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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인터넷 뉴스에 매일 관련 기사가 나와도 딴 세상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런데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인 줄만 알았던 코딩 교육이 내가 사는 전라남도 순천의 초등학생들에게까지 확대된다고 하니 더 이상 나 몰라라 할 형편은 아닌 듯싶다.

<로봇시대, 인간의 일>
 <로봇시대, 인간의 일>
ⓒ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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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대, 인간의 일>의 저자는 철학, 언론학을 전공하고 1990년부터 <한겨레>에서 기자로 활동해 온 IT 전문 저널리스트이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인공지능의 발전 정보를 주제별로 정리하여 제시할 뿐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에 관심은 있지만 전문 서적을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운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 표지의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라는 문구는 이 책에 아주 걸맞은 소개이니.

저자는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는 인공지능을 하나씩 제시하며 로봇 시대를 소개한다. 하나만 살펴보자. 무인자동차는 정말로 상용화되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까? 완전 자율 주행은 아니지만 자동주행 속도유지 장치인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등은 이미 부분적으로 시판 차량에 적용되어 무인 자동차 시대가 아주 가까워짐을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면 무인 자동차는 어떤 편의성이 있을까? 우선 탑승자의 행동이 자유롭다. 운전자의 주의 태만으로 인한 사고가 사라진다. 교통 체증에 시달리거나 주차장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궁극적으로는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사라진다. 이는 지금의 자동차 문화와 경제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측한다.

정말로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할까? 여기엔 윤리적인 문제가 숨어 있다. 사고의 순간, 이대로 달리면 다수가 죽고 핸들을 꺾으면 한 명만 죽는다. 어떤 선택이 올바른가?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맞은 편 차선의 트럭과 스쿨버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느 차량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까? 또한 사고가 난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연구자들은 말한다. 기술 개발은 가장 쉬운 과제이고 진짜 과제는 사용자 수용성과 윤리적 문제라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무인 자동차 시대가 도래할지 의문이다.

이 외에도 '실시간 번역의 시대, 외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될까?', '지식이 공유되는 사회, 대학 졸업장은 필요 없을까?', ' 반려로봇에서 섹스봇까지, 로봇과 교감할 수 있을까?' 등의 물음에 답하며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고 독자 스스로 고민하게 한다.

로봇은 인간의 삶에 큰 편리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이를 낙관만 할 수 없다 경고한다. 지금은 미리 정해진 특정한 유형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의 인공지능이지만 자체적으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능력을 갖추어 가고 있다.

결국 로봇은 초인적 지능을 갖게 되고 결국 사람이 통제할 수 없다고 세계적인 석학과 정보기술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말한다. 우리가 그동안 영화를 통해 보아 왔던 그 수많은 상황들이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정말 로봇에게 지배될까?

인공지능의 발달은 우리에게 두 가지 과제를 제시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나는 강력한 인공 지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이다. 또 하나는 기계가 모방할 수 없는 인간의 특징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로봇이 흉내 낼 수 없는 어떤 능력이 있으며, 이것이 어떻게 인간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안 그래도 공부하기 바쁜 우리 아이들에게 로봇의 언어 '코딩'이라는 새로운 과목을 추가하여 부담을 줄 필요가 있나?

작가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으니 이 책의 독자가 되어 그 답을 찾아보기 바란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 -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구본권 지음, 어크로스(2015)


태그:#로봇, #4차 산업혁명, #구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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