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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가 '적폐 탐정단'을 꾸렸습니다. 이름 그대로 권력의 그늘 아래서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관행, 부패, 비리가 추적 대상입니다. 그 첫 번째로 국회 사무처를 택했습니다. 시민 세금이 1년에 900억 원 넘게 쓰이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외부 감사는 없습니다. 국회의원들 또한 '집안 문제'라고 사실상 모른 척 합니다.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모두 공개하지 않습니다. <오마이뉴스>는 2017년 9월부터 33건의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그 실태를 파고들었습니다. [편집자말]
 하승수 녹색당 공동위원장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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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대부분 비공개하고, 감시·감사도 제대로 받지 않고...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회는 괴물이 돼버린 것 같다. 민주화 이후 다른 기관들은 개혁을 거쳤고, 그런 요구를 받고 있는데 국회는 아니다. 국민 세금은 세금대로 쓰면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

1999년 예산감시 활동 때부터 2018년 최근까지, 국회와 근 20여 년을 싸워 온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전 투명사회 정보공개센터장)의 말이다. 하 대표는 이달 초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회 자체가 하나의 적폐 덩어리라 본다. 예산은 물론이고 국회의원 행태도 그렇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도, 자기들이 제대로 활동하는지에 대해선 국민에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 대표는 국회사무처 비밀주의가 만연한 이유를 명쾌하게 요약했다. "감시도 제대로 받지 않고, 정보공개도 잘 하지 않"으니 그 결과가 결국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오마이뉴스> 정치팀이 앞서 업무추진비 내역, 회계감사 결과 등을 정보공개 요청했으나 국회사무처는 모두 비공개 처리했다.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게 이유다. '어떻게' 지장을 초래하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이런 '철옹성' 국회 비밀주의는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하 대표도 앞서 국회사무처에 약 1년간(2016년 6월~2017년 5월) 집행된 국회의원 입법·정책개발비 증빙서류(영수증·계약서 등)를 정보공개 청구했으나 사무처는 "영수증이 공개되면 의정활동이 제약된다"며 이를 거부, 결국 행정소송을 했다. 지난 1일, 법원은 "영수증이 공개돼도 의원의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다. 공개하면 국민의 알 권리가 보장된다"며 사무처에 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하 대표는 "영수증이 없으면 국회가 예산을 제대로 쓴 건지 아닌지, 외부에서 실제로 확인할 길이 없다"며 "이미 증빙한 자료를, 사후에 보기만 하겠다는 건데 그게 왜 '의정활동에 지장이 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국회의 이런 예민한 반응 탓에 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의원실 정책자료집 표절 같은 건 빙산의 일각이고, 나아가 예산(집행)과 관련한 부패·부정의가 있는 건 아닌지 짐작한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 국회 1년 예산 81억 원 정도가 특수활동비로 책정됐는데, 완전히 영수증도 안 붙여도 되고 보고 의무도 없고, 쌈짓돈처럼 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돈이 국회 예산안에 한 해에만 81억 원에다 업무추진비도 88억 원 정도 있습니다. 합치면 거의 169억 정도를 국회가 사실상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마음대로 쓰는 상황입니다." (하승수 대표, 2017년 11월 14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2017년 11월, 그가 대표로 있는 단체 '세금도둑잡아라'에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고발하기도 했다. "홍 대표가 본인 페이스북에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월 4000만~5000만 원 특수활동비를 받았고 남은 일부를 생활비로 썼다'고 자백했는데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하 대표는 "스스로 문제를 밝혔는데도 그냥 넘어가서는 바뀌는 게 없다"며 "(그런데) 검찰이 의지를 가지고 수사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 대표는 국회의원들이 세금을 제대로 쓰는지, 의원실 정책연구용역의 전체 규모·실태 등을 확인하는 작업을 <뉴스타파>·투명사회정보공개센터·좋은예산센터 등과 함께 진행 중이다(관련기사 보기). 20대 국회 임기(~2020년)가 끝나기 전까지 영수증을 모두 보는 게 목표"라는 그의 꿈은 현실이 될까. "국회가 예산을 투명하게 쓸 때 한국 정치도 깨끗하게 바뀌게 된다"고 믿는 그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1문 1답을 정리한 것이다.

