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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대구은행장이 13일 오전 대구경찰청에 출두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13일 오전 대구경찰청에 출두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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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경찰청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 온 박인규 대구은행장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관련기사 : 박인규 대구은행장 구속영장 두 번째 기각 "혐의 불분명")

경찰은 5일 박 행장과 비자금 조성 및 허위 정산 과정에 가담한 비서실 관계자 16명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배임, 사문소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에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 자금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해 되파는 형식인 일명 '상품권깡'으로 약 3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행장이 조성한 비자금 중 1억 8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지급한 환전수수료 9200만 원과 법인카드로 구입한 개인물품 1900만 원 등 1억 11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은행에 입힌 혐의도 적용했다.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구입한 상품권 등을 허위로 정산하는 과정에서 다른 업체의 견적서를 위조해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은 이에 앞서 두 차례 박 행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을 당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19일과 지난달 29일 같은 혐의로 박 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검찰는 "주요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보강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이 박 행장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구속수사를 촉구해 온 시민단체들은 부실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 등 5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구은행 박인규 행장 구속 및 부패청산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대구은행 본점 등 6곳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박 행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늑장수사로 시민들의 지탄을 받아 온 경찰이 검찰의 보강수사 지휘 후에도 정밀한 수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어 보지 못했다"며 "검찰도 이미 밝혀진 것만으로도 박 행장을 구속했어야 마땅하다"고 경찰과 검찰을 규탄한 바 있다.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 놓여있는 로고.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 놓여있는 로고.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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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구참여연대는 불법비자금 조성과 성추행, 채용비리 등 대구은행에서 비윤리적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이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은행은 은행 임직원과 관련이 있는 지원자에 대해서 인성점수가 합격 기준에 미달함에도 간이면접에서 최고등급을 부여해 인성전형을 통과시켰다"며 "실무자 면접과 임원면접을 계속 진행시켜 최종합격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채용비리 정황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 감사 결과 대구은행은 단순한 채용절차에 대한 개선 요구가 아니라 채용비리 정황이 있으므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대구은행의 혁신과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철저히 수사,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2016년 7급 행원을 신규 선발하는 과정에서 DGB금융지주 자회사 사장 자녀와 부지점장 자녀, 본점 직원 자녀 3명을 인성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하는데도 간이면접에서 최고등급(AA)을 받도록 해 인성전형을 통과하고 최종 합격하도록 한 의심을 받고 있다.


태그:#박인규, #대구은행, #채용비리, #불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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