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페리의 첫 내한 공연은 오는 4월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케이티 페리의 첫 내한 공연은 오는 4월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 AEG Presents·PAPAS E&M


팝 스타 케이티 페리(Katy Perry)가 데뷔 이후 첫 내한 공연을 확정했다. 이번 공연은 'WITNESS: The Tour'의 일환으로 오는 4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27m 길이의 돌출형 무대에 올라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팬들을 만난다고 한다.

케이티 페리는 '기록의 여왕'이다. 10대 시절 케이티 허드슨(Katy Hudson)이라는 이름으로 CCM 앨범을 냈다가 실패를 맛본 이후, 그녀는 과감하게 방향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I Kissed A Girl'이 예고편이었다면 본 게임은 2010년에 발표한 < Teenage Dream >과 함께 시작된다. 이 앨범에서 그녀는 전통적인 '핀업 걸' 이미지를 내세웠고, 팝계의 대표적인 섹스 심벌이 되었다. 이 앨범은 기록적인 성공을 거뒀는데 한 앨범에서 'Teenage Dream', 'California Gurls', 'Firework' 등 다섯 개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이 탄생한 것이다. 이것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 Bad > 이후로는 전무했던 기록으로 여성 뮤지션으로서는 유일한 것이다.

케이티 페리, 예기치 못한 하락세 겪었지만

호조를 이어가 'Roar', 'Dark Horse'를 내세운 앨범 < Prism >까지, 그녀의 성공 가도는 끊길 줄 몰랐다. 2015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가수'로 기록되었으며 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의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 이전까지 지속되었던 라이브 실력에 대한 논란 역시 이 퍼포먼스와 함께 불식되었다. 별똥별 모양의 구조물을 타고 'Firework'을 부르는 모습은 '팝의 여왕'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을 만큼 근사했다. 그녀의 공연은 역대 슈퍼볼 하프타임 쇼 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단연 케이티 페리의 커리어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유튜브 조회 수 10억 건이 넘는 뮤직비디오를 4개나 보유하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케이티 페리는 지난해 발표한 < Witness >와 함께 예기치 못한 하락세를 맛보게 된다. 매력적인 멜로디의 부재 때문이었는지 'Swish Swish', 'Bon appétit' 등 대부분의 싱글이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기록의 여왕'에게 있어 유독 초라한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숙적인 테일러 스위프트가 케이티 페리를 겨냥한 노래 'Look What You Made Me Do'를 히트시키고, 뮤직비디오에서 그래미 트로피를 들고 케이티 페리를 조롱할 때 케이티 페리는 그저 지켜보아야만 했다(케이티 페리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여러 차례 공연했지만, 단 한 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반면 테일러 스위프트는 올해의 앨범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는 등, 그래미의 여왕으로 올라선 지 오래다).

사회적 행보 이어온 케이티 페리

 2015년 슈퍼볼 공연은 케이티 페리 커리어의 정점이었다.

2015년 슈퍼볼 공연은 케이티 페리 커리어의 정점이었다. ⓒ 케이티 페리 공식 페이스북


물론 이 앨범에서도 성취는 있다. 케이티 페리와 맥스 마틴, 시아 풀러가 함께 만든 'Chained To The Rhythm'은 지난해 들었던 댄스곡 중 가장 인상적인 노래였다. 흥겨운 디스코, 레게홀 리듬 위에서 제법 예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곡은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한 곡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대중을 향해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를 주문하고 있기도 하다.

"So comfortable, we're living in a bubble, bubble,
So comfortable, we cannot see the trouble, trouble."
"몹시 편하게, 우리는 거품 속에 살고 있잖아
편안한 삶이지만, 우리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못 보고 있잖아."
- 'Chained To The Rhythm' 중

케이티 페리는 아마 우리나라였다면 '소셜테이너'라는 수식어를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하고, 총기 규제 탄원에 이름을 올리는 등 사회적 행보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Chained To The Rhythm'의 가사만 보아도 느껴지지만, 이러한 최근의 가치관이 앞으로 그녀의 음악에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도 흥미롭다. < Witness >는 아쉬운 결과물이었지만, 이전의 팝 음악에 머물지 않겠다는 자세만큼은 엿볼 수 있었다.

어떤 싱글과 앨범이 나오는가 만큼 중요한 것은 어떤 공연을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케이티 페리는 나이가 들수록 더 안정적이고 힘 있는 라이브를 보여주고 있다. 'Roar', 'Firework' 등 그녀의 많은 히트곡들이 폭발하는 에너지를 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행운이다. 오는 4월, 공연장을 수놓을 행복한 떼창을 기대해본다. 케이티 페리의 첫 내한 공연 예매는 오는 20일 정오에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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