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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을 의미해요. 예를 들어 여행하거나,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일을 말하죠. 그런 것을 통해 감동하거나 새로운 가치관을 갖게 되면 머릿속에서는 새로운 연결망이 형성돼요. (21쪽)


 겉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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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수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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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같은 고장은 겨울에도 포근합니다. 이 고장에는 '겨울눈'이라고 하면 새봄을 기다리며 꿈꾸는 잎싹이나 꽃싹일 뿐입니다. 하늘에서 찾아오는 '겨울눈'은 구경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추운 고장에서 살던 이웃이 겨울에 고흥마실을 한다면 '어쩜 이렇게 살기에 좋을 수가!' 하면서 놀랄 만합니다.

그런데 추운 겨울이란, 흙에 새숨을 불어넣고, 나무나 풀이 더욱 튼튼하도록 이끌곤 해요. 꽁꽁 얼어붙는 날씨이기에 나무눈은 더욱 웅크리면서 새봄을 꿈꿉니다. 흰눈이 소복하게 쌓인 땅에서는 가랑잎이며 벌레 주검이며 흙으로 돌아가려 애쓰고, 겨우내 땅속 깊이 깃들어 잠자는 애벌레도 그리운 봄을 마음에 담아요.

가만히 보면 두 가지 겨울눈이란 두 가지 길을 밝히지 싶습니다. 가을이 저물면서 겨울이 찾아올 적에 잎싹하고 꽃싹이 조그맣게 맺히는 눈이란, 새롭게 피어나고 싶은 꿈을 나타냅니다. 하늘에서 찾아오는 하얀 송이는, 겨우내 흙이 새롭게 거듭나도록 북돋우는 손길을 나타내요.

상상하는 일로도 뇌는 변화된답니다. 창의적인 상상은 뇌에 새로운 연결망을 만들어 내요. (22쪽)
지난 세기까지 심리학은 인간의 불완전한 부분과 약점을 찾아내어 보완하고 치료하면 더 행복하리라 믿었지요. 그러나 100년 동안에 걸친 노력 끝에 학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인간은 약점이 있음에도 자신의 강점으로 살아가고, 그 강점을 발전시켜 약점까지도 같이 개선한다는 것을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발견했죠. (49쪽)


노을이 님이 쓴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철수와영희 펴냄)는 흔들리며 자라는 푸름이한테 길동무가 되고 싶은 어른으로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왜 흔들리며 자라는 나이인지를 짚고, 흔들리는 나이란 '흔들리면서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학문으로 심리학을 다루려 하지 않습니다. 학문으로 심리학이 걸어온 길을 살짝 다루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마음(심리)'을 살피는 길이란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하는 그림을 그리는 몸짓이라고 하는 대목을 부드러이 밝힌다고 할 만합니다.

모자란 곳이 있기에 더 생각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는다는 사람이라고 해요. 여리거나 어설프기도 하기에 더 헤아리면서 씩씩하게 삶을 가꾼다는 사람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우리 나름대로 '이루고픈 꿈을 생각하기' 때문에 이루고픈 꿈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날 기업은 10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마케팅의 대상 나이를 갈수록 낮추어, 좀더 어릴 때부터 브랜드에 노출되게 하고 그 브랜드를 멋지다고 느끼도록 힘쓰고 있죠. (110쪽)


흔히 "꿈 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하고 말하는데, 어쩌면 우리 스스로 "꿈 같은 소리"를 하지 않는 탓에 꿈길을 못 걸을는지 모릅니다. "꿈 같은 소리"를 자꾸 하면서 어느덧 꿈길로 접어들 수 있어요.

온누리에 이름을 날리는 사람들을 찬찬히 살피면, 이들은 처음부터 뛰어나거나 훌륭하거나 잘나지 않기 일쑤입니다. 더욱이 무척 보잘 것 없다는 소리를 듣기까지 했어요. 그렇지만 이들은 꿈을 안 접었지요. 늘 꿈을 그리고 품고 보듬으면서 한 걸음씩 떼었어요.

스스로 왜 못 하는가를 생각해 보기에, 다음에 또 못 하거나 넘어지더라도 자꾸자꾸 생각을 키우고 몸을 가꾸면서 일어나는 길을 찾습니다. 스스로 왜 안 되는가를 헤아려 보기에, 다음에 또 안 되거나 부딪히더라도 거듭거듭 생각을 북돋우며 마음을 살찌우면서 일어서는 길을 찾아요.

