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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최근 펴낸 ''수첩 속에서 꺼내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최근 펴낸 ''수첩 속에서 꺼내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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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게 머리를 하고 싶은데 / 학생답게 다니란다. / 어쩌다 음식을 흘리고 먹으면 / 여자답게 먹으란다. / 나답고 싶은데/ 자꾸만 남들답게 하란다. / 그러다 남들답게 다니면 / 너답지 않게 왜 그러냐 묻는다./
(충남 금산여고 정민주 학생의 시 '뭐답게')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이 최근 펴낸 <수첩 속에서 꺼내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264쪽,출판사 논형)의 책에서 소개한 시다.

김 교육감은 이 시를 읽으며 "학교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를 다시 고민하며 "미래인재에게 필요한 것은 로봇과 차별화되는 사람의 역량"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사람의 역량', '인간의 영역'이란 암기와 연산, 정보획득과 크게 나뉘는 이해와 설득, 교류와 교섭, 감성과 감정, 협력과 협업, 배려와 공감이다.

그러면서 그는 "충남교육청은 경쟁보다 협력, 성적보다 성장, 진학보다 진로, 학벌보다 참 학력, 가르침보다 배움,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틀을 바꾸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아침밥은 먹고 힘내자!' 중에서>

여러 현안과 갈등을 접하다 답답한 마음을 표현할 글도 여럿 보인다.

"본질은 건드리지 못하고 지엽말단을 가지고 언제나 명분 싸움질만 하던 조선의 당파싸움이 그려진다. 그리고 영국에선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저 소인배들('걸리버 여행기' 속의 소인국을 빗댄 것임)의 싸움을 우리는 너무나 자주 익숙하게 보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잡초 같은 생각들' 중에서>

김 교육감의 글은 도 교육 행정을 알리는 데 머물러 있지 않다.

"요즘 도시 하늘엔 별을 볼 수 없다. 사람들은 별을 찾지도 않고 찾을 여유도 없으며 별을 노래하지도 않는다. 우리네 삶이 팍팍해지지 않으려면 도시 하늘에다 별을 다시 이식해 놓아야 하리라. " <'짧은 메모' 중에서>

박수근 화백의 그림에 대한 단상에서는 "그의 삶과 그림에 경의를 표한다"며 "<앉아 있는 아낙과 항아리>, <귀로>, <아기 업은 소녀>에 등장하는 배고프고 고단한 삶을 살아낸 여인들에게 감사한다"고 썼다. '모든 어머니는 내 어머니'이고 '그분들에게 언제나 미안하고 빚진 기분이 들기 때문'이란다. <'시간은 흐르고 소녀는 늙어간다' 중에서>

이 책은 '잡초 같은 생각들', '짧은 메모', '시간은 흐르고 소녀는 늘어간다', '아침밥은 먹고 힘내자!' 등 모두 4장으로 구성돼 있다. 또 강병철 작가가 쓴 '울보 총각 김 선생의 소녀시대 해후 스토리'도 담겼다.

앞서 그가 펴낸 <사랑이란, 먼저 우산에 들어가지 않는 것>, <다시 날자 충남교육>이 각각 십수년간 교사 시절과 충청남도의회 교육의원을 하며 느낀 생각을 담은 글이라면 이번 글은 충남교육감에 재직하며 본 단상이다.

그는 책 머리에 "수첩에, 사진첩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삶이라는) 여행 기록에서 이웃과 공유하고 싶은 몇 개의 이야기를 추려내 책으로 엮었다"고 썼다. 평소 그의 교육철학은 물론 평소 문학작품과 예술작품, 사회현상을 접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수첩에 남겼던 솔직하고 깊이 있는 감상과 생각들이 담겨 있어 읽을거리가 많다.

지난 10일 허승욱 전 충청남도부지사의 사회로 진행된 출판기념회에서만 2600여권이 판매됐다.


태그:#김지철, #충남도교육감, #출판기념회, #수첩속 이야기, #교육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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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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