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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강을 따라 걸으며 작별을 아쉬워하다

핑강의 나콘핑 다리
 핑강의 나콘핑 다리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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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앙 캐우 레스토랑에서 강을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나콘핑(Nakhon Ping)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는 도성 안팎으로 형성된 치앙마이 구시가지와 핑강 동쪽 신시가지를 연결해 준다. 우리는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 쪽으로 가며 강의 양쪽을 잠깐 살펴본다.

전체적으로 구시가지 쪽의 야경이 조금 더 화려하다. 그것은 강 서쪽에 시청, 미국영사관, 적십자사 같은 공공건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강 동쪽에는 호텔, 식당, 갤러리 등이 있어 조명이 덜한 편이다.

다리의 동쪽 끝에는 20층 정도 되는 삼센(Samsen) 빌라가 자리 잡고 있다. 주변에서는 가장 높은 빌딩이다. 또 내부 시설이 잘 된 관광호텔도 있다. 강변으로 식탁과 의자를 설치해 놓고 영업하는 음식점들도 보인다. 그것은 이 지역이 강쪽으로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강을 건너 도성까지 가보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30분 정도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을 따라 조금 더 걷는 것으로 만족한다.

태국의 승려
 태국의 승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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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강변에 로비를 갤러리처럼 꾸민 디자인 호텔이 있어 그곳의 그림들을 감상한다. 그림의 오브제가 코끼리, 사원, 승려 등으로 상당히 태국적이다. 색깔도 아주 화려하고 인상적이다. 태국 사람들의 그림은 또 평면적인 특징이 있다.

함께 한 회원들로부터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 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주어진 시간이 되지 않았음에도 조바심을 내는 가이드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이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야 한다. 

갈 때가 되어서야 자료를 좀 더 구할 수 있었다

치앙마이 국제공항
 치앙마이 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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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국제공항은 시내 서남쪽에 위치한다. 시내에서 거리가 가까워서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하니 저녁 8시다. 비행기 출발시간이 11시 30분이니 여유가 있다.

나는 출국수속하기 전 치앙마이 관련 자료를 찾아본다. 다행히 지도와 책자를 구할 수 있었다. 지도는 'Chiang Mai 3D Map'과 'Map Chiang Mai'다. Chiang Mai 3D Map은 영어로만 되어 있고, Map Chiang Mai은 태국어, 영어, 중국어가 함께 들어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Map Chiang Mai가 훨씬 유익하다. 그래픽을 사용하면서도 지도가 사실적이다. 지도의 크기가 4절지여서, 치앙마이 전체를 포괄한다. 치앙마이 역사와 사원에 대한 설명이 나와 더욱 좋다. 게다가 색인(Directory)까지 있어 원하는 곳을 찾는데도 유리하다.

나는 첫날 호텔에서 영어와 일본어로 된 치앙마이 지도를 얻을 수 있었고, 둘째 날 한국 식당에서 영어와 한국어로 된 치앙마이 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그 지도의 도움을 받았지만, 세 가지 언어로 된 Map Chiang Mai를 좀 더 일찍 입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치앙마이 나이트 바자르(야시장)
 치앙마이 나이트 바자르(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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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입국장에서 얻은 또 하나의 자료는 일본어로 된 <Lanna Runna>라는 소책자다. 주식회사 호코모(フォコモ)에서 발행한 것으로, 6개월에 한 번씩 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글뿐 아니라 사진, 지도, 그래픽에 만화까지 있어 가독성이 좋다.

내용은 추천관광지, 커피순례, 요리, 식당, 사원, 시장, 호텔과 여행사, 지도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커피순례가 독특하고, 요리와 시장 부분이 자세한 편이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요리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는데, 이 자료를 미리 입수했더라면 태국음식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 여행사도 이런 정도의 자료는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

국내 메이저 여행사들이 아직 그 정도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자료를 보니 치앙마이에는 일본영사관이 있어 이와 같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 같다. 여행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뒤처져 있다.

도이수텝 사원의 와불
 도이수텝 사원의 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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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여행을 정리하고 여행기를 쓰면서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 있다. 하그리브(Oliver Hargreeve)가 쓴 <치앙마이 탐구. 도시 계곡 그리고 산: Exploring Chiang Mai. City, Valley & Mountains>이다.

1997년에 처음 발행되었고, 2017년 개정 5판이 나왔으니 꽤나 있기 있는 책이다. 224쪽 짜리 책으로 내용도 풍부하다. 역사, 문화, 예술, 음식, 축제, 공예, 기후, 교통까지 다루고 있다.

