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대표 애덤 리펀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비판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대표 애덤 리펀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비판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평창 동계올림픽에 미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대표로 나서는 애덤 리폰이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만남을 거부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리폰은 펜스 부통령에 올림픽 개막에 앞서 미국 선수들을 격려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성애자를 아픈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리폰은 '커밍아웃'하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초의 미국 선수다. 지난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피겨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낸 브라이언 보이노도 동성애자였지만 올림픽이 끝난 후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했다.

그러나 독실한 기독교도이자 강경 보수파로 꼽히는 펜스 부통령은 지난 2000년 하원의원 선거 당시 "성 정체성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치료를 돕는 기관에 후원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리폰은 주니어 시절부터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받았으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주변의 은퇴 권유를 뿌리치고 재도전해 피겨 선수로는 다소 늦은 29세의 나이에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알리는 애덤 리폰 소셜미디어 갈무리.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알리는 애덤 리폰 소셜미디어 갈무리. ⓒ 애덤 리폰 트위터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은 리폰은 캐나다에서 김연아와 함께 훈련했고, 이때 맺은 인연으로 2009년 한국에서 열린 김연아의 아이스쇼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자 "어린 시절 성 소수자 스포츠 선수로서 롤모델이 없었다"라며 "그러나 이제는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통해 성 소수자라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믿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동성애자는 나를 정의하는 단어가 아니다"라며 "스포츠 선수로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삶으로 사람들에게 존중받고 싶으며 나의 성 정체성은 아주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리폰의 공개 비판으로 논란에 휘말린 펜스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내가 동성애자 치료 기관을 후원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라며 "모든 미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애덤 리폰 마이크 펜스 피겨 스케이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