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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언론노조 YTN지부(위원장 박진수 아래 YTN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 넘었다. YTN은 파업에 돌입한 다음날(2일) 경찰이 사옥에 진입하는 등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후 최남수 YTN 사장은 '노조에게 집단린치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대체 2일 YTN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경찰이 언론사 사옥에까지 들어온 걸까. 또 최 사장은 왜 '집단린치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걸까. 지난 5일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서 김현미 YTN 촬영기자를 만났다. 다음은 김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이번 파업은 '바른 뉴스' 만들어보자는 싸움"

 김현미 YTN 촬영기자
 김현미 YTN 촬영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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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에 돌입한 지 5일째잖아요.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5일 되었는데도 처음 시작할 때의 열기가 이어져 오는 것 같아요. 오히려 파업 참가 인원이 더 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혀 흔들림 없는 것 같습니다."

- 시청자 중에는 '정권교체 된 후 사장도 바뀌었는데 왜 파업하지?'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텐데요.
"정권이 교체 된 것과 별개로 이전 정부에서 일어났던 언론 장악 시도가 YTN에선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보시면 되고요. 저희는 MBC, KBS와 달리 공적자금이 투입된 주식회사입니다. 따라서 이사회를 통해 사장이 선임되는데, 그 과정이 MBC, KBS에 비해 좀 더 복잡한 것 같아요. 이번 사장 선임을 전 정권의 적폐라고 볼 순 없어도, 그때 이득 본 사람들이 여전히 경영 라인에 많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에 의해서 사장이 선임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긴 거 같아요.

최남수 사장은 저희가 선임되기 이전부터 반대 의견을 표시한 유일한 후보였는데 결국 사장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추가적으로 드러난 잘못된 언론관이 구성원들에게 더 충격을 줬죠. 그런데도 '이 사람과 같이 가되, 보도국 독립만은 이뤄내서 방송을 정상화하자'는 생각으로 합의안을 받아들이고 주주총회 통과를 막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 사장이 들어오고 일주일도 안 돼서 그 합의를 깨버린 겁니다. 특히 보도국장에 관한 부분이라 더 용납할 수 없었고요. 그렇게 파업이 시작됐습니다. 따라서 저희 싸움은 정권의 변화와 상관없이 지난 10년간 어떤 자리를 가지고 뉴스를 이용했던 세력과 '보도국만이라도 정상화해서 바른 뉴스 만들어보자'는 시대정신의 싸움, 그 연장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현재 YTN 방송이 나오는데, 그건 어떻게 된 거죠?
"지금 구성원들이 꽤 빠져 있지만, 저희 회사도 지난 10년 동안 비정규직이 많이 생겨난 사업장이에요. 그래서 노조원이 아닌 사람도 있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간부진과 몇몇 사원들과 필수 인력이 조금 있어요. 어느 정도 방송을 유지할 수 있는 거죠."

- 파업은 방송을 파행시키려는 건데 필수 인력은 왜 남기냐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저희가 제조 사업장 파업처럼 완전히 가동을 중단하는 건 어차피 불가능해요. 노사 협의에도 필수 인력은 남겨두도록 되어 있고요. 파업하더라도 최소한의 방송이 나갈 수 있는 인력을 사측이 요구할 수 있어요. 노사 협의를 통해 파업 중에도 최소한의 방송은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 2일엔 사옥에 경찰이 들어왔다던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그날 오전에 최 사장이 MBC 뉴스에 출연해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말을 공공연하게 해 버린 거죠. 그래서 노조원들의 분노가 올라가 있는 상태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사장이 출근했단 말을 듣고 '언제든 대화하자고 했으니까 얘기해 보자'고 올라갔습니다. 사장은 아예 안 나오고 대표 몇 명만 들어와서 얘기하라고 하더라고요.

