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코>의 작품 포스터

영화 <코코>의 작품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전작 <모아나>의 관객 수 231만 명을 넘어, 300만을 달성한 디즈니-픽사 영화 <코코>의 저력은 무엇일까. 개봉 전부터 해외에서 호평을 받아 기대감을 상승시켰던 이 영화는, 아이들과 함께 간 어른들까지 울면서 나온다는 평을 받으며 현재까지도 박스오피스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어른들이 울면서 나온다는 말이 정말 사실일까.

집안 대대로 음악이라면 치를 떠는 미구엘 가족. 하지만 미구엘은 가족 몰래 손수 만든 기타를 치며 뮤지션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할머니에게 걸려 기타가 부서진 미구엘. 그는 동경하는 뮤지션인 델라크루즈가 생전에 쓰던 기타에 손을 댄다. 기타를 치는 순간, 마법과도 같이 죽은 자들의 세계로 들어간 미구엘은 크루즈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가족사에 얽힌 감동적인 사연, 눈시울 붉어지는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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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사후세계. 디즈니와 픽사는 이 궁금증의 답을 기발한 상상력으로재현해냈다. 우선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하늘나라로 간 그들을 해골로 익살스럽고 친근하게 표현했다. 분리되어 있는 뼈들을 이용한 유머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렇듯 '코코' 속 저승은 별 다를 게 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죽은 자들의 세계에선 잔인한 법칙이 있다. 죽은 자신의 사진을 현실세계의 집에서 기리고 있지 않으면 일 년에 한 번인 죽은 자의 날에도 현실세계로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더 슬픈 건, 현세에서 더 이상 자신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사후세계에서마저 소멸되어 '무'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어른들마저 넘어간 감동의 포인트가 있다. 미구엘의 가족사가 드러나고 이 법칙이 그들의 발목을 잡으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렇게 감정이 고조된 관객들은 주제곡 'Remember me'가 나올 때면 감동의 절정을 맞아 하나 둘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 때 극장 곳곳에선 코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관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영화의 이야기와 주제곡의 힘도 크지만, 각자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누군가가 떠올라 더욱 감정이 고조된다. 

감동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선 무척 중요한 그래픽도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특별한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죽은 자들의 세계를 아름답게 구현한다. 특히, 미구엘이 함정에 빠져 떨어진 동굴 장면. 혹시 실제 동굴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놀랍다.

<겨울왕국> '올라프' 같은 재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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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코코'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매력 넘치는 캐릭터가 없다. 말하자면 겨울왕국의 올라프, 몬스터 주식회사의 마이크(또는 부) 등과 같은 마스코트가 없다. 애니메이션은 인기 캐릭터의 굿즈를 통해 많은 수입을 올린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인기 애니메이션에는 개성 넘치거나 정감이 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있다. 하지만 '코코'에서 그런 캐릭터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구엘의 강아지, 단테가 바보스럽지만 귀여운 매력을 어필하며 노력하지만 많은 인기를 끌기에는 어려울 듯싶다.

애니메이션엔 항상 있는 교훈. 역시 '코코'에도 있다. 온갖 장애물을 이겨내며 꿈을 향해 전진하는 미구엘.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온 가족이다. 현세의 가족을 넘어 죽은 자들의 세계에 있는 먼 친척들까지 그가 음악을 못하게 반대한다. 하지만 그는 꿈을 향한 열정과 가족과의 사랑으로 극복한다. 이를 통해 모두들 저마다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용기를 준다.

하지만 '코코'는 오로지 꿈만 조명하지 않는다. 꿈만 쫓다 저승에서마저 없어지거나 없어질 위기에 놓인 이들을 비추며 가족의 소중함 또한 잊지 말라는 메시지까지 함께 넣어 놨다. 말하자면 요즘 많은 이들이 꿈꾸는 워라벨과 비슷한 맥락이다. 워라벨을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든 현대사회이지만, 이번 기회에 '코코'를 보며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는 게 어떨까.

코코 영화 디즈니 픽사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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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를 꿈꾸는 일반인 / go99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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