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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30분 등교는 시작, 9시 등교를 촉구한다."

17개 단체로 구성된 경남교육연대가 8일 경남도교육청에서 '8시 30분 이후 등교시간 조정 후 만족도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8시 30분 이후 등교시간에 대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온 것이다.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11월 13일 "학생인권과 건강권과 학습권을 보호하고, 심각한 수준에 달한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 학교가 수능 이후 등교시간을 8시 30분 이후로 조정하여 운영하라고 했다.

이후 일부 학교에서는 수능 이후에도 교육청의 공문을 무시하고, 등교시간을 조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의 한 사립고와 창원의 한 사립여고에서는 수능 이후에도 전교생이 7시 40분 이전에 등교하도록 강제했다.

그러나 만족도는 높게 나왔다. 경남교육연대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1월 18~25일 사이 '온라인조사(SurveyMonkey)'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학생 1716명, 교사 190명, 학부모 607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등교시간을 8시 30분 이후로 늦춘 것'에 대해, 교사 97% 이상, 학부모 96% 이상, 학생 94% 이상이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경남교육연대는 "등교 시간을 늦추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교사들이 많이 우려했는데, 실제 해보니까 만족도가 높았고,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던 교사들의 태도 변화가 눈에 띄었다"고 풀이했다.

등교시간이 조정되지 않은 데 대해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 학교 관리자나 재단 등에 그 이유를 가장 많이 돌리고 있었다. '학교 관리자나 재단 등이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물음에 학생 70.45%, 교사 43.24%, 학부모 71.43%가 '그렇다'고 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이것으로 볼 때 학교의 비민주성을 보여준다"며 "등교시간을 학교장이나 재단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학교의 비민주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했다.

"8시 30분 이후 등교가 이루어진 학교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느냐"에 대해, '수면 시간이 늘어났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수업 분위기가 좋아'지고, '학교생활에 여유까지 생겨났다'는 비율이 높았다.

경남교육연대는 "8시 30분 이후 등교에 대해 찬성에서 반대로 돌아선 학생도 69명으로 비율은 낮았지만 그 숫자가 무시할 정도로 적지 않았다"며 "응답을 하지 않은 사람도 18명으로 꽤 많았고, 이들의 의사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무응답을 긍정적인 답변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했다.

 경남교육연대는 8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8시 30분 이후 등교시간 조정 후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8시30분 등교는 시작, 9시 등교를 촉구한다"고 했다.
 경남교육연대는 8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8시 30분 이후 등교시간 조정 후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8시30분 등교는 시작, 9시 등교를 촉구한다"고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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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몸의 여유를 만들어 준다"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경남교육연대는 "이제 겨우 30분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도 시범실시였다. 한 번 해보자는 차원이었다"며 "그 시범실시의 결과는 이번 설문을 통해 충분히 긍정적인 것으로 입증이 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하지만 여전히 그 30분의 변화조차 거부하는 학교가 있다"며 "등교시간은 학교장의 재량이라고까지 주장하면서 교육청의 일방적인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도 보인다"고 했다.

이들은 "교육청의 일방적인 조치를 문제 삼는 분들께도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전해 드린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까지 등교시간은 항상 일방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등교시간을 정하는 과정에서 학생이나 학부모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은 없었다. 협의도 없었고 합의도 없었다"며 "학교의 장이 그야말로 마음대로 정한 것이다. 교육청의 일방적인(?) 공문시행에 비하면 그 일방성은 훨씬 심하고 오래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른 등교에 대해, 이들은 "학생들의 아침밥과 아침잠을 빼앗아갔다.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적극성을 빼앗아 갔다. 학교생활의 여유까지 빼앗아갔다. 가족 간의 대화시간까지 빼앗아갔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들의 바쁜 출근은 따로 말하지 않겠다. 아침밥을 못 먹이고 자식을 학교에 보내는 엄마의 마음은 말하기에도 민망하다"며 "그 결과는 숨 가쁜 지각과 쏟아지는 졸음 속에서 시작하는 수업이었다"고 덧붙였다.

30분의 여유로는 부족하다는 것. 이들은 "여유는 넘치게 많을수록 좋다. 30분의 여유보다는 1시간의 여유가 더 좋다. 교육청은 8시 30분 이후로 등교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8시 30분 이후'를 단지 '8시 30분'으로만 받아들이는 이 '여유 없음' 역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빡빡하고 팍팍한 학교생활의 영향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 빡빡하고 팍팍한 학교생활의 시작이 바로 실속 없이 이르기만 한 등교인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경남교육연대는 "시간의 여유 없이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기는 어렵다. 마음의 여유 없이 마음이 성장하는 것도 어렵다. 마음의 여유와 성장 없이는 삶의 행복과 성장도 없다. 잠이 몸의 여유를 만들어 준다면 학교 구성원들 간의 소통과 민주주의는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줄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9시 등교는 그 시작이다. (반)강제적인 보충수업과 야간자습의 폐지도 그 시작이다. 아침과 저녁이 있는 삶은 존엄함 삶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인 만큼, 학생 청소년에게도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이순일 전 교사는 "학생인권은 교사나 교장 등 어른들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인 양 여기는 사회통념이 문제다. 학생인권은 무시해도 되는 양 살아왔다.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일찍 등교해서 일어나는 부작용이 많고 결국에는 가정파괴까지 온다. 등교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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