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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텔이나 잠을 자기 위한 공간으로만 만들어진 집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집에는 부엌이 있다. 불과 1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집은 부엌이 주거공간과 확연하게 분리가 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거실과 동선이 이어진 경우가 많다.

경북의 인구 3위 도시인 경산의 시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부엌과 관련한 유물로 전시전을 연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경산시립박물관 전시전
▲ 경산시립박물관 전시전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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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에서는 부엌을 수라간이라고 불렀고 양반들 집안에서는 반빗간, 경상도는 부엌, 전라도는 정지, 충청도는 부세라고 불렀다. 부엌은 음식을 만들기만 하던 곳이 아니라 구들장을 데우는 열기를 넣는 공간이기도 하였으며 가마솥에서 데운 물을 이용하여 겨울에 씻기도 하였다. 남자들이 사랑방에서 손님과 대화를 나누었다면 여자들은 부엌이라는 공간에서 정다운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시전 시립박물관
▲ 전시전 시립박물관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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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소 낯선 신의 이름인 '조왕신'은 부엌을 다스리는 신이라고 한다. 때론 '조왕 할멈'이라고도 불렀는데 부녀자가 부엌에서 나쁜 말을 하는 것을 싫어했고 부지런히 불씨를 꺼트리지 않아야 복을 준다고 하였다.

화로 불씨
▲ 화로 불씨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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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인류의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철기문화가 꽃피우게 된 것은 바로 불을 다스릴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부뚜막과 아궁이의 모습은 고구려 안악 3호분의 벽화에도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음식은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삶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임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글은 주로 남자들이 배웠지만 음양오행의 기본 원리인 물과 불을 다루는 것은 대를 이어 여자에서 여자에게로 이어졌다. 지금은 불씨를 계속 유지하는 집안은 없겠지만 화로는 대를 이어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려주던 중요한 물건이었다.

부엌문화 문화
▲ 부엌문화 문화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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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으로 이사 가면 보통은 휴지를 사 오지만 수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성냥이나 양초를 선물하기도 했다. 운이 불길처럼 일어나기를 바랐던 것이며 가장 먼저 부엌에 사놓은 것이 밥솥으로 옛 부엌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식기 식기보관
▲ 식기 식기보관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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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야 조리하다는 말을 조금 이해하고 있지만 그건 어릴 적의 보고 들은 것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온갖 살림살이는 복을 지어낸다는 관념이 있었으며 부엌의 각종 도구는 옛날에는 빌려주지도 빌려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조리하는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부엌에서 조리하기 위해 사용하던 취사도구는 냄비, 프라이팬, 시루, 뚝배기, 석쇠, 석자, 삼발이, 조리 망, 도마, 엿가위, 엿 칼, 방아, 떡메, 소주고리, 국수틀, 두부틀 등 수없이 많다.

녹그릇 녹그릇
▲ 녹그릇 녹그릇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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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유명한 한식집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유기는 일명 놋그릇이라고 부르는데 구리에 아연을 합금한 주동과 주석을 섞은 향동으로 구분이 되는데 유기장은 지난 1983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77호로 지정되었다. 이런 그릇은 향동을 불에 달구어가며 두드리는 단조 기법으로 전통 타악기나 식기류를 만들었는데 이를 방짜유기라고 부르고 거푸집을 이용한 주물기법으로 아연을 집어넣어 만들었는데 독성이 있어 식기류로는 만들지 않았다. 이는 주물유기라고 부른다.

밥상 숟가락
▲ 밥상 숟가락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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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 숟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 모두 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집안 사정에 빼곡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정 도라면 그 집 부엌에 자주가 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숟가락의 영어는 Spoon으로 어원은 영어의 고어인 'Spon'에서 비롯되었다.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아직도 많이 사용되는데 원래 이것과 비슷한 영어 숙어가 있다. 'born with silver spoon in mouth'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숟가락은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는 사랑의 선물로 주기도 한다. 이를 부르는 이름은 사랑의 잣대기가 아닌 사랑의 숟가락이다. 

밥상 밥상
▲ 밥상 밥상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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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이라고 아직도 많이 사용되는데 특히 상은 음식을 먹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가구였지만 최근에는 아일랜드 식탁이나 설치된 식탁들이 있어 상을 차리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반상은 밥을 주식으로 하여 반찬과 함께 차리는 상차림으로 우리네 상차림 문화는 밥그릇, 국그릇, 수저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며 가족마다 각자의 것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구분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소줏고리 소줏고리
▲ 소줏고리 소줏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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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의 식문화는 서구화되면서 많이 바뀌어서 밥뿐만이 아니라 빵, 스파게티, 고기 등 다양한 식문화가 자리했지만 과거에도 우리 민족은 대표적인 별식으로 떡을 먹었다. 쌀과 잡곡을 이용하여 만든 떡은 농경사회에서 하늘과 땅, 그리고 신령들에게 감사를 드리는 제물로 바쳐졌다. 삼국시대 말기에 농업경제 발달로 인해 한민족의 떡 문화는 다채로워진다.

부엌영화 영화
▲ 부엌영화 영화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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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이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계속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편리해진 현대의 부엌문화도 미래에 보면 독특하다고 생각할만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옛 부엌살림, 맛과 멋을 담다 
경산시립박물관 소장유물 특별기획전
2017.11.21 ~ 2018.04.22
1층 영상 기획실 중앙홀, 2층 특별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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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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