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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자응(장흥)에 뭔 일이랴?"

"전라도 자응"은 전라남도 장흥을 말한다. 아마도 전라도 사람들은 장흥을 "자응"이라고 발음하는 모양이다.

장흥문화원의 공모와 장흥군, (재)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웹툰 <갑오 1894, 동학 최후의 결전 – 장흥 석대들전투>가  ㈜링거스커뮤니케이션즈에서 총 15화로 제작되었다. 문화콘텐츠 상품개발 및 보급 사업의 일환이다. 전남 장흥은 갑오년 1894년, 동학 최후의 결전인 석대들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동학'이라고 하면 녹두장군 전봉준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여성동학도 이소사와 석대들전투, 옥산전투에서 농민군을 지휘한 10대 청년 최동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좌 :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진군의 나팔. 강태회. / 중 : 웹툰 갑오 1894 동학 최후의 결전, 장흥 석대들 전투.  / 우 : 고일권 웹툰작가. 장석우 스토리작가. 임성권 프로듀서. 박성환 링거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등
 좌 :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진군의 나팔. 강태회. / 중 : 웹툰 갑오 1894 동학 최후의 결전, 장흥 석대들 전투. / 우 : 고일권 웹툰작가. 장석우 스토리작가. 임성권 프로듀서. 박성환 링거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등
ⓒ 김미진. 위종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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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0년 남짓한 그 시절,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사상 아래 사람이라면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배운 양반들을 따라 나선 것이 아니라 지난 2016년 광화문에서 촛불을 든 것과도 같은 시민혁명인 셈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최후의 결전지였던 장흥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지 궁금해진다. 비록 미완성의 농민혁명이지만 당시 뜨거웠던 기억들이 2018년 '자응'에 사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어떤 DNA를 물려 주었기에 '자응'이 제일 먼저 봄을 맞이 하고 있는걸까?

「월림마을 할매들의 시와 그림, 그리고 이야기」전시회 풍경
 「월림마을 할매들의 시와 그림, 그리고 이야기」전시회 풍경
ⓒ 변대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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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림마을 할매들의 시와 그림, 그리고 이야기」전시회 풍경
 「월림마을 할매들의 시와 그림, 그리고 이야기」전시회 풍경
ⓒ 변대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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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림마을 할매들의 시와 그림, 그리고 이야기>전이 카페 물고기들의 숲에서 지난 3일까지 열렸다. 소박한 할머니들의 첫 시낭송회였다. 벽면을 가득 매운 '월림마을 할매'들의 시와 그림이 할머니들의 목소리로 낭송이 될 때 자리에 참석한 마을 사람들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평생 시집 한 권 읽어 보지 못했을 '월림마을 진짜 시인 할매'들의 살아온 진솔한 이야기들이 꽁꽁 얼어붙은 탐진강마저 슬슬 쓰다듬어 흘러 내리게 해서 아마도 제일 먼저 봄을 맞이 하는듯하다.

동백꽃 - 박연화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
어쩜 저렇게 예쁠까
아름다운 동백꽃
푸르른 너예잎 변함이 없구나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변함없는 너에 모습
부럽기도 하구나
나도 너처럼 피고 지고 또 피면
얼마나 좋을까
저 세상에 가더라도 다시 올 수 있다면
백년이고 천년이고
못 다한 꿈도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는 23일까지 카페 물고기들의 숲에서는 '전남 자응' 출신 변대섭 작가의 개인전 <불속에 산다>가 전시된다. 그림을 보러온 동네 친구들이 "대섭아, 그림이 거시기 허다잉" 하고 말하고, 이에 변 작가는 "거시기하져, 잉? 그릴 때 맴이 쪼까 거시기 했으라" 한다.

변정대섭 1-1전 <불속에 산다> 전시회 풍경
 변정대섭 1-1전 <불속에 산다> 전시회 풍경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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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 웬만한 의미를 다 넣어봐도 통 할 것만 같은 '자응'의 언어다. 어쩌면 우리나라 최고로 유명한 화가는 아닐지라도 '자응'의 최고 인기 화가인 것만은 확실하다. 고향 친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연 전시회에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변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행복한 화가일 것 같다. 1억 7936만 달러에 낙찰된 '알제의 여인들'을 그린 피카소보다 말이다. 행복은 돈을 가진 정도와 무관하다.

그도 그럴 것이 변작가에게 "그림이 안 예쁘다", "칙칙해", "화사한 넘들로 좀 그려 봐" 하면서도 구입해간 '고객'들이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그 고객은 변 가의 그림을 마음으로 읽는 특별한 고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좌 : 일상들(drawing)2014~2018  우 : 취중(다짐).  캔버스에 유채. 10F.  2018
 좌 : 일상들(drawing)2014~2018 우 : 취중(다짐). 캔버스에 유채. 10F. 2018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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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절망에 관하여.  캔버스에 유채. 10F.  2015.  /  우 : 침묵들.  캔버스 유채.  50F.  2015.
 좌 : 절망에 관하여. 캔버스에 유채. 10F. 2015. / 우 : 침묵들. 캔버스 유채. 50F. 2015.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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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어른들이 "살아보니 별거 없더라"고들 하신다. 별거 없는 것 같은 삶에 마음을 나누고, 옳다고 믿었던 것들은 DNA로 후세에 전하고, 평생 이름 석 자밖에 안써본 할머니들이 시인이 되고, 마음으로 작가의 그림을 읽어내는 백아와 종자기 같은 친구들이 사는 '전남 자응'.

누군가가 노후를 시골에서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 한다면 두말 안하고 '전남 자응'을 권하고 싶다.


태그:#장흥, #변대섭, #석대들전투, #월림마을 할매, #위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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