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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추진위원회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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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말은 천금과 같은 무게를 지닌다. 양당 대표가 통합신당의 기본 가치와 정책 방향을 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 대국민 약속이 이렇게 쉽게 바뀌면 국민은 어떻게 보겠나." (지상욱 바른정당 정책위의장)

"정강·정책은 이제 다듬고 있다. 서로 의견 차이가 없는 게 비정상이다. 서로 합의가 되는 공통분모만 모아서 발표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합의되는 부분만 발표하면 되는 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바른미래당' 창당 1일 전인 12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공식 합당을 하루 앞두고도 새로 출범할 통합정당의 노선·정책을 놓고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바른미래당'의 정강·정책 협상에 있어, '합리적 중도'(바른정당 의견)와 '합리적 진보'(국민의당 의견) 중 어떤 단어를 넣을지를 놓고 씨름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이를 일컬어 "지상욱 정책위의장이 사고를 쳤다"며 웃었고 안 대표도 "서로 배려하기로 했다. 공통점 찾기는 어렵지 않다"고 말했지만, 이는 양측의 노선과 방향성이 담긴 문제라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갈등의 씨앗은 여전히 남은 상태다.

지상욱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현재 대부분 정강·정책·당헌·당규는 합의를 이뤄냈으나 가장 중요한, 양당 가치 관련한 부분은 사실상 합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국민의당이 중도 대신 '진보'로 수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심각하다고 본다", "두 당 대표가 약속했던 합리적 '중도'가 갑자기 왜 합리적 진보로 바뀌어야만 하는지 설명해달라"는 주문이다. 지 정책위의장은 "이런 식으로 가면 결렬이 될지도 모르겠다"고까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로 의견 차이가 없는 게 비정상"이라며 "(통합 하루 전이지만) 합의가 되는 부분만 발표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합의가 안 되면 통합은 어렵다고 한다'며 재차 관련해 물었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

새 공동대표, 유승민·박주선 유력

통합신당 출범 전날인 12일 오후, 양 당 의원이 함께 처음 대면하는 양당 합동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유승민 대표는 통합 신당의 정강·정책과 관련해 "마지막 합의만 남았다"며 "중도, 보수, 진보 이런 말을 (아예) 다 빼는 것으로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될 만한 단어를 모두 삭제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안 대표는 관련해 "(정확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공통으로, 서로 상대를 배려하자고 강조했다"라고만 애매하게 답했다. 새 정당의 지도부 인선은 13일 발표 예정이나, 새 대표로는 "공동대표를 맡아 지방선거를 책임지겠다"고 한 유승민 대표와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반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합을 완성시키는 것까지가 대표로서의 제 역할이다", "내일부터는 대표가 아니지만, 지위에 관계없이 신당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해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관련 기사: 안철수의 포부 "지방선거, 민주당-바른미래당 대결 될 것").

같은 날, 당내에서 통합을 반대하다 결국 독자 신당을 꾸린 민주평화당은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 기자간담회를 잇달아 열며 "호남 세 곳(광주·전남·전북)에서 광역단체장을 다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조배숙 대표)"고 말했다. 최경환 대변인은 "이제 우리 당은 안철수 대표의 배신의 정치와 완전하게 결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 통합 절차는 오는 13일 통합 전당대회 격인 '수임 기관 합동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바른미래당' 출범대회는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양당 의원끼리 처음 대면한 '바른미래당 추진위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 의원은 20명 정도였다. 여기엔 앞서 통합 관련한 견해를 밝히지 않은 김성식·박선숙 의원을 비롯해 비례대표이자 통합 반대파인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이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