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20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7라운드 세비야와 홈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4-1로 승리했다. 이날 호날두는 2골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소속 호날두 선수. ⓒ EPA/ 연합뉴스


챔피언스리그 16강 최고의 빅매치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생제르맹(PSG)의 대결이 임박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차세대 황제를 노리는 네이마르의 자존심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레알과 PSG는 오는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만난다. 디펜딩챔피언 레알은 3연패이자 통산 1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프랑스리그의 최강자로 꼽히는 PSG는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이 최고 성적이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이끄는 레알에는 PSG전이 올시즌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레알은 지난 시즌 챔스 2연패와 리그 '더블(2관왕)'의 기세가 무색하게 2017-2018시즌 들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라 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의 기세에 밀려 우승권에서 일찌감치 멀어졌고 국왕컵(코파델레이)에서도 탈락하며 트로피 두 개를 날렸다.

레알의 간판 스타인 호날두 역시 팀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호날두는 탈세 논란과 이적파동 등으로 비시즌을 어수선하게 보내고 개막 이후에는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징계까지 받으며 시즌 초반을 날렸다. 복귀 후에는 한동안 무득점 행진이 이어지며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30대를 훌쩍 넘긴 호날두의 전성기가 지나고 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올시즌 레알에 남은 대회는 사실상 UCL 하나뿐이다. 그런데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행보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조별리그에서 토트넘에 밀려 2위에 그친 데 이어 토너먼트에서는 16강부터 PSG라는 만만치 않은 난적을 만났다. 네이마르-티아구 시우바-앙헬 디 마리아-킬리앙 음바페 등 호화멤버들이 대거 포진한 PSG의 전력은 우승후보로도 손색이 없는 유럽 정상권이다. 만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놓칠 경우 지단 감독이 레알에서 경질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현지의 전망이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난히 강한 레알의 저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올시즌도 공교롭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가 가까워지면서 레알은 거짓말처럼 다시 힘을 내고 있다. 레알은 지난 10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5-2로 대승을 거뒀다. 호날두는 헤트트릭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부활을 알렸다.

호날두는 올시즌 리그 18경기에서 11골(6위)에 그치며 득점 페이스가 다소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만큼은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전 경기 득점에 성공하는 등 9골을 터뜨리며 '챔스의 사나이'임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챔스 16강전을 앞두고 최근 리그 4경기에서 7골 2도움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확연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게 돋보인다. 호날두는 지난 2년간도 노쇠화 논란에 시달려왔지만 후반기에 화려하게 부활하며 비난 여론을 불식시킨 바 있다.

호날두가 정상의 왕좌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면, 네이마르는 새로운 대관식을 꿈꾸는 도전자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시절 리오넬 메시-수아레스와 함께 'MSN' 트리오를 결성하며 무수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으나 메시의 그늘에 머무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올시즌 스페인을 떠나 프랑스무대로 진출했다. 몸값만 역대 최고 이적료인 2억 2200만 유로(약 2925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네이마르 스스로 1인자가 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의 산물이기도 했다.

PSG 이적 이후 팀 동료와의 불화설 등 크고 작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네이마르는 축구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이 왜 세계 최고의 선수중 한 명으로 꼽히는지'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네이마르는 올시즌 PSG전에서 반년만에 벌써 공격포인트 30개(19골 11도움)를 돌파하며 적응기도 없이 단숨에 리그 앙을 정복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별 예선 6경기에서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호날두에 이어 득점과 도움에서 모두 2위다.

레알-PSG 빅매치, 유럽축구 판도 좌우할 중요한 일전

네이마르는 레알과의 16강전을 앞두고 지난 11일 열린 툴루즈와의 리그 25라운드 경기(1-0)에서 또다시 결승골을 넣으며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갔다. PSG는 공식 경기 연승 행진을 6경기로 늘리며, 2위 AS모나코(승점 53점)와 승점 차도 12점으로 유지하여 리그 우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마르는 바르사에서 뛰던 시절 레알을 만날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쳤던 기억이 있다. 엘 클라시코 더비에 8번 출전하여 3골 5도움을 올린 바 있다. '프랑스의 맨시티'로 불리우는 PSG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정작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의 숙원을 네이마르를 앞세워 풀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지난해 바르셀로나와의 16강전에서 당한 충격의 대역전패에서 보듯, 큰 경기에서 약한 면모와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불안한 리더십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게 변수다.

흥미로운 부분은 네이마르가 레알의 차기 에이스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페인 언론에서는 세대교체를 노리는 레알이 올시즌 이후 새로운 '갈락티코' 결성을 노려고 있으며 기존의 호날두를 대체할 선수로 네이마르를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현실적으로 성사될지는 미지수지만 레알에서 호날두의 위상, 네이마르와 전 소속팀 바르샤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대단히 흥미진진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호날두와 네이마르의 이번 대결은 단순히 올해 챔피언스리그의 빅매치를 넘어 향후 유럽축구 판도의 세대교체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전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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