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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 만난 수달 친구와 한 약속 ... 모든 생명붙이들을 위하여

설날 아침이다.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결심을 많이 하게 된다. 올해는 무슨 각오를 하면서 설날아침을 맞을까?

올 설날아침에 2018년 첫날인 1월 1일날 낙동강에서 만난 수달을 떠올린다.

그날은 보 수문을 열어 부활한 낙동강의 모래톱 위를 떠오르는 첫 일출을 보고 새해 소원을 빌어보기 위함으로 낙동강을 찾았다. 그 소원이란 다름아닌 낙동강 보가 해체되어 낙동강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것이었다.

바로 그날 녀석을 만난 것인데 그 경위는 이렇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고 난 후 해가 동쪽 산 위로 저만치 떠올랐을 무렵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더니 추운 겨울임에도 등과 목덜미에서 땀이 났다. 카메라에 삼각대까지 들고 있었으니 땀이 날밖엔.

카메라를 포함한 들었던 장비를 다 내려놓고 쉬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신음소리 같은 게 들리더니 내가 쉬고 있던 강가 쪽으로 머리를 숙 들이미는 낯선 생명체가 있었다. 바로 수달이었이다. 순간 눈을 의심했다.

그렇게 만날려고 했을 땐 안 나타나더니 예기치 않은 곳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내줬으니 말이다. 그것도 몇 차례나 물속을 들었다 나기를 반복하면서 마치 나를 관찰하려는 듯이 처다보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수달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날이 바로 새해 첫날이었던 것이다. 우리 식의 진짜 새해인 음력 1월 1일인 설날아침 문득 그날 만났던 녀석이 새삼 떠오른다.

새해 첫날 나에게 홀연히 다가온 녀석의 의미를 스스로 묻게 된다. 그래서 다짐하게 된다.

녀석들과 같은 모든 야생의 생명붙이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공간인 강과 산 그들을 녀석들에게 돌려주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오직 인간편의를 위한 개발에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 이것이 녀석이 새해아침 나에게로 다가와 전한 메시지가 아닌가 한다.

인간과 자연의 진정한 공존을 위해서는 더이상 야생의 공간을 인간편의를 위해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심각하게 손을 댄 자연을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

새만금도, 4대강도, 가리왕산도, 설악산도, 팔공산도... 수많은 그들을 위해서 말이다. 그들을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야만 한다. 야생의 친구들이 그곳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럴 때라야 우리는 공존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설날아침 새해 첫날 모습을 드러내준 수달 친구에게 드리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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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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