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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지역 개신교계는 충남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폐지를 주장했고, 이를 관철시켰다. 사진은 지난 달 28일 천안에서 열린 인권조례 폐지안 지지 기도회
 충남지역 개신교계는 충남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폐지를 주장했고, 이를 관철시켰다. 사진은 지난 달 28일 천안에서 열린 인권조례 폐지안 지지 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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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인권조례 폐지안 가결에 따른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기독교 세력과 시민단체 측이 폐지안 가결을 두고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먼저 천안기독교총연합회(아래 연합회, 대표회장 최만준 목사)는 7일 성명을 통해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다음 세대를 망치는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회는 특히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위원장 이성호)를 겨냥해 "인권에 관한 업무는 국가사무이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가 아니"며 "인권위가 국제조약을 근거로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하는 건 부당하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인권위는 지난 달 31일 "일부 집단이 성소수자 차별금지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지역 주민 전체의 인권 보장체계인 인권조례가 폐지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폐지안의 충남도의회 상정에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연합회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1948년 제정된 UN인권선언과 1993년 비엔나선언을 들었다. 이들은 "국제조약 어디에도 성적지향 및 성별 정체성이 보편적 인권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UN인권이사회(HRC)는 2014년과 2015년, 두 번에 걸쳐 동성애, 즉 성적지향에 반대되는 가정보호의 중요성을 지지한다고 결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권위가 법적 권한도 없는 UN 자유권위원회 등의 명의를 빌려 마치 동성애가 정상적 인권인 것처럼 호도하며 인권조례 폐지 성명서를 3번이나 발표하고 있는데, 이는 충남도민 뿐만 아니라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가 소속한 기독교계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충남인권조례가 "최근 증가하고 있는 AIDS 등 국민 건강 문제와 가정 질서를 붕괴하는 것과 직결된다"며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성적지향'이 동성애 조장? 최소한의 사회적 기준

 8일 오전 충남인권조례지키기공동행동과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권조례 폐지안을 관철시킨 자유한국당과 지역 개신교계를 강하게 규탄했다.
 8일 오전 충남인권조례지키기공동행동과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권조례 폐지안을 관철시킨 자유한국당과 지역 개신교계를 강하게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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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충남인권조례지키기공동행동과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8일 오전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규탄하고 이를 주도한 자유한국당 도의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이근하 정의당 충남도당 사무처장은 "폐지안을 대표발의한 김종필 의원은 마치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식의 발언만 늘어놓았고, 여기에 찬동하는 개신교 혐오세력은 온갖 악선전으로 자유한국당을 거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래와 같이 발언을 이어나갔다.

"성적지향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주장은 더 검증할 가치가 없는 가짜뉴스입니다. 이건 그간 인권이라면 동성애랑 연결지어 집단행동을 일삼은 종교 혐오세력에게 던지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더 긴 말 하지 않겠습니다. 충남지역 유권자들이 이들을 더 이상 지역정치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심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일을 주도한 김종필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반드시 심판 받아야 합니다. 또 만약 성소수자가 동성애를 부추긴다고 선동하는 종교인이 있다면 멀리하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거짓된 복음을 믿는 무리들이기 때문입니다."

김용기 노동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인권조례 폐지안은 더 큰 차별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의 말이다.

"인권조례가 완벽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인권조례는 우리 사회가 합의한 최소한의 기준일 것이다. 이 기준이 무너져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정당해진 것이다. 이제 또 무엇을 혐오하고 차별하게 될지 모르게 됐다. 촛불 혁명 이후 자유한국당은 자기를 성찰하기 보다 일부 특정 종교세력과 연합했다. 당장 갈증은 해소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결과는 자명하다.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8일 오전 천안시청에서 인권조례 폐지안 가결 규탄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이연경 충남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표(사진 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8일 오전 천안시청에서 인권조례 폐지안 가결 규탄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이연경 충남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표(사진 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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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 개신교계와 시민사회 사이의 공방과 별개로 개신교계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연경 충남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개신교계가 주장하는 핵심은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주장한다'는 것인데, 인권조례를 살펴보면 성소수자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어 "충남인권선언에 성적지향이 차별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을 뿐"이라면서 "인권선언의 이 조항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그러니까 성적지향이 그 어떤 불이익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신교계가 근거로 제시한 1948년 제정된 UN인권선언과 1993년 비엔나선언의 해석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권활동가인 박래군 4.16연대 박래군 공동대표는 "개신교계의 주장은 인권의 역사에 대한 무지"라고 일축했다. 박 공동대표의 말이다.

"1948년 UN인권선언에서 성적지향이 없는 건 맞다. 그러나 이후 인권논의는 발전해 나갔고, 규약 역시 세분화되기에 이르렀다. 또 이 선언에 명시된 항목들은 예시이며, 대전제는 '모든 사람은 다 존엄하다'는 것이다. 이런 역사를 다 무시하고 1948년 선언에 차별지향이 없다고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만약 장애인이 차별사유에서 빠졌다고 이게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할 근거가 되는 건가? 개신교계가 해석을 자의적으로 하는 것 같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천안시민사회단체 협의회는 천안시 원성동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충남도당 당사를 찾아 폐지안을 발의한 도의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이연경 충남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표는 8일 오전 충남 천안시 원성동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을 찾아 충남인권조례 폐지안에 찬성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이연경 충남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표는 8일 오전 충남 천안시 원성동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을 찾아 충남인권조례 폐지안에 찬성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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