소속팀에서 꾸준히 선발 출장하며 안정적인 경기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구자철은 후반기에도 전 경기에 꾸준히 선발 출전하는 등 마누엘 바움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측면, 중앙, 2선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로서 2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구자철은 그간 대표팀에서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해왔지만 4-4-2를 주로 쓰는 신태용호에서는 확실한 주전이라기에는 활용도가 조금 애매한 면이 있다. 현재 신태용호의 중앙 미드필더진은 기성용-정우영(빗셀 고베) 조합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여러 포지션을 넘나들 수 있고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한 구자철을 다양한 전술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최대 강점이다.

권창훈은 시즌 중반 다소 주춤하며 우려를 자아냈지만 꾸준히 디종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6골 3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권창훈은 신태용호에서는 이재성(전북)과 함께 4-4-2 포메이션의 측면 공격수로 기용될 것이 유력하다. 대표팀에서의 권창훈은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여 공간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 석현준 지동원, 네 번째 공격수 자리 쟁탈전

 7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카이마 에미레이츠 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라크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의 황희찬이 상대 문전을 향해 슛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7일 오후(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카이마 에미레이츠 클럽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라크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의 황희찬이 상대 문전을 향해 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격수 3인방'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석현준(트루아), 지동원(다름슈타트)는 신태용 감독의 마지막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다. 손흥민-김신욱(전북)-이근호(강원)가 사실상 공격수 경쟁의 세 자리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마지막 '4번째 공격수' 자리를 놓고 이들 3인방의 경쟁구도로 압축된 모양새다.

'신태용의 황태자'로 꼽히며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부동의 주전 공격수로 기용된 황희찬의 월드컵 승선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하다. 시즌 초반 좋았던 페이스가 부상 이후 흔들리며 올시즌 4골에 그치고 있다는 게 아쉽다. 복귀 이후 황희찬은 지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의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PK를 유도해내는 등 좋은 활약으로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복귀 이후 골감각을 찾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은 걱정거리다.

황희찬은 지난 10월과 11월 평가전에 부상으로 모두 불참하며 신감독의 신임을 굳힐 기회를 놓쳤다. 현재 대표팀에 김신욱 외에는 별다른 정통 스트라이커 자원이 없는데다 황희찬과 스피드와 돌파력은 신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공격수 유형에 부합하는만큼 여전히 기회는 열려있다.

석현준도 골감각을 한창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부상이 아쉬웠다. 전반기 15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해야 했다. 석현준은 지난 20일 디종과의 경기에서 교체멤버로 한 달여만 에 그라운드를 밟으며 권창훈과의 짧은 코리언더비를 펼치기도 했다. 25일 스타드 렌과의 원정경기에서는 오랜만에 선발로 복귀하여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77분을 소화하며 컨디션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석현준은 신태용호 출범 이후 아직까지 한번도 소집된 적이 없다. 타깃맨으로서 역할이 일정부분 겹치는 국내파 김신욱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비교우위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동원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2부리그 다름슈타트로 임대 이적한 직후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살아나고 있다. 팀이 치른 5경기에서 모두 선발출전했고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만 4번이다. 최전방에서 2선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뛰어난 연계능력은 장점이지만, 반대로 공격수치고는 골결정력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확실하게 강점을 보이는 주포지션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대표팀에서 워낙 기복심한 모습을 자주 보여준 탓에 팬들의 여론도 부정적이다.

최근 출전 기회 못 받은 이청용, 사실상 합류 어려워

한편 월드컵 2회 연속 출전을 기록했던 베테랑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현재로서는 러시아행이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청용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친정팀인 2부리그 볼턴 원더러스 임대를 추진했으나, 주축 선수들의 부상공백을 우려한 구단측에서 막판에 제동을 걸며 이적이 무산됐다.

하지만 팰리스 잔류 이후에도 출장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으며 역시 '보험용'에 불과한 결정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청용은 토트넘과의 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42분 교체투입으로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공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고 팀도 0-1로 패했다. 이청용은 팰리스에 입단한 2015년 이후 수년째 꾸준한 경기출장도, 인상적인 모습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이미 이청용의 포지션에 손흥민-권창훈-이재성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더 이상 이청용의 공백이 절실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신태용 감독은 유럽파 점검과 월드컵 본선 베이스캠프 점검을 위해 유럽 출장에 나섰다. 마지막 기회를 노리는 유럽파 선수들이 과연 신감독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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