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삼지연관현악단 등 강릉 공연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이날 공연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J에게,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과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 교향곡이 포함됐다.

▲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등 강릉 공연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 ⓒ 사진공동취재단


공연장 밖에서 북측 예술단 기다리는 시민들 "우리는 하나다"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트센터에서 열린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성황리에 끝나자, 공연 관람에 당첨되지 않아 밖에서 북측 예술단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고 있다.

▲ 공연장 밖에서 북측 예술단 기다리는 시민들 "우리는 하나다"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트센터에서 열린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성황리에 끝나자, 공연 관람에 당첨되지 않아 밖에서 북측 예술단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우리의 소원은 통일> 부르는데 가슴이 뭉클하더라. 역시 우리는 한민족이구나 싶었다. 감격했다."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아래 예술단) 공연을 관람하고 나온 최돈진(65, 남)씨는 공연을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앵콜을 외쳤지만 받진 않았다. 우리 대중가요가 나올 땐 손뼉도 치고 그랬다"는 말도 덧붙였다. 평창에서 온 박덕수씨도 "아주 상당한 실력의 공연이었다. 설렘과 기대가 많았는데 그만큼 만족도 크다"면서 "통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절절히 들 정도로 (공연이) 잘 이뤄졌다"고 호평했다.

▲ 북측 삼지연 관현악단 강릉 공연 실황 ⓒ 정현덕


8일 밤 9시 50분께 북측 예술단의 첫 공연이 열린 강릉아트센터를 나서는 시민들의 얼굴은 밝았다. "눈물이 날 뻔했어",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한 것 같아"라며 말을 주고받거나, 자신의 휴대폰에 담긴 공연 사진들을 넘기면서 "이북 사람들 딱딱하다 그러는데 현송월이나 예술단원들 표정이 너무 밝고, 지휘자들도 너무 경쾌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춤을 살짝살짝 이쁘게 추더라", "사랑 노래, 내가 좋아하는 우리 노래들이 많아서 좋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오마이뉴스> 취재진과 만난 이외수 작가는 "제일 인상적인 공연은 <쨍하고 해뜰날>이었다. 예전에는 (북측 공연이) 체제를 찬양하는 목적이 뚜렷한 예술도구로 쓰였는데 오늘은 정말 소통의 도구로 가져온 것 같다"면서 "특히 남한 노래인 <홀로 아리랑>이 시작될 땐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15년 만에 다시 열린 북측 예술단의 강릉 공연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성공적이었다.

익숙한 노래 '반갑습니다'로 공연 시작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려 첫곡으로 북측곡 “반갑습니다“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익숙한 노래 '반갑습니다'로 공연 시작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려 첫곡으로 북측곡 “반갑습니다“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삼지연관현악단 화려한 강릉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려 북측곡 “반갑습니다“, 한국곡 ”j에게,"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을 비롯한 서양 교향곡 다수를 메들리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삼지연관현악단 화려한 강릉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 ⓒ 사진공동취재단




삼지연관현악단 화려한 강릉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려 북측곡 “반갑습니다“, 한국곡 ”j에게,"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을 비롯한 서양 교향곡 다수를 메들리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삼지연관현악단 화려한 강릉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 ⓒ 사진공동취재단




<반갑습니다>로 시작해 <다시 만납시다>로 끝났다

현장 분위기는 공연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강릉아트센터 앞에는 공연 시작 4~5시간 전부터 각종각양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북측 예술단을 취재하려는 내·외신 기자들과 경계를 위해 배치된 경찰, 200대 1에 육박하는 경쟁을 뚫고 관람권에 당첨된 전국 각지의 시민들까지, 모두 일찌감치 공연장 앞을 채웠다. 

경북 구미에서 동생과 함께 온 김아무개(25, 여)씨는 "뉴스에서 (북측 예술단이) 내려온다고 해서 어떻게 공연하는지 많이 궁금해 응모했는데 당첨됐다. 버스 타고 4~5시간 걸려서 온 것"이라며 "이선희의 'J에게'를 어떻게 부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통일이 어서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탈북해 이곳 강릉에 정착한 이도 있었다. 이름·나이 등을 밝히길 꺼려한 60대 여성은 "가장 앞자리에 앉아서 보고 싶어서 일찍 왔다"라며 "이게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거냐. (친구들도) 다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삼지연관현악단 화려한 강릉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려 북측곡 “반갑습니다“, 한국곡 ”j에게,"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을 비롯한 서양 교향곡 다수를 메들리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삼지연관현악단 화려한 강릉 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 ⓒ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등 강릉 공연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이날 공연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J에게,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과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 교향곡이 포함됐다.