'대표 몇 명이 가서 얘기하는 거 이제 못 믿는다. 당신이 나와 다 같이 얘기해보자' 했더니 처음엔 안 나오고 버티더라고요. 그러다가 퇴근하겠다고 나왔는데 그때부터 구성원들이 가지 말고 얘기하자고 한 거죠. 그런 상황이 길어져서 5시간 가까이 대치하게 되었습니다. '왜 방송에 나가 거짓말했냐'부터 시작해서 '합의 파기됐고 우리는 이제 대화로 풀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빨리 사퇴하든지 우리와 전면전을 선포하든지 해라'라는 말들을 절박하게 했습니다.

최남수 사장도 중간엔 앉아서 저희와 아이스크림도 먹을 정도로 편안하게 얘기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저희는 '지금 당장 답을 내놓으라'고 하고 그쪽에서는 '지금 답할 수 없는 상황'이란 말이 오갔습니다. 최 사장도 나가려면 며칠까지 얘기하겠다는 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7일에 내가 말할게'라고 하고 나가게 된 거예요.

그런데 나가는 그 순간 경찰들이 올라오고 있었던 거죠. 거기서 또 구성원들이 화가 난 거죠. '겉으로는 대화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경찰까지 부르고 이러면 되나. 언론사에 공권력이 투입된다는 게 말이 되나. 우리가 무슨 폭력적으로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했고, 최남수 사장은 '내가 부른 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 이후 최 사장은 노조원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했다고 주장하던데.
"저는 2008년에 입사해서 10년의 상황을 거의 다 겪어왔는데, 그사이 있었던 일들에 비하면 그날 상황이 그렇게 강했다고 느껴지진 않았어요. 그날 방송에 나가서는 '대화하자'고 하면서 올라오면 문 잠그는 상황에 항의하는 구성원들이 많았어요. 오히려 최남수 사장의 행동이 구성원들의 분노를 크게 만들었죠.

그 전에 낙하산 사장이 왔을 때는 그날보다 더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경찰이 온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2008년에도 한 번만 경찰이 온 적이 있었고. 그때는 더 상황이 안 좋을 때였거든요. 구성원들이 잘못된 걸 항의하는 건데 '이 정도 얘기도 못 하냐'는 생각이 드는 거죠."

- 폭력적인 게 있었나요?
"전혀 몸에 손을 대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여기서 '폭력적'이라고 얘기하는 게 목소리가 높아지거나 조금 비아냥거린 것을 본인은 폭력적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그걸 그렇다고 '집단린치'라고 표현한 건 너무 과격한 표현인 거 같아요,"

- 오늘(5일) CBS 라디오에 박진수 위원장과 최 사장이 같이 출연했는데 어떻게 들으셨어요?
"거기서도 최 사장은 계속 거짓말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도 '제가 녹취록을 가지고 있는데, 최남수 사장에게 보도국장 임명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하잖아요. 제3자가 봐도 그날 이야기를 쭉 보면 합의가 된 상황으로 보여서, 그걸 지켜야 하는 것이 맞아요. 최 사장은 처음엔 '확답한 건 아니었다'고 하다가 지금은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말하는 거예요. 오늘(5일) 아침도 그 연장선상에서 계속 말 바꾸기하고 지금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았어요. '이 사람이 사장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더욱 강하게 들어요."

