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지정한 데 대해 문재인정부 차원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정권 출범 직후부터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먹는다는 설이 파다했는데 그 의혹이 어제 현실화됐다"며 "이 정권은 호반건설과 도대체 무슨 관계냐"고 쏘아붙였다.
▲ 김성태 "문재인정부, 호반건설과 도대체 무슨 관계냐"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지정한 데 대해 문재인정부 차원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정권 출범 직후부터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먹는다는 설이 파다했는데 그 의혹이 어제 현실화됐다"며 "이 정권은 호반건설과 도대체 무슨 관계냐"고 쏘아붙였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가서 고개부터 숙이세요. 반성부터 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적반하장이에요. 그동안 반대한 게 누군데. 반성해, 반성"
"허위사실 유포하지 마세요."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에서 나온 항의들이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래 준비한 연설문에는 없던 문단을 추가하고, 원래 준비돼 있던 내용은 아예 생략하는 등 '애드립'을 해 본회의장은 소란스러워졌다. 프롬프터에 나오는 연설문(원문)과 자신이 고친 내용이 달라, 연설 도중에 잠시 프롬프터와 손에 든 원고를 오가며 2~3초 간 침묵하는 등 정적이 일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이날 연설문 말미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문제의 근원", "중동외교,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외교적 불협화음"이라는 등 연설문엔 없던 내용을 추가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적당히 하세요", "반성부터 하라"는 등 항의가 터져나왔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한일 위안부 재협상을 언급하며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됐다는 비판을 하자, 이재정·표창원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누가 먼저 잘못했느냐", "가서 고개부터 숙이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반발했다. 일부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가 정부를 향해 "분노와 대립과 갈등의 정치도 그만두라"는 등 요구하자 실소를 터뜨렸고, 김성수·유승희 의원은 연설을 듣던 중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와 고성이 이어졌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고 있다.
▲ 민주당 향해 소리치는 장제원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와 고성이 이어졌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반면 장제원·이은재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은 "잘한다", "시원하다"고 외치며 민주당 쪽을 향해 "조용히 하고 경청이나 하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김 원내대표는 연설문 읽기를 멈추고 "원내대표의 연설을 경청해주십시오"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미리 준비한 연설문에는 없던 문단을 통해 "적폐청산 철저히 하겠다면서 권양숙 여사 640만불은 왜 꿀먹은 벙어리이냐"는 등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현 아름다운 봉하 이사장을 언급했다. 또 문재인 지지자들이 대통령 생일 때 진행한 지하철 광고,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광고 등을 언급하며 이를 비꼬기도 했다. 다음은 김 원내대표의 말이다.

"권양숙 여사 640만불은 왜 꿀먹은 벙어리입니까. 이재명 성남시장 네이버 협찬기금 수사는 엿 바꿔 먹었습니까. 그 돈들이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런 걸 모른 척 눈감고 있으면서 적폐청산 운운할 수 있겠습니까. (…) 하루가 멀다 하고 사회적 참사가 나고 있습니다. 지하철 문 대통령 생일광고는 올해의 광고대상에 지목될 겁니다. 비싼 돈 들여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도 냈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참으로 감축 드립니다." 

김 원내대표는 또 "현 정부는 문빠 포퓰리즘으로 홍위병 정치를 시도하고 있다", "군중권력을 앞세워 인민재판식 여론몰이를 한다"며 문 대통령 적극 지지자를 비판했다(관련 기사: 김성태 "정부, 문빠 포퓰리즘으로 홍위병 정치 시도")

김 원내대표는 원고에 있는 대목을 생략하기도 했다. 그는 "불평등은 비효율적이지만, 복지는 효율적",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 자유한국당이 앞장서겠다"는 복지 지출 증가 관련 내용과 "국가가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켜주지 못할 때 국가는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다"는 등 국민적 불안 관련한 부분을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당 연설에 여야 논평 "남탓 그만, 비겁하고 무책임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후 자당 의원들의 격려인사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김학용 의원이 김 원내대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다.
▲ 김성태 격려하는 자당 의원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후 자당 의원들의 격려인사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김학용 의원이 김 원내대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여야는 '남 탓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제1야당의 대표연설이 무엇을 하겠다는 비전은 없고 오로지 정부비판을 넘어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뿐이었다"며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굴욕외교와 굴욕협상을 펼쳐온 것은 다름 아닌 박근혜 정부였다. 지난 정부의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자기비판과 고백을 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유한국당의 남 탓에 급급한 모습이 유감스럽다. 참사 현장에서 쫓겨날 정도로 국민 지탄을 받았음에도, 연설에서조차 참사를 정쟁에 이용하는 모습에는 분노를 참기 어렵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

"정책철학에 근거한 건강한 비판보다는 정부 여당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앞세웠다. 세월호 참사와 유례없는 국정농단으로 국민을 절망에 빠뜨린 장본인들이 얼마나 됐다고 정부 여당을 비판하니, 그에 국민이 동의할지 의문이다." (국민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

"오늘 연설은 전형적인 분식 연설(粉飾: 내용 없이 외형만 꾸미는 것)이다. 제1야당이라면 문제제기를 넘어 해결을 위한 혜안을 내놓아야 함에도, 그 노력과 진심은 연설 어디에도 없다."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

한편 여당인 민주당부터 지난달 31일 시작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오는 2일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내분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이 다음 순서로 대표연설에 나선다. 

▲ "X는 누가 쌌는데"... 김성태 국회 연설을 빛낸(?) 추임새들
ⓒ 정교진

관련영상보기




태그:#김성태, #남탓, #문재인, #교섭단체연설, #대표연설
댓글3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