 어느 중학교 교실 뒤쪽. 푸름이는 어떤 꿈을 그리면서 제 모습을 바라볼까요.
 어느 중학교 교실 뒤쪽. 푸름이는 어떤 꿈을 그리면서 제 모습을 바라볼까요.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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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내 삶의 행복을 외부의 폭력적인 기준과 조건에 맞추지 말아요. 행복의 주체인 내가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면, 그 어떤 물건도 성형 수술도 날 행복하게 만들지 못해요. (134쪽)
청소년기는 감정 조절이 어렵습니다. 그 대신 감정 조절 능력을 연습하고 키우기엔 무척 좋은 시기죠. (212쪽)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는 우리 스스로 마음에 꿈을 즐겁게 그리자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른 한 가지를 나란히 다루는데요, 기업이나 방송이나 사회가 우리를 어느 한쪽으로 '길들여'서 '장사를 하'기도 한다고 밝힙니다. 푸름이일 적에 '어떤 물건 이름(상표)'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사회에서 쉽게 마주하는 여러 가지에 숨은 뒷모습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푸름이 스스로 제 마음을 읽거나 알지 못하는 탓에 "삶의 행복을 외부의 폭력적인 기준과 조건에 맞추"고 만다지요. 날씬하거나 이쁘장해 보이는 모습을 억지로 우리 스스로 맞추어야 하지 않아요. 누구만큼 키가 크거나 몸무게가 적게 나가야 하지 않아요. 누구만큼 돈을 거머쥐거나 이름값이 높아야 하지 않아요. 누구하고 얼굴이 비슷해야 잘생긴 모습이 아니에요.

푸름이는 푸름이대로 차근차근 삶을 배우고 사랑을 배우며 사람다운 살림을 배우는 하루를 누리면서 자랄 적에 아름답습니다. 얼마든지 넘어져 보고, 신나게 깨지기도 하며, 마음껏 뒹구는 동안, 저마다 제 길을 찬찬히 찾거나 느낄 수 있어요. 이리하여 글쓴이는 푸름이한테 "청소년기는 감정 조절이 어렵습니다. 그 대신 감정 조절 능력을 연습하고 키우기엔 무척 좋은 시기"라는 말을 들려줄 수 있습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따지지 않고 순수하게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보고, 실천하는 연습을 해 보세요.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고 그 시간을 즐겁게 보낼 계획을 세워 실천해 보는 일도 좋은 방법이에요. (197쪽)


느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는지 모르기에 이렇게도 드러내고 저렇게도 드러내면서 하나하나 배웁니다. 남들 눈치가 아닌 내 마음을 읽으려고 애쓰면서 참말 스스로 바라는 일을 찾습니다.

하나씩 해 보면 됩니다. 오늘 해서 안 되면 모레에 새로 해 보면 되고요. 앞날이 두려울 수 있고, 아직 아무런 재주가 없구나 싶어서 까마득하고 여길 수 있어요. 자, 그렇다면 모두 내려놓고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우리 푸름이는 모두 아기로 태어나서 그 나이에 이르렀어요. 아기로 태어났을 적에는 걸음마는커녕 수저조차 못 쥐었지요? 수저질은커녕 말 한 마디 못했을 테고요. 말 한 마디는커녕 둘레에 뭐가 있는지 알 길이 없었고, 설거지나 비질은 꿈도 꾸지 못했어요.

그런데 오늘 푸름이는 말도 할 수 있고, 걸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전거를 달릴 수도 있고, 설거지나 비질은 거뜬히 해낼 수 있습니다. 어느새 이렇게 하나하나 해내는 몸이 되었어요.

 어느 고등학교 어귀에 선 걸개천. 학교마다 이런 걸개천을 으레 내거는데, 이러한 걸개천은 푸름이 마음을 얼마나 읽거나 알려줄는지 궁금합니다.
 어느 고등학교 어귀에 선 걸개천. 학교마다 이런 걸개천을 으레 내거는데, 이러한 걸개천은 푸름이 마음을 얼마나 읽거나 알려줄는지 궁금합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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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고 싶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여러분의 바람은 건강하고 아름다워요. 정말 원한다면 이젠 혈액형 심리학에 나와 상대를 짜맞추려 하는 대신, 나와 상대의 감정과 욕구를 인정해 주고 귀 기울여 주세요. (84쪽)


마음을 읽는 길, 곧 심리학이란, 우리가 늘 새롭게 자라면서 하루를 누린다고 하는 대목을 잘 밝히지 싶습니다. 푸름이로서 마음읽기를 해 본다면, 바쁘거나 힘들거나 괴롭거나 벅찰 적에 모두 살며시 내려놓고서 마음을 차분히 읽으려 해 본다면, '오늘 이 일이 안 되는 까닭은 앞으로 꾸준히 더 해 보면서 새롭게 길을 찾도록 이끌려는 뜻'이라고 느낄 만하지 싶습니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말길을 트지 않았어요. 뛰어난 운동선수는 하루아침에 놀라운 솜씨를 뽐내지 않아요. 글을 잘 쓰는 어른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엄청나게 글길을 걸었어요. 밥솜씨가 훌륭한 어버이는 기나긴 날 숱하게 새밥을 지어 보았지요.

즐겁게 하루하루 맞이하면서 열 해 동안 애써 보자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기를 빕니다. 흔들리기에 자랄 수 있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뿌리가 더욱 튼튼하고 굵게 뻗어요. 흔들리며 자라는 푸름이는 한결 씩씩하며 멋스러운 어른이 되리라 봅니다.

덧붙이는 글 | <10대와 통하는 심리학 이야기>(노을이 글 / 강병호 그림 / 철수와영희 / 2017.1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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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사전 편집자로 일하면서, 전남 고흥에서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를 꾸립니다.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읽는 우리말 사전》《골목빛》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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