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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어김없이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4일 입춘이 이틀이나 지났지만 도무지 멈출 기색이 없습니다.  6일인 오늘까지 3일 동안 계속 눈만 구경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날이 풀린다고 하는데, 정말로 그럴지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그 정도로 눈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목포의 날씨입니다. 

삼학도 포구 삼학도 포구에 묶여 있는 선박들 모습입니다. 연일 영하의 날씨에 하염없이 내리는 눈 때문에, 도무지 바다로 출항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 삼학도 포구 삼학도 포구에 묶여 있는 선박들 모습입니다. 연일 영하의 날씨에 하염없이 내리는 눈 때문에, 도무지 바다로 출항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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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싸리 빗자루로 그 많은 눈을 치우고, 가까운 삼학도를 찾았습니다. 바다를 향해 나가야 하는 출항 어선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요트 손님을 맞이할 요트 마리나는 어떨지, 그리고 눈 덮인 삼학산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한 번 살펴볼 요량이었습니다.

목포 요트마리나 목포 삼학도에 자리잡고 있는 요트 마리나입니다. 여러 요트들도 정박해 있습니다. 요트로 향하는 곳에는 발걸음조차 없는 모습이죠. 이곳도 조용한 침묵만 흐르고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바닷물은 요트를 원하고 있는 기색입니다.
▲ 목포 요트마리나 목포 삼학도에 자리잡고 있는 요트 마리나입니다. 여러 요트들도 정박해 있습니다. 요트로 향하는 곳에는 발걸음조차 없는 모습이죠. 이곳도 조용한 침묵만 흐르고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바닷물은 요트를 원하고 있는 기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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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에 묶여 있는 선박들은 저마다 선장과 선원들을 기다리는 눈치였지만, 도무지 그 분들이 나타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요한 숲처럼 선박들도 조용한 침묵과 함께 하염없이 눈만 받아들인 모습들입니다. 그나마 바닷물이라 그런지 얼어 있지는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김대중 노벨 평화상 기념관  삼학도에 위치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가는 길목입니다. 먼저 이 길을 찾은 분들이 있었는지, 여러 발자국들이 보였습니다. 평생 남북통일을 위해 애쓴 그 분의 발걸음이 오늘 우리에게 귀한 이정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평창 올림픽을 통해서 남북이 좋은 화합의 계기가 되었으면 더욱 좋겠구요.
▲ 김대중 노벨 평화상 기념관 삼학도에 위치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가는 길목입니다. 먼저 이 길을 찾은 분들이 있었는지, 여러 발자국들이 보였습니다. 평생 남북통일을 위해 애쓴 그 분의 발걸음이 오늘 우리에게 귀한 이정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평창 올림픽을 통해서 남북이 좋은 화합의 계기가 되었으면 더욱 좋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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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가는 길목에는 벌써 사람들의 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어떤 길이든지 먼저 간 사람들이 안내자 역할을 하는 법이죠. 김대중 대통령도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힘쓰며 살아왔는데, 그 분의 발걸음이 현 정부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번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비꼬는 분들도 있는데, 그 분들도 다들 한 길로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삼학도 유달산 삼학도 요트 마리나에서 이난영 공원을 향해 가는 길목에 바라본 유달산입니다. 저 유달산 자락에 올해 해상케이블카게 설치된다고 하니, 마음이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를 우선시하지만, 그 또한 무시못할 일이긴 하겠지요?
▲ 삼학도 유달산 삼학도 요트 마리나에서 이난영 공원을 향해 가는 길목에 바라본 유달산입니다. 저 유달산 자락에 올해 해상케이블카게 설치된다고 하니, 마음이 조금은 씁쓸했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를 우선시하지만, 그 또한 무시못할 일이긴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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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궁극적인 목적지인 삼학산 앞에 당도했습니다. 저 멀리 눈 덮인 유달산이 보이는데, 저 아름다운 산맥 위로 해상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모습을 그려보자니 약간은 슬퍼지기도 합니다.

산은 산으로 보존하는 게 가장 가치있을 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경제적인 상황이 산의 가치보다 더 앞섰나 봅니다. 그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삼학산을 오르고 있는데, 저 아래 나이 지긋한 어르신 한 분도 지팡이를 짚고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삼학산 이난영 공원 오르는 길 삼학산 이난영 공원으로 향하는데 저 아래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운동 삼아 이 길을 곧잘 찾아오시는 분이셨죠.
▲ 삼학산 이난영 공원 오르는 길 삼학산 이난영 공원으로 향하는데 저 아래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운동 삼아 이 길을 곧잘 찾아오시는 분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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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으로 이곳 삼학산을 찾은 것인데, 어르신은 평소에도 이 길을 잘 다니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눈 덮인 길목도 수월하게 뚫고 나갔습니다. 나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친절과 호의였죠.

물론 중간에 그 길이 갈렸습니다. 어르신은 평범한 둘레길만 돌다가 내려갈 참이었고, 나는 정상까지 오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나 역시 그곳 정상까지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이내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삼학산 이난영 공원 삼학산 이난영 공원 기념비입니다. 구슬픈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비석'도 저 뒷편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 삼학산 이난영 공원 삼학산 이난영 공원 기념비입니다. 구슬픈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비석'도 저 뒷편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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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삼학산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들었던 여러 소리들은 아직도 내 귓전을 때리고 있습니다. 삼학산 속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가 그랬고, 배는 꽁꽁 묶여 있었지만 간간히 소리를 지르는 듯한 바다 물결 소리가 그랬고, 차가 지나간 그 눈길 위를 페달을 밟으며 지나가는 어르신의 숨소리가 그랬고, 얼어 죽은 고기를 건져 올리느라 낚시 줄을 연신 던지고 있던 그 젊은 사람의 숨소리도 그랬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저마다 자기 집 앞의 눈을 치우는 사람들의 빗자루 소리도 그랬습니다.

삼학산 정상 가는 길 삼학산 정상 가는 길목의 눈 덮인 나무들 모습
▲ 삼학산 정상 가는 길 삼학산 정상 가는 길목의 눈 덮인 나무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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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내리는 눈 덮인 목포. 너무나도 조용할 것 같았지만 실은 그렇게 여러 숨소리들을 힘껏 내품고 있었습니다. 오랜 만에 눈 덮인 삼학도 포구와 삼학산에 올라서 그런지,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내 안에 꿈틀거리는 숨소리를 새롭게 듣게 돼서 더욱 좋았습니다. 눈이 더 온다고 해도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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