한사코 '영수증' 안 보여준다는 국회... "예산 집행에 부정부패 있나"

 하승수 녹색당 공동위원장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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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법원에서 국회 증빙서류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어떤 의미가 있나.
"국회사무처는 현재 의원의 정책자료집 인쇄비, 정책연구용역 계약서 등 모든 영수증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특정업무경비, 예비금 등 영수증이 분명히 있을 만한 내역도 비공개한다. 이유를 복잡하게 설명하지만, 요약하면 결국 '공개하면 불필요한 정쟁의 소지가 있다'는 거다. 법원은 여기에 주민·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를 빼고 모두 공개, 당사자 이름까지는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사실상 제가 청구했던 걸 거의 받아준 거다.

법원 판결대로라면, 앞으론 실제 거래당사자·업체명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돼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이를 가지고 추가 검증을 할 수 있다. 국회사무처는 앞서 '의정활동에 지장이 있다, 악용 소지가 있다'며 거부했는데 이것도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사전에 달라는 것도 아니고 사후에 공개되는 건데 무슨 지장이 있나. 사실 이건 국회가 먼저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혹시 예산 관련한 부정의가 있는 건 아닌지 짐작하고 있다."

- 어떤 문제의식에서 국회사무처와 소송을 진행하게 됐나.
"제가 대한민국 기관 여럿을 상대로 싸웠는데, 결론은 '윗물이 깨끗해야 아랫물이 깨끗하다'는 거다. 국회도 예산집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지금은 자기들이 깨끗하지 못하니 제도개선에도 관심이 없다. 이래선 정치개혁도 될 리가 없다. 국민 세금을 엉뚱하게 쓰는 사람이 정치도 제대로 하지 않을 거라는 건 당연하지 않나. 국회 예산을 투명하게 하고 혈세를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아야, 그래야 정치도 바뀔 수 있다.

제가 국회와 진행 중인 소송은 총 3건이다. ①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및 국회의장단·정보위의 해외출장비 내역, ②국회의원 입법및정책개발비 증빙서류, ③정책자료집 인쇄비 및 특정업무경비 지출증빙서류 건이다. 첫 번째는 아직 1심 진행 중, 3월 말 결심 예정이다. 두 번째 소송은 2월 1일 1심판결이 났고, 세 번째 소송도 곧 변론기일이 잡힐 듯하다. 2017년에 시작했으니 이변이 없으면 이번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결론이 나올 거다. 국회는 최대한 시간을 끌고 싶어 하지만, 임기 끝나기 전 영수증까지 공개시키는 게 목표다."

- 국회사무처와 소송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대한민국 국회는 정말 문제가 많다. 국회 자체가 하나의 적폐 덩어리라고 본다. 예산은 물론이고 국회의원 행태도 그렇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도 의원 활동을 홍보 외에 국민에 설명·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서 <뉴스타파>가 의원들 자료집 표절을 보도했는데,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강원 춘천시) 같은 경우는 '답변할 필요가 없다'며 아예 답변을 거부했다.

이건 공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책임 윤리도 없는 거라고 본다. 개인 돈도 아니고 세금을 쓴 거고, 대표기관으로써 한 거면 공개가 당연하지 않나. 국회에서도 관련한 법이나 기준·지침 또는 매뉴얼이 시스템상에 전혀 없다. 국회의원 이름으로 발간한 정책자료집이나 용역보고서 이런 것들은 임기 끝나면 사라지고, 나중엔 전혀 공개가 안 되는 경우들이 많다. 애초 공개가 안 되니까 언론·시민단체가 이를 검증할 수도 없는 거다."

- 해외 국회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사례를 본 적이 있나.
"스웨덴 사례를 본 적이 있다. KBS 다큐에서도 방송한 적이 있는데, 스웨덴 국회에 가면 책꽂이 같은 곳에 의원별 파일이 있고 그걸 국민 누구나 가서 볼 수 있게 돼 있다. 여기엔 의원의 출장비 사용내역, 숙박·식당 영수증까지 다 공개된다. 미국도 의원들이 해외 출장 가서 쓴 비용은 인터넷에 다 공개가 되는 걸로 안다. 특히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는 돈, 특수활동비 같은 건 해외 국회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는 일종의 괴물이 됐다고 본다. 민주화 이후 다른 기관들은 다 개혁했고, 지금도 개혁 요구를 받고 있다. 정보공개와 관련해서도 조금씩 나아진 측면이 있는데 국회는 그렇지 않다. 2년에 한 번씩 국회의장이 바뀌고, 4년에 한 번씩 국회의원들이 바뀌면서 국민 세금은 쓰되 정보공개에 대해선 책임 주체가 없다. 아무도 책임은 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더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

"국민 돈 쓰면서 왜 공개 거부? 촛불 정부, 국회 시스템도 개혁해야"

 하승수 녹색당 공동위원장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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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사무처와 상대하면서 느꼈던 사무처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는다면?
"사무처가 상당 부분 국회의원들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예전에 제가 직접 사무처에 가서 영수증을 본 적도 있었는데, (사무처 왈) 나중에 이걸 왜 공개했느냐며 의원실에서 난리를 쳤다는 거다. 그다음에 같은 걸 청구하니 비공개하더라. 서류는 국회사무처가 가지고 있지만, 서류의 작성 주체, 또 돈을 청구하는 게 의원실이니 사무처가 눈치를 보는 것 같고, 맞물려 예산 낭비도 심해지는 거라 본다.

