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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백악관 관계자가 미 상원 외교위 비공개 청문회에서 이른바 대북 선제타격인 '코피(bloody nose)' 전략에 관해 "그러한 것을 논의한 적도, 고려한 적도, 그리고 그런 표현을 쓴 적도 결코 없다"고 말했다는 보도를 보고 나오는 헛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하나씩 반론해 보자. 미국 정부가 특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이른바 '코피' 전략이라는 용어를 쓴 적이 없는 것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이 용어는 지난해 12월 20일, 영국 매체인 '텔레그래프'가 익명의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핵심은 미국이 대북 군사옵션의 하나로 제한적인 정밀 대북 타격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군사작전 자체가 1급 기밀인데, 굳이 명칭이 '코피' 작전이 아니어도 된다. 즉 그러한 표현을 쓴 적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코피 작전'을 결코 논의한 적이 없다? 이상하지 않은가? 대북 제한적인 정밀 선제타격도 논의하지 않고서, 매번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 정부 관계자들이 모든 군사적 대북옵션이 전부 테이블 위에 있다고 한 것인가?

백악관에서 최근 8개월 가까이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과 '예방전쟁(preventive war)'이라는 논쟁을 거쳐 '예방적, 제한적 정밀 선제타격'이라는 옵션을 수립하지 않았는가? 이런 논의도 없었다면, 대체 무슨 모든 군사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허풍(bluff)을 친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코피 작전'을 고려한 적도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코피 작전'이 가져올 재앙적인 결과에 관해 우려하고 있는 모든 전문가들은 다 존재하지도 않는 가설에 대해 괜한 걱정을 한 것인가? 백악관은 생각한 적도 없는 일을 전문가들만 걱정했다?

백악관이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없애고, 이를 약화시키고자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 우위를 선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제한적 정밀 대북 선제타격'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도 이른바 '모든 군사옵션' 중의 하나라는 것은 이미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헛웃음을 넘어 이 '코피 전략'이 진짜 멍청이(idiot)의 발상이라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굳이 이러한 대북 선제타격이 확전을 불러와 개전 초기에만 수십만 명이 사망하는 재앙적인 전쟁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은 이제 기자가 강조하지 않아도 된다.

오죽하면, 이 '코피 작전'을 기획한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3명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이 작전의 위험성을 질타하겠는가? CIA 출신인 슈미 테리, 박 정, 브루스 클링너는 지난 9일, 미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 공동 기고를 통해 이 작전은 '재앙적인 결과'를 불려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놔두고 북한만 막아야 한다는 '코피 전략'의 이중성

그런데 이 '코피 작전'은 실행의 '재앙적인 결과'는 별도로 하더라도 그 '전제(premise)' 자체가 앞뒤가 하나도 맞지 않는 완전한 허구로 가득 차 있다.

유독 북한에만 이 '코피 작전'이 가능하다는 그 전제의 하나는 브루스 클링너 한반도 전문가도 16일, 'LA타임스' 기고에서 언급했듯이, 북한이 전면전을 우려해 제한적인 선제타격을 받아도 보복 공격이나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CIA(그리고 NSC)에 묻고자 한다. 이 '제한적인 정밀 대북 예방타격'을 백악관에서 주장한 당신들은 "김정은은 매우 합리적인(rational) 인물이라, 우리가 일부 선제타격을 해도, 전면전을 우려해 절대 반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대론자들을 설득했다.

북한이 '깡패(rogue)' 국가이고 그 지도자는 잔인한 독재자라고 하면서도, 유독 당신(CIA)들이 대북 선제타격을 주창하면서는 왜? 그 독재 국가의 지도자인 김정은은 '상당히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결론을 내렸는가?

"미국과의 전면 전쟁은 곧 자신의 멸망이라는 것은 김정은은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반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대들은 선제타격을 옹호하는 데, 그렇다면 그런 합리적인 인사가 어떻게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한다는 것인가?

당신(CIA, NSC)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북한을 '제한된 정밀 예방타격'을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그러한 공격을 당한 김정은이 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와는 너무도 상충하는 것이 아닌가?

그대들은 또 북한을 '제한된 정밀 예방타격'을 해야 한다는 전제로 북한이 그들의 핵과 미사일 기술을 테러리스트나 다른 국가로 팔거나 반출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과거에도 북한은 미사일 기술 등을 다른 나라로 이전한 전례가 있다면서 이를 정당화한다.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하나 더 물어보자. 그렇다면, 왜 이미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은 '제한된 정밀 선제타격'으로 그 핵시설들을 공격하지 않는가? 특히, 이전과는 달리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서는 파키스탄의 대테러 작전 협조 등을 믿을 수가 없다고 하면서, 어떻게 파키스탄은 핵기술을 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가?

똑같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우방 국가라서 믿고 있는 것인가? 이스라엘이 한국이나 일본에는 절대 핵기술을 유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 있는가? 또 파키스탄은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한반도 적화통일을 위해 북한이 핵무기로 남한을 공격한다?

그대들은 특히, CIA는 최근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자위적인 차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한반도를 적화통일(그대들 표현으로, "적기(red flag)를 휘날리기 위한")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대북 '제한된 정밀 선제타격'을 정당화한다.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용해서 어떻게 한반도를 통일한다는 말인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한반도는 남북이 전부 초토화될 것이 뻔한데, 그 이후에 누가 무슨 수로 통일을 달성한다는 말인가?

'핵'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공포의 균형' 역할은 했어도, 그 가공할 파괴력으로 어느 국가나 정권이 그것을 매개로 영토 확장이나 통일을 달성한 나라가 있는가? 또 핵은 없지만,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에 있는 남한이 '핵 공갈' 하나로 북한에 항복 선언을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핵을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은 고사하고 왜? 핵무기가 없는 이웃한 중동 국가들은 자기 권한 아래로 통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왜? 아시아 국가들은 핵무기를 이미 가지고 있는 파키스탄에 겁을 먹거나, 항복하고 있지 않은 것인가?

가장 독재적인 국가의 지도자가 가장 합리적이라는 그대들의 전제, 유독 북한만이 핵 기술을 반출할 것이라는 그대들의 전제, 그리고 핵무기를 사용해 한반도를 적화 통일할 것이라는 그대들의 전제, 8개월 이상을 논쟁해서 이룬 성과(?)치고는 너무도 '멍청함'의 결과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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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 전문 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 행정대학원 외교안보 석사 5학기 마침. 지역 시민운동가 및 보안전문가 활동. 현재 <시사저널>,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민중의소리> 국제관계 전문기자 등으로 활약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