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26R에서 맨유와 아스날이 나란히 승리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스왑 딜' 형식으로 소속팀을 옮긴 맨유의 산체스와 아스날의 미키타리안이 모두 선발 출전해 팀의 승리를 이끌며 맹활약했다.

이번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겨울 이적시장 최고의 화제는 역시 알렉시스 산체스와 헨릭 미키타리안의 맞트레이드 형식의 이적이었다. 이적 루머가 꾸준했던 산체스는 이적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던 맨체스터 시티에서 노선을 변경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로 이적했다. 아스날의 벵거 감독이 산체스의 대체자로 미키타리안을 원했기에 가능했던 이적이었다.

맨유에서 설 자리를 잃고 벤치를 달구던 미키타리안도 본인을 원하는 아스날로 이적에 성공했고, 산체스도 본인의 야망에 걸맞는 투자가 뒷밤칠 될 맨유로 둥지를 옮겼기에 두 선수간에는 '윈-윈'의 결과였다. 과연 두 선수들은 맨유와 아스날에게도 '윈-윈'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산체스는 맨유 2선을 춤추게 할까

 산체스 이적 소식을 전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산체스 이적 소식을 전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산체스는 맨유 이적 직후 요빌 타운과의 FA컵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도움을 올리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EPL에서도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고, 허더스필드와의 26R에서는 팀의 승리를 돕는 쐐기골을 넣었다. 산체스는 기존에 린가드를 활용한 개인 전술 외에 정체된 공격 전술에 다양성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 받으며 맨유에 입성했고, 초반 3경기지만 맨유가 효과를 보는 듯하다. 산체스가 가진 특유의 승부욕도 맨유 공격진이 최근 지적받는 '위닝 멘탈리티'에 대한 해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는 주로 왼쪽 윙 포워드로 경기에 나서 볼 운반과 동시에 공격작 업에서 창의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다. 더불어 역습 상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플레이메이킹과 피니시까지 가능한 전천후 공격수다. 또 맨유의 주 포메이션인 4-2-3-1에서 2선의 모든 자리와 최전방까지 커버할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공격 지역에서 도전적인 패스와 슈팅으로 끊임없이 공격의 활로를 만드는 산체스의 가세는 맨유 2선 자원들을 춤추게 할 수 있을까. 산체스의 가세는 맨유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채워주는 영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는 특유의 볼에 대한 집념과 볼 배급이 수월치 않을 때 3선 지역까지 내려오는 성향 덕에 활동량이 많은 선수인 듯 보이지만 생각보다 활동량이 많은 선수는 아니다. 아스날은 산체스에게 수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두 명의 중앙미드필더를 배치하고 윙백을 놓는 3-4-2-1 포메이션을 활용한 바 있다. 어느덧 30대로 접어든 산체스가 무리뉴 감독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수비 가담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무리뉴 감독 체제의 맨유에서는 폴 포그바 역시 높은 수비가담과 포지션 플레이를 수행해야만 하고, 이는 포그바의 공격적인 능력을 제한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경험 많은 산체스가 이러한 무리뉴의 축구에 빠르게 녹아들며 'NO.7'의 계보를 잇는 활약으로 맨유를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보자.

외질의 부담을 덜어줄 미키타리안

 미키타리안을 소개하는 아스날F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미키타리안은 지난 1월 맨유에서 아스날로 이적했다.

미키타리안을 소개하는 아스날FC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미키타리안은 지난 1월 맨유에서 아스날로 이적했다. ⓒ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지난 스완지시티와의 25R 경기에서 후반전에 교체투입되며 데뷔전을 치른 미키타리안은 에버튼과의 26R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도움만 3개를 기록하며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미키타리안은 도르트문트에서 호흡을 맞췄던 페드릭-오바메앙과 함께 선발로 나서 공격진에서 번뜩이는 활약을 선보였다. 미키타리안의 침투패스를 받아 오바메앙이 팀의 세 번째 골로 연결하는 등 아스날은 '오바-미키' 콤비의 활약에 힘입어 아스날은 에버튼을 5-1로 물리쳤고, 5위 토트넘과의 승점을 3점차로 줄였다.

15-16시즌 도르트문트에서 나란히 활약하며 미키타리안은 11골 20도움으로 도움왕에 올랐고, 오바메앙은 25골 6도움을 기록했다. 도르트문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오바-미키' 콤비는 약 1년 6개월만에 아스날에서 뭉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아직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축구팬들은 '벵거볼'(이른바 벵거 감독이 추구하는 완벽한 축구)을 구현할 수 있는 카드로 '오바-미키' 콤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 둘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수위의 선수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후반기에 아스날의 상승세를 이끌 첨병 역할로 기대를 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또 그동안 외질이 짊어졌던 공격 플레이메이킹의 부담을 미키타리안이 나눠질 수 있을 전망이다. 에버튼 전에서도 외질과 미키타리안 두 선수가 이끄는 공격 작업은 다양한 공격루트를 통해서 5개의 득점을 만들어냈다. 강팀과 붙을 때마다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 속에 1~2선에서 3선으로 물러서며 활약을 좀처럼 활약하지 못했던 외질이 미키타리안의 가세로 살아날 수 있을까. 최근 폼이 좋은 잭 윌셔와 올 시즌 영입된 라카제트까지 미키타리안과 좋은 호흡을 보일 수 있다면 미키타리안의 가세는 외질의 부담을 크게 덜며 벵거감독이 그리는 축구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맨유의 무리뉴 감독이 "사실상 우승 경쟁이 끝났다"고 인정한 시점에서 맨유의 현실적인 목표는 리그 2위를 지키면서 맨시티와 13점까지 벌어진 승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산체스가 가세한 만큼 챔피언스리그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다음시즌 리그 우승을 노리는 것이 차후 목표가 될 전망이다. 리그 6위에 쳐져있는 아스날의 목표는 자명하다.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할 수 있는 순위인 4위 이내로 시즌을 마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스왑딜'의 두 주인공이 새 소속팀의 '윈-윈'까지 이끌어내며 후반기 끝에서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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