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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개방 이후 겨울철새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0일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조사한 결과 총 55종 2,401개체가 확인됐다. 이중 물새는 29종 1,532개체였다. 2016년 겨울 조사 결과에 비해(총 종수 54종 1,840개체, 물새 26종 939개체) 종수와 개체수 모두 증가했다.

이중 주목할 부분은 수면성오리의 증가이다. 고방오리 1종이 추가로 조사되었고, 개체수 역시 690개체에서 1,266개체로 급증 했다. 수면성 오리가 증가는 호소화됐던 세종보 상류가 개방되면서 하천 지형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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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결과 종합표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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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수문개방이후 모래톱과 하중도(하천중간에 만들어지는 섬)가 발달하였고, 이를 토대로 활동하는 오리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수면성 오리의 경우 깊은 물을 선호하지 않고 낮은 물을 선호한다. 잠수하지 못해 낮은 물에 사는 수초와 부유물 등을 채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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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새와 총종수와 개체수 비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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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하중도와 모래톱은 휴식처와 채식지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하중도의 경우는 육상포식자인 삵과 고양이들로부터 새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수면성 오리들에게는 좋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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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중도에 휴식중인 오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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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중도에서 휴고 있는 오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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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성오리인 비오리는 80개체에서 65개체로 줄었지만 다른 잠수성오리 흰죽지가 추가로 확인되었다. 수문이 개방되더라도 작은 둠벙이나 깊은 소(하천에 물이고이는 지형)가 생기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종 다양성에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물에서 생활하는 오리류 2종(고방오리, 흰죽지)이 증가하면서 종 다양성이 좋아졌다. 수문 개방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결과일 것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조류가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세종보 상류의 기초 데이터가 없어 비교는 불가하다. 그럼에도 수문 개방 이후 1년 전에 비해 조류의 서식 밀도와 개체 수가 증가하는 경향성이 나온 것으로 매우 유의미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또 눈에 띈는 점은 최상위포식자인 맹금류 역시 개체수와 종수 모두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6년 5종 12개체였던 맹금류가 6종 42개체로 증가한 것이다. 잿빛개구리매가 2017년 새롭게 확인 되면서 종다양성을 높였다. 독수리가 4개체에서 31개체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번에 확인 된 독수리는 하중도와 모래톱이 드러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먹이를 먹고 있었다. 수문 개방이 되지 않았다면 관찰이 불가능한 모습이다.

이번에 확인한 '회복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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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강리 하중도에서 휴식중인 돌수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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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맹금류의 증가는 생태계의 균형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이다. 최상위 포식자 맹금류는 하부 생태계가 균형이 없으면 서식이 어렵다. 맹금류의 서식은 지역의 생태를 확인하는 깃대종 역할을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맹금류는 법적보호종으로 지정하여 보호받고 있다.

맹금류를 포함한 법적보호종은 모두 8종이 확인되었다. 흰꼬리수리, 독수리, 잿빛개구리매, 쇠황조롱이, 황조롱이, 흰목물떼새, 원앙 흑두루미가 법적보호종에 속한다. 8종의 법적보호종이 확인은 합강리 생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결과다.

세종시 건설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15종의 법적보호종 서식이 확인되었다. 당시 확인했던 큰고니와 큰기러기 등은 이번 조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과거 기록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지만 수문 개방 이후 증가한 종수와 개체수에서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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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적보호종관찰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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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영향평가 조사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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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 개방이라는 큰 이슈 이후에 1회의 조사로 모든 것을 확인하거나 확언할 순 없다. 그럼에도 회복의 '가능성'을 짐작하기에는 충분한 조사였다. 아울러 정밀한 조류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현재도 더 많은 종의 서식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문 개방을 유지한다면 멸종위기종 등 종 다양성과 서식 밀도는 꾸준히 높아질 것이다. 수문 개방 이후 변화와 효과를 꾸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수문개방 이후 합강리 일대의 정밀 조류 조사 등을 다양한 조류와 생태상 확인해야 한다. 관계부처에 공개적으로 제안한다. 이를 통해 합강리 일대를 4대강 사업 이후 첫 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길 바란다.


태그:#합강리, #수문개방, #세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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