사무처 자체도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특근 매식비는 원래 공무원들 야근 시 식사비로 주는 건데 회식비로 쓰는 걸 봤다. 원래 책정된 게 1인당 7천 원인데 3만 원씩 쓰더라. 서류를 열람하다 본 거다. 예산이라는 건 원래 정해진 용도·집행지침이 있고 그에 따라야 하는 건데 그렇지 않았다. 감사를 제대로 안 받으니 관리도 허술해지는 거다. 국회가 정보공개에도 인색하고, 감시·감사도 안 받으니 도덕적 해이가 만연할 수밖에 없다."

- 국회(사무처) 정보가 국민에 공개되는 게 왜 중요한가.
"국민 세금으로 쓰는 예산의 정보가 공개되는 건 가장 기본이다. 또 국회에서 국민 생활과 관련한 중요한 회의들이 이뤄지는데, 대개 비공개로 진행된다. 국민이 국가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반대로 공개되면 국민이 알 수 있지 않겠나. 더구나 현재는 법 제도가 미비해 국회의원들이 임기 중에 생산한 자료를 관리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의원실이 가진 자료, 생산한 자료는 모두 사라진다.

이건 결국 한국의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정치라는 건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하고, 삶을 바꾸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니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축적돼야 함에도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국회를 다 없애자'고 하지만 그보다는 어떻게 제대로 된 국회를 만들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한국 국회가 그럴 뿐이다. 스웨덴 국회의원만 해도 그 나라 국민 일반보다 더 많이 일하면서도 연봉은 노동자 평균임금보다 조금 더 많이 받는 수준이다."

- '세금도둑잡아라'에서 홍준표 대표를 고발했다. 이것도 정보공개 운동의 일환인가.
"그렇다. 홍 대표는 본인이 직접 생활비로 썼다고 페이스북에 쓴 적도 있는데, 말하자면 자기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는데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바뀌는 게 없다. 그래서 시민단체 명의로 일단 고발했는데, 검찰이 수사 의지를 지니고 수사할지는 의문이다. 검찰은 이전 사건 때도 홍 대표의 자금관리책을 다 소환해 조사한 적이 있으니, 의지만 있다면 특활비를 개인용도로 썼는지 아닌지 밝힐 수 있다.

앞서 홍 대표가 뇌물 받은 혐의 재판이 무죄라고 나왔지만 '증거불충분'이었을 뿐이다. 또 특활비는 아직 제대로 수사가 안 됐는데, 돈이란 게 결국 얽히고설켜 있으니 수사하다 보면 다 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 접근 가능한 자료가 없으니 언론이나 시민단체가 알긴 어렵고, 결국 검찰이 수사할 사안이다. 그간은 감사원도, 검찰도 수사하지 않은 게 관행이었다. 이 건 공소시효가 5월이니 그 전에 가시적 움직임이 있길 바란다."

- '철옹성' 국회사무처의 비밀주의를 없앨 대안·해결책이 있을까.
"지난 2009년, 영국 하원의원들이 국회 예산을 부정하게 써서 사회적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결국 46명 의원이 사퇴했다. 영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하더라. 비용이 몇 백만 원 정도로 많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공직 사회에 기대하는 기본 윤리 수준이 높다 보니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낳고 국민이 충격을 받은 거다. 영국은 그 뒤국가 기관으로 아예 독립적인 국회 감시 기구를 만들었다. 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돼 5년간 근무하는데, 국회의원 연봉부터 예산집행비 등까지 모두 감시한다.

촛불 힘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상황, 국회도 시스템을 바꿀 때가 됐다. 현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보공개의 총대를 메줬으면 한다. 의장은 임기가 2년뿐이지만 정보공개는 앞장서 할 수 있다. 소송에 항소하지 않고, 최대한 공개하는 거다. 그게 치부일 수도 있지만 그래야 국회 개혁이 가능해지고, 그렇게 되면 역사에 남는 국회의장이 되리라 본다. 그건 정 의장이 취임 때 말했던 '특권 내려놓기'와도 직접 연결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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