지역은 크게 둘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큰 축이 치앙마이이고 다른 한 축이 계곡과 산으로 이루어진 태국 북부 지역이다. 그러므로 태국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치앙라이와 골든 트라이앵글까지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돌아오는 길에 치앙마이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여행기를 쓰면서 사원 부분이 가장 어려웠는데, 그 어려움을 해결해 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사원의 구조, 역사, 문화유산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번 치앙마이 지역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와트 체디루앙의 법당
 와트 체디루앙의 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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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다음번 치앙마이 여행을 하게 되면 꼭 찾아보아야 할 곳을 알게 되었다. 치앙마이 불교와 사원을 제대로 한 번 찾아보고 싶다. 구시가지에만 38개의 절이 있고, 시내 전체에 90개 정도의 절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절 중 700년이 넘은 것이 여럿 있고, 500년이 넘는 것도 10여개나 된다. 그 중 서너 개 밖에 보질 못했으니, 나머지 10개 정도의 고찰을 찾아보아야 한다. 또 람푼(Lamphun)과 람팡 지역의 고찰도 꼭 가보고 싶다. 그것은 그 지역에 치앙마이보다 먼저 생긴 절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본 지역 중에는 도이인타논 국립공원과 위앙꿈깜을 다시 가보고 싶다. 도이인타논 국립공원는 볼거리가 너무 많은데, 대표적인 곳만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앙꿈깜은 일부 유적만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또 치앙마이 구시가지 도성을 걸어서 완벽하게 한 바퀴 돌아보고 싶다. 툭툭이를 타고 도성을 돌아보았기 때문에 보지 못한 곳이 너무 많다. 이번에는 야간에 도성을 돌아보았으니 다음번에는 주간에 천천히 한 번 돌아보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치앙라이주 국경 도시 치앙샌을 방문했지만, 메콩강 크루즈 외에는 한 것이 없다. 치앙샌이 란나왕국의 초기 수도로, 그 당시 만들어진 문화유산이 대단한데, 그것을 지나쳤으니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이건 정말 무지의 소치다. 다음번에는 치앙라이 지역을 찾아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치앙샌에서는 하루 정도 묵으며 도성과 사원유적을 제대로 찾아보아야겠다.   

축제 때 시간을 맞춰 다시 한 번

2016 치앙마이 꽃축제 포스터
 2016 치앙마이 꽃축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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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고산족 마을을 방문하고 많은 후회를 했는데, 다음 번 여행에서는 민속촌 형태의 마을이 아닌 진정한 고산족 마을을 찾아보아야겠다. 가식이 없는 삶의 방식을 알아보고, 그들의 문화와 예술을 살펴보는 기회를 가지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그러한 현장 방문 역시 현지여행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훌륭한 가이드를 만나야 하니 어려운 일이긴 하다. 가능하다면 고산족의 양귀비 재배 현장도 한 번 찾아보고 싶다. 양귀비는 해발 85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여행은 계절과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동남아시아 여행은 덥지 않은 건기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태국의 건기는 12월부터 3월까지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우리의 겨울철에 이 지역을 찾게 된다. 그러므로 동남아 여행은 자연스럽게 따뜻한 남쪽나라로 떠나는 피한여행이 된다.

여행 스케줄을 축제와 맞춘다면 1월말에서 2월초가 괜찮을 것 같다. 1월 셋째 주 주말에 보상 우산 축제가 열리고, 2월 첫째 주 주말에 치앙마이 꽃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여행을 1월 상순에 하는 바람에 이들 축제를 볼 수 없었다.

부처님 탄생을 표현한 부조
 부처님 탄생을 표현한 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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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대표축제라고 하면 4월의 송크란(Songkran) 축제와 5월의 부처님 탄생축제, 추수감사제에 해당하는 로이끄라통(Loi Khratong) 축제가 있다. 송크란 축제는 태국식 새해인 4월 13일부터 시작된다. 이때부터 우기가 시작되고 농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송크란 축제에서는 사람들이 물을 뿌리며 비가 많이 오기를 기원한다. 부처님 탄생축제는 5월 15일에 한다. 그것은 1956년 11월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대회에서 양력 5월 15일로 통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이끄라통 축제는 음력 10월 보름 3일 동안 진행된다. 그러므로 양력으로는 대개 11월 중하순이 된다. 축제기간 동안 사람들은 밤에 끄라통이라는 불리는 유등(流燈)을 강물에 띄워 보낸다. 이때 유등에 향료, 꽃, 초, 동전 등을 넣어 보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풍요을 가져다 준 신에 대한 감사와 기원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유등 외에 풍등을 하늘로 띄워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핑강 주변으로 모여 불꽃축제를 벌이기도 한다. 이러한 행사가 가능한 것은 이때부터 태국북부 지방이 건기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로이끄라통 축제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기를 기원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이들 축제를 다 보려면 태국에 1년은 살아야 하니 불가능하고,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태국에는 무비자로 3개월 체류할 수 있으니, 11월 로이끄라통 축제 때 와서 2월 꽃축제까지 머물며 여유 있게 태국 문화를 체험하면 좋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태국 북부 여행 기사는 13회로 마감합니다.



태그:#핑강, #치앙마이 국제공항, #불교사원, #고산족 마을,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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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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