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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뉴스 기사를 공유하며 문재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노컷 뉴스는 오보임이 밝혀졌다 |
ⓒ 페이스북 화면 캡처 | 관련사진보기 |
평창올림픽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정확한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사가 있는가 하면, 오보를 내보내는 곳도 있습니다.
2월 10일 <노컷뉴스>는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을 호구로 생각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북한 응원단과 김여정을 추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결론은 <노컷뉴스>의 오보였습니다. 현재 기사는 삭제된 상태이며 <노컷뉴스>는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김일성 가면에 구멍을 뚫어 얼굴에 쓰는 것은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불경죄에 해당합니다. 북한에 대한 무지 또는 최소한의 검증조차 하지 않았던 보도입니다.
<노컷뉴스>의 오보뿐만 아니라 평창올림픽에서는 상식적인 기자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보도 사례를 몇 가지 뽑아봤습니다.
수신료의 가치 'KBS', 북한 응원단 다리에 집착하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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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를 비롯한 언론은 북한 응원단 소식을 보도하면서 다리 부분을 먼저 보여주는 이상한 행태를 보였다. |
ⓒ 임병도 | 관련사진보기 |
북한응원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다퉈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스를 보면 남북한 화해 모드를 위한 보도인지, 에로 영화인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2월 7일 KBS가 보도한 <북 응원단도 도착…"힘 합쳐 잘합시다">라는 영상을 보면 북한 예술단원의 모습을 다리부터 보여줍니다. 성적 호기심이나 긴장감을 유발하는 영화 촬영 기법과 유사합니다.
북한응원단의 다리부터 보여주는 보도는 KBS뿐만 아니라, MBC <13년 만에 다시 온 북한 응원단>, SBS <북 응원단 도착…예술단은 한국 가요도 연습>, JTBC <북 예술단, 시간 지날수록 '미소'>에서도 나타납니다.
MBN이 보도한 <두 차례 리허설>을 보면 남성 응원단은 전신 또는 상반신만 촬영해 보도하고, 여성 응원단은 꼭 다리를 보여줍니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언론의 '성 상품화' 보도 행태입니다.
관음증 환자 'TV조선', 몰카가 국민의 알 권리인가? 2월 10일 TV조선은 '단독'이라며 북한 응원단 숙소를 촬영해 보도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남한 TV를 시청하고 있는 북한 응원단의 모습을 단독으로 포착했습니다"라는 앵커의 말을 듣노라면 '한국에서도 북한 TV를 볼 수는 있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종북이니 색깔론을 내세우려는 보도임은 짐작하겠지만, 그 과정 또한 문제입니다. 숙소에 있는 북한 응원단의 모습을 마치 몰카처럼 촬영했습니다. 만약 타국의 올림픽 선수촌 숙소 내부를 망원렌즈 등을 이용해 촬영했다면 엄청난 문제가 발생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대단한 보도를 한 것처럼 '단독'을 붙였습니다.
TV조선은 앞서 <만경봉 92호 내부 들여다보니…北 예술단, 트레이닝복 차림 리허설>에도 '단독'이라며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쯤 되면 관음증 환자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TV조선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가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라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대한민국 국민 누가 북한 응원단 숙소를 알고 싶어 하는 '관음증'을 가졌는지 오히려 되묻고 싶습니다.
평창올림픽 최악의 보도 '연합뉴스', 화장실까지 따라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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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는 북한 여성응원단원이 화장실에 있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
ⓒ 임병도 | 관련사진보기 |
지난 2월 7일 <연합뉴스>는 북한 여성 응원단원이 화장실에 있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습니다. 외부 전경도 아니고 화장실 내부에서 차례를 기다리거나 화장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여성 기자가 따라가 촬영했다고 해명했지만, 여성이 여성을 촬영한다고 범죄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같은 여성으로서 인지하고 보호해야 할 사생활마저 클릭을 위한 장사로 이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도쿄 지국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역겹다. 이러니까 '기레기'소리가 나오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인지 참담할 지경입니다.
언론과 기자는 공익을 추구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기자 중에는 목숨을 바쳐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 제대로 된 기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언론 대다수를 보면 공정성보다는 흥미와 선정성 보도가 주를 이룹니다.
기자를 향한 비난을 악플이라고 욕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왜 '기레기' 소릴 듣는지 반성부터 해야 기자라고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