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연극촌 이사장이었던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으로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경남 김해 ㅂ극단 대표의 성폭력 사건이 드러나 또 다른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경상남도지회(경남연극협회, 회장 이훈호)는 ㅂ극단 대표에 대해 영구제명을 결정했다.
18일 새벽 서울예대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10여 년 전 당시 16세로 김해 지역 한 극단에 입단했다가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이에 경남연극협회가 19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제명을 결정했다.
경남연극협회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회원단체는 아니지만 관내 소재 '밀양연극촌'에서 불거진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 사태에 이어, 김해 지역의 ㅂ극단 대표의 성폭행 사건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들은 "용기를 내어 고백하고 피해 사실을 알리신 분들께 위로의 말씀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회는 다함께 책임을 통감하고 자성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배우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건강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는커녕 정신적, 신체적으로 유린한 것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 했다.
경남연극협회는 "이러한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가해자인 ㅂ극단 대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였다"고 했다.
경남연극협회는 "긴급 이사회를 통해 징계조치를 제안, 절차를 거쳐 영구 제명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남연극협회 이사는 모두 17명이다. 이들은 "추가 피해자 여부에 대해 엄중한 조사를 시행해 2차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또한 경남연극협회는 "연출가 이윤택씨와 밀양연극촌을 둘러싼 성폭력 사태와 김해지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성폭력 사태에 대해 다시 한 번 도민 여러분과 연극 동료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 지회 산하 극단들과 평등하고 원활한 소통으로 모든 연극인들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나아가겠다"며 "이번 사건으로 시작된 동료 연극인들의 고통의 목소리에 끝까지 귀기울이며 앞으로 연극 위에 그 어떠한 권력도, 그 어떠한 폭력도 군림할 수 없도록 늘 깨어 살피겠다"고 했다.
경남연극협회는 "다시 한 번 어려운 용기를 내어준 연극동료들과 진심어린 충고를 건네는 관객 여러분들께 고마움과 사죄의 인사를 드리며 본 지회는 진실규명과 건강한 연극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훈호 회장은 전화통화에서 "김해 ㅂ극단 대표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인정을 한 것으로 알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아직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역신문인 <경남신문>에 따르면, ㅂ극단 대표는 "성적인 접촉"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은 없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