▲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등 강릉 공연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 ⓒ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예술단 공연 관람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당첨자들 북측 예술단 공연 관람 입장권 당첨자들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북측 예술단 공연 관람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당첨자들 북측 예술단 공연 관람 입장권 당첨자들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북측 예술단은 이러한 기대를 훌륭히 충족시켰다. 남측에도 익숙한 북측 노래인 <반갑습니다>로 시작한 공연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로 마무리됐다. 마지막 노래 땐 배경화면에 한반도기가 펄럭였고, 예술단원들은 무대 앞까지 나와 악수를 청하는 관객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아주기도 했다.

분위기를 띄운 것은 이선희의 <J에게>,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 거야>, 나훈아의 <이별>,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등의 남측 대중가요였다. 관객들은 익숙한 노래에 손뼉을 치거나 따라 부르며 호응했다.

예술단은 모짜르트 교향곡 40번, 튀르끼에 행진곡, 집시의 노래, 백조의 호수 등 유명 클래식곡 20여 곡을 편곡한 메들리와 함께 북측 노래 <흰눈아 내려라>,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달려가자 미래로>,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공연을 마친 예술단은 "열렬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시 만납시다"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눈가를 훔치는 단원도 있었다.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등 강릉 공연 2018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이날 공연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J에게,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과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 교향곡이 포함됐다. 조명균 통일부장관, 북측 권혁봉 문화성 국장, 북측 현송월 부단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 북측 권혁봉 문화성 국장, 북측 현송월 부단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북측예술단 화려한 강릉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려 북측곡 “반갑습니다“, 한국곡 ”j에게,"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을 비롯한 서양 교향곡 다수를 메들리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북측예술단 화려한 강릉공연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렸다. ⓒ 사진공동취재단




공연 직전 <모란봉>,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 등을 두고 남북 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 및 정부 관계자는 '예술단이 남측을 배려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공연 후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짧은 시간 안에 성의 있게 많은 노래들을, 남측에서도 좋아할 만한 노래들을 잘 섞어서 연주하고 노래해줬다"라면서 "오신 분들이 많이 만족하는 것 같아 상당히 (공연이) 잘 됐다 생각한다. 오늘의 공연이 앞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작은 바탕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아주 훌륭한 공연이었다. 특히 다양한 장르와 우리나라 대중가요까지, 많이 연습했을 것 같다"라며 "아주 편하고 즐거운 밤이었다. (마지막 공연 때) 관객들이 기립해서 박수로 호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우리가 좋아하는, 친근한 곡들을 열심히 준비해서 훈련한 표가 났다"라면서 "체제 선전하는 내용들을 의도적으로 다 뺀 게 느껴졌다. 우리 측을 아주 많이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아 더 없이 만족했다"고 밝혔다.

태극기·성조기 흔든 우익단체 향한 싸늘한 시선

그럼에도 '흠'은 있었다. 바로 우익단체의 반대 시위였다. 자유대한호국단·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우익단체 회원 70여 명은 이날 오후 5시께 공연장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공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군가와 애국가 등을 차량에 설치된 스피커로 틀어놓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사진태우는 보수단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측 예술단 첫 공연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보수단체 회원들이 공연장 인근에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평양올림픽' 이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참석자들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인공기가 그려진 종이를 불 태우고 있다.

▲ 보수단체 "평창올림픽 거부한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측 예술단 첫 공연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보수단체 회원들이 공연장 인근에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박정희 전 대통령 얼굴 그림이 그려진 배지를 가슴팍에 단 한 여성은 "여긴 엄연히 대한민국이야, 빨갱이들이 어디서"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한 남성은 경찰을 향해 "북이랑 전쟁 나면 경찰 니네가 먼저 죽어, (현 정부에) 충성할 필요 없어"라고 삿대질을 했다. 일부 회원들은 인공기 등을 불태우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고 밝힌 60대 남성은 "(북측 예술단 공연은) 흔히 볼 수 없는 기회라 응모했고, 운 좋게 당첨돼 집사람이랑 바람 쐬러 왔는데 (태극기 집회 하는 걸 보니) 참 그렇다"라며 "왜 저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반도기 흔들며 북측 예술단 공연 응원하는 학생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측 예술단 첫 공연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학생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북측 예술단 공연을 응원하고 있다.

▲ 한반도기 흔들며 북측 예술단 공연 응원하는 학생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측 예술단 첫 공연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학생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북측 예술단 공연을 응원하고 있다. ⓒ 유성호


공연장 입구 앞에서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북측 예술단을 환영했던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통일응원단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북측 예술단을 태운 버스가 오갈 때마다 단일기를 흔들거나, '반갑습니다', '우리 하나 되어' 등의 통일 관련 민중가요를 부르면서 환영 퍼포먼스를 벌였다.

응원단의 황선영(25, 여)씨는 "(인공기 등을) 화형식 한다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북측에게) 그런 모습이 아니라 (남과 북이) 함께 하자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부산에서 왔는데, (통일응원단에 참여하려는) 친구들이 계속 모이고 있다. 오는 20일까진 (응원 활동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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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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