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세계의 냉혹한 현실, 2군 선수들의 시련

프로축구(K리그)에 2군 선수들의 그림자는 길다. 별을 꿈꾸며 프로무대에 뛰어든 선수들은 이도 잠시 희망과 목표를 스스로 접고 현실 안주에 빠진다. 한 해 우선지명과 자유계약 등으로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선수는 60~70명(2017년 62명) 정도다. 하지만 이들 모두에게 꿈꾸는 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극소수에게만 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 외의 선수들은 1군 멤버에 포함되지도 못한 채 2군 선수 생활을 지속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1~2년 사이에 타 구단으로의 임대 및 이적 그리고 K3, 실업팀에서 또 다른 축구 인생에 도전하게 된다.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프로 세계는 냉혹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1군 선수들에 비하여 2군 선수들은 실로 초라하기 그지없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일컬어지는 R리그(Reserve League, 2군리그)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그만큼 2군 선수들의 프로 생활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2군 선수들이 출전하는 R리그는 선수들의 안정적 경기 출전을 통한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통하여 선수 육성으로 구단의 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목적은 K리그 총 22개팀 중 2018년 R리그에 참가하는 15개 팀에 해당하는 사항이고, 그 외 나머지 불참한 7개 구단은 비용 문제와 효율성이 없다는 이유로 2군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 같은 현실은 K리그 전체적인 발전과 선수 육성이란 측면에서 매우 불합리해 별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그만큼 한계성을 안겨주고 있다. 분명 내일의 별을 꿈꾸는 2군 선수들에게 R리그는 실전을 통해 기량을 쌓고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기회의 무대다. R리그를 통하여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목표로 하고 있는 1군 무대에서 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1군 경기를 뛰려면 베스트11과 교체 멤버까지 출전선수 명단 18명에 들어야 한다. 실로 1군 진입 벽은 높다. 물론 R리그가 K리그 23세 이하 의무출전 규정(1명은 선발, 1명은 교체 멤버에 반드시 포함)에 맞춰, 주로 젊은 유망주들의 경기력 유지와 향상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2군 선수들에게 희망으로 받아들여진다.

R리그 운영방안 현실화는 곧 동기부여

그렇지만 K리그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 방안으로서 선수들이 갖게 되는 동기부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정 2군 선수들이 R리그를 통하여 별이 될 수 있는 동기부여가 충만할 때 실력이 향상되어 K리그는 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에 R리그를 더욱 활성화하여 더 많은 선수가 자신이 꿈꾸는 별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K리그는 선수 층도 한결 두터워질 수 있고 또한 2군 선수들도 별이 되기 위한 도전에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솔직히 K리그는 갈수록 재미있는 K리그는 옛 말이 되어가며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 같은 이유와 원인의 중심에는 스타 선수의 빈곤이 자리잡고 있다. 스타 선수가 존재하지 않는 K리그에 축구팬들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제2, 3의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전북 현대) 같은 선수가 K리그 무대에 활약할 때 K리그에 그림자가 아닌 빛이 비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R리그의 제도적 개선과 보완도 필요하지만 운영 방안의 현실화가 요구된다. 즉, 2군 선수들이 K리그 선수로서 자신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가운데 실전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고, 존재감을 보일 기회의 무대로서 R리그가 진정한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관심이 존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건에 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2군 선수들도 K리그 일원으로서 당연히 축구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외면을 당한 채 '그들만의 리그'로 쓸쓸함을 곱씹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는 R리그 운영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R리그 만큼이라도 경기운영 면에서 연고지 지역 밀착에 한발 더 접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축구팬들로부터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한편으로 2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고 더불어 활성화 측면으로서도 구단에게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

2군 선수 더욱 좁아진 출전기회, 그 원인은

 축구

재능 있는 유망주가 R리그에서 크고 자라면 이는 곧 K리그의 윤활유이자 산소 같은 존재로서 K리그에 내재되어 있는 갈증도 해소시켜줄 수 있다. ⓒ pexels


사실 K리그 승강제 도입으로 유망주들이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제한됐다. 현재 각 구단은 강등의 현실적인 압박으로 인해 모험에서 안정을 택하며, 불확실한 유망주 대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해주고 있다. 사실상 유망주들이 뛸 수 있는 무대가 좁아진 것이다.

결국 이는 2군 선수들의 더 큰 시련과 성장통으로 작용하고 있다. K리그의 미래는 유망주를 보면 알 수 있다. 2군 선수들 중 과거 박주영(FC 서울)과 같은 재능을 지닌 유망주들은 많다. K리그는 이런 유망주들을 K리그 미래를 위해서라도 R리그를 적극 활용하여 계속해서 발굴해내야 한다.

K리그는 여전히 좋은 선수를 키워내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2군 선수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를 갖게할 수 있는 자유계약제로 폐지된 '신인상'(현 영플레이어상)을 부활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2군 선수들에게는 각자 축구 선수로서 스토리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첫 번째 꿈은 모두 똑같은 동색이다. 그것은 K리그 1군 데뷔로 별이 되는 것이다.

재능 있는 유망주가 R리그에서 크고 자라면 이는 곧 K리그의 윤활유이자 산소 같은 존재로서 K리그에 내재되어 있는 갈증도 해소시켜줄 수 있다. 진정 '그들만의 리그'에서 별이 되기 위하여 값진 땀을 흘리고 있는 2군 선수들에게 R리그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가 충족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이는 백을 넘고, 천을 넘고, 만을 넘는다.

■ 2018년 R리그 일정


○리그개막: 3월20일
○경기방식
▶중부리그: 3라운드 로빈 총 63경기(각 팀당 총 18경기)
▶남부리그: 3라운드 로빈 총 84경기(각 팀당 21경기)
○참가팀
중부리그(7개팀):강원 FC, 부천 FC, 서울 FC, 수원 삼성, 안산 그리너스, 인천 Utd, 제주 Utd
남부리그(8개팀):경남 FC, 대구 FC, 대전 시티즌, 부산 아이파크, 울산 현대, 전남 드래곤즈, 전북 현대, 포항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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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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