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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합당 하루 전 기자간담회 바른정당과의 공식 합당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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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지금 오만가지 생각이 지금 다 납니다. 한쪽에선 '아 이제 좀 아침마다 마라톤 다시 시작해야지' 하는 생각, 다른 쪽에선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우리 당이 재도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었구나' 하는 보람, 또 '끝이 아니고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각오, 또 다가올 지방선거에 대한 걱정…. 지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듭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당 대표로서 하는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심경이다. 이날 안 대표는 간담회 시작부터 기자들에 농담을 건네고, 자주 웃음을 보이는 등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오는 13일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이 마무리되고 '바른미래당'이 창당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날 예정인 안 대표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그간 통합 과정의 소회, 향후 거취 및 지방선거와 관련한 전략 등을 말했다.

안 대표는 특히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관련해 "(통합) 반대파가 말하는 불법·독단적 통합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 반대파가 가처분신청을 낸 것도 100% 기각됐다. 이만큼 합법적인 전례가 없다"며 정당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이뤄진 밀실 합의와 달리, 국민의당은 대한민국 정치역사 중 처음으로 (통합을) 전당원투표에 부쳤다"며 "저는 솔직히 '반대표가 과반 넘진 않을까' 걱정을 마지막 순간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또 "제가 대선 끝나고 나서 100일 동안 가장 열심히 본 게 '대한민국 정당사'다. 수십 년간 제3정당이 어떻게 (나타나고) 사라졌는지만 집중적으로 봤다. 처음에 국민적 관심을 모은 정당이 얼마나 허망하게 빨리 사라질 수 있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대선 패배로 우리 당 소멸이 가속화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제가 대표로 나선 계기"라고 말했다. "대선 계획이 있다면 대표로 나서는 게 결코 도움 될 리가 없다. 즉 저는 제 미래 계획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나온 것"이라는 설명이다.

"DJ도, YS도 통합 못했던 이유는 힘들었기 때문... 바른미래당, 영호남의 통합"

안 대표는 이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국민의당 전당원투표로 통합이 결정됐고 ▲호남(국민의당)과 영남(바른정당)이 통합되는 의미가 있다며 '바른미래당'의 출범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두 당 통합을 하며 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 일이 가능하지 않았는지를 알았다.이렇게 힘들었기 때문에 DJ(김대중 전 대통령), YS(김영삼 전 대통령)조차도 이 일을 해내지 못했구나(싶다)"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어 "어느 정도 시간이 가면, 지방선거 이전에 다시 양강 구도로 정리가 될 거라고 본다. 결국,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간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부턴 제가 대표가 아니다. 그러나 직위와 관계없이 바른미래당의 성공을 위해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일들 다 하겠다"라고 덧붙여, 향후 지방선거와 관련한 어떤 일이든 맡을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같은 날 오전 회의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저는 바른미래당의 공동대표를 맡아 지방선거를 책임지고 치르겠다. 책임감에서 도망치지 않고 독배를 마시겠다. 그 뒤 지방선거 직후에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 안 대표는 "유 대표는 통합정당의 성공만 생각(대표를 하는 것)하게 되고, 저는 더 많은 분의 합류를 위해 대표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지방선거 출마까지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껏 통합에 집중하는 탓에 거기 신경 쓸 여력이 전혀 없었다.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고 나면 고민해보겠다"라고만 답했다.

안 대표는 이날 또 반대파가 꾸린 민주평화당과 관련해 "민평당은 민주당 2중대를 자처했으니까 항상 그쪽 편을 들 것"이라며 "오히려 저희가 유일하게 결정권 가진 정당이 될 것이다. 저희는 찬성할 게 있으면 찬성하고 옳지 않다면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 국민의당이 해온 일을 저희 당(바른미래당)만이 유일하게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국민의당은 그간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인해 심한 내분을 겪었다. 결국 통합반대파는 따로 민주평화당(민평당)을 지난 6일 창당했고, 통합추진파는 13일 바른미래당 합당을 앞두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녹색 돌풍'으로 화제가 되며 원내 제3정당이 됐던 국민의당은 창당 2년 만에, 바른정당은 창당 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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