- 이날 노종면 YTN 기자는 "후배들 상대로 소송하지 말고 우리를 해고하고 징계하라"고 했다던데 그걸 듣는 노조원들 마음이 아프셨을 거 같아요.
"그렇죠. 회사도 그걸 알아서 가처분 신청 낼 때 복직자 선배들은 일부러 뺀 게 아닐까 생각해요. 하지만 선배들 입장에서는 반대로 자기들이 아니라 후배들 이름이 들어 있는 게 마음 아프셔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아요. 저희들끼리는 서로를 더 걱정하면서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 최 사장은 "지금 노조가 벌이고 있는 일들은 공정방송 투쟁이 아니"라며 "노조 측이 사장이 안 됐기 때문에 사장이 가진 권한을 최대한 빼앗아 사장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을 가지고 사장으로 취임한 제가 비민주적 압박과 집단의 힘에 의해 중도 하차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하던데.
"그런 생각 때문에 평행선을 달리는 거죠. 저희는 최 사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계속 파업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최 사장의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도 나왔던데.
"저는 학생 시절부터 위안부 할머니에게 관심이 있어서 '전쟁 중에 안 그런 나라 있냐?'고 최남수 사장이 발언했다는 증언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런데 '간호사에 대해서도 트위터에 이상한 상상을 드러내는 글을 쓴 사람이니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했죠. 최 사장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만, 그렇게 신빙성이 떨어지는 증언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조합원들 입장에서 '뭐가 더 나와야 물러날까'란 생각도 들 거 같은데.
"그렇죠. 사실 지금까지 나온 내용들만 보더라도 언론사 사장하기에는 누가 봐도 부적격하잖아요. 그러니 본인 스스로도 빨리 깨닫고 사퇴하는 게 최소한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저희도 파업 빨리 접고 싶어요. 이렇게 버티면 파업도 장기화 되는 거니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빨리 사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일 두려운 건 파업 장기화... 좋은 보도 하고 싶어

 김현미 YTN 촬영기자
 김현미 YTN 촬영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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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가장 우려되는 건 무엇인가요?
"당장에 제일 두려운 건 최 사장이 사퇴 안 하고 버텨서 파업이 장기화되는 거예요. 저희도 생활인인데 파업을 하면 월급을 받을 수가 없고,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다들 힘들기는 할 거예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두려운 건 파업이 힘들어서 눈 감고 지나간다고 했을 때, 다시 지난 10년이 연장되는 일입니다.

힘이 강한 사람들의 눈치를 봐서 약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을 보도하지 못하고, 그걸 조금이라도 보도하려면 싸워야만 하는데 그런 일을 계속하고 싶지 않거든요. 꼭 알려져야 하는 정의에 대한 것이라면 반드시 기사를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10년간 강자에게 민감한 걸 보도하려고 하면 꼭 누군가와 싸워야 했고, 보도한다고 해도 매우 약하게 할 수 있었거든요.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고도 이것이 정의라면 무엇이든 기사화할 수 있고 방송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걸 못하게 되는 상황이 저희에게는 더 무서운 것 같아요."

- 촬영기자시잖아요. 여성은 YTN에서 유일하던데 힘들지 않으세요?
"10년 일해서 육체적으로 힘든 건 이제 크게 느껴지지 않아요. 여성으로서라기보다 촬영 기자로서 제일 힘든 것은 어떤 현장에 갔을 때 저희가 크게 도움 되지 못해서, 저희가 외면받는 상황이 올 때에요. 저희는 카메라에 로고가 있어서 어느 방송사인지 단번에 알아보거든요. 찍으려고 하면 막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일을 취재기자 보다 훨씬 많이 겪어요. 그런 상황이 힘들지 여자라서 힘든 건 이제 그렇게 크지 않아요."

-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저도 여자가 이렇게 없는 줄 모르고 지원했어요. 원래 전 PD가 되고 싶어서 지원했거든요. YTN은 취재기자와 촬영기자가 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촬영기자가 조금 더 PD와 가까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촬영 기자로 지원했죠. 면접 과정에서 여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저도 좀 놀랐어요. 여자가 없다면 내가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면접 보면서 더 한 것 같고. 운 좋게 저를 뽑아주셔서 시작하게 됐는데 적성에 맞더라고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신다면.
"많은 분이 저희에게 공감해 주시고 관심가져 주셔야 YTN 사태 해결이 가능할 거예요. YTN은 어차피 보지 않는 방송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더 좋은 뉴스 할 수 있도록 저희에게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YTN 보면 힘이 난다'는 느낌 받으실 수 있도록 반드시 '공정방송'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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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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