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작 JTBC 예능 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아래 <슈가맨2>)가 어느덧 3회를 훌쩍 지났다. 지난 시즌 노이즈, 에메랄드 캐슬, 철이와 미애, 스페이스A, K2, 뱅크, 녹색지대, UN, 파파야, 샵, 플라워 등 수백여 명에 달하는 반가운 얼굴들이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냈다.

<슈가맨2>에서 시청자들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가수가 남아 있을까 살짝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2'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이지연, 영턱스클럽, 포지션, 김상민, 케이팝, 쎄쎄쎄가 출연해 기대감을 높였다. 과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얼굴 보기 어려운 가수들을 만날 수 있는 <슈가맨2>에서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가수, 그룹을 꼽아봤다.

이미 예능에서 근황을 알렸지만... 이정봉, 최제우

1996년 데뷔한 이정봉은 그의 1집 타이틀곡 '어떤가요?'가 큰 인기를 누리며 단숨에 스타로 등극했다. 이후 '어떤가요?'는 2002년 박화요비(화요비)에 의해 리메이크 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이후에도 이정봉은 2016년 싱글 앨범 'Goodbye'를 발표하며 꾸준히 활동했지만 아쉽게도 '어떤가요?' 이상으로 사랑받는 노래를 내놓지 못했다.

지금도 활동 중인 가수이지만 보통 대중들에게 이정봉은 '원 히트 원더'의 전형적인 케이스로 통한다. 대중매체에 출연빈도가 적을 뿐, 현역 가수이고 2015년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도 출연했다. 그래서 <슈가맨2>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문이 들긴 한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 출연해 근황을 알렸던 영턱스클럽 임성은, 포지션의 임재욱이 연이어 <슈가맨2>에 등장한 만큼, 이정봉의 <슈가맨2> 출연은 '어떤가요?' 노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이와 비슷한 케이스로 지난 11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최제우(구 최창민)도 1999년 '짱'이라는 노래를 발표하며 당시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린 만큼 <슈가맨2>의 유력한 출연자로 예상된다.

차태현, 강성연의 바통을 받아 장혁, 안재욱, 장나라?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드라마 <돈꽃>의 강필주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장혁은 현재 연기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티제이 프로젝트(T.J Project)라는 어마어마한 '과거'가 있다. 티제이 프로젝트 시절 래퍼로 열연한 장혁은, 마치 뱀처럼 무대 바닥을 기어 다니는 모습으로 당시로선 충격적인 무대 연출을 보여주었다.

장혁이 티제이 프로젝트로 활동할 당시, 그는 KBS 2TV 드라마 <학교>(1999)로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에 그의 기행(?)은 여러모로 화제로 다가왔다. 장혁 본인에게는 지우고 싶은 과거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14년 출연한 MBC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극중 장나라와 노래를 부르던 장면에서 배경화면으로 티제이 프로젝트 시절 영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장혁과 티제이 프로젝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 같다. 아마 <돈꽃>을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장혁이 '헤이걸(Hey girl)'를 부르며 <슈가맨2>에 깜짝 등장한다면, 그야말로 온라인 세상이 들썩일 것 같다.

최근 뮤지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배우 안재욱도 한때 '포에버(Forever)', '친구' 등을 히트시킨 유명한 가수였다. 안재욱이 가수로 겸업하게 된 계기는 MBC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1997)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욱은 극중 톱가수 강민으로 출연해 고(故) 최진실을 사이에 두고 차인표와 삼각관계를 이뤘다. 당시 안재욱은 애초 서브 주연 역할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열화같은 지지에 힘입어 최진실과 사랑을 이루는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당시 안재욱의 인기가 어느정도였나면, 안재욱이 드라마에서 불렸던 모든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결과 안재욱도 자연스럽게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게 되었다. 작년 KBS 2TV <고백부부>로 다시 주목받은 장나라도 지금은 연기 활동에만 전념하지만 2000년대 초반 '고백', 'Sweet Dream', '나도 여자랍니다' 등으로 인기를 끈 가수였다.

장혁, 안재욱, 장나라는 지금도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다. 오랜만에 대중들에게 얼굴을 비추는 옛 가수들을 소개하는 <슈가맨2>의 취지에 이들은 적합한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시즌1에서 차태현과 강성연이 슈가맨으로 출연한 전례가 있는 만큼, 지금은 가수로서 활동하지 않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도 과거 그들의 노래를 사랑했던 이들을 위한 최고의 팬서비스로 다가올 듯하다.

장혁이 출연한 광고로 스타덤에 오른 임현정


앞서 장혁이 <학교> 외에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에는 캔커피 광고도 있었다(아직도 해당 캔커피를 마시면 그 광고가 생각난다). 뜬금없이 캔커피 광고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CF에 흘려나온 임현정의 '첫사랑' 노래 때문이다. 해당 CF는 당시 광고에 출연한 장혁, 명세빈 외에도 BGM으로 흘러 나왔던 임현정의 '첫사랑'까지 히트시켰다.

'첫사랑'이라는 노래도 인기가 좋았지만, 영화 <키다리 아저씨> OST로 수록되었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 1집부터 5집까지 모든 노래와 가사를 직접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임현정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곡이다. 그런데 '첫사랑',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등 꽤나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수 임현정의 근황을 알기란 쉽지 않다(포털사이트에서 임현정을 검색하면 동명이인 트로트 가수, 2016년 데뷔한 신인가수 임현정만 나온다). 그렇기에 <슈가맨2>에 섭외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활동 당시에도 방송 출연을 많이 하지 않았던 가수였기 때문에 선뜻 <슈가맨2>에 나오려 할지, 여러모로 궁금한 아티스트다.

혼성그룹 특집... 자자, 마로니에, 콜라

자자(ZAZA). 시즌 1에서 청중평가단 사이에서 얀과 함께 오답으로 가장 많이 나온 그룹이다. 혼성그룹이 나왔다고 하면 일단 '자자' 이야기가 나온다. 그만큼 자자가 발표한 '버스안에서'는 원히트 원더였지만 그만큼 이 곡이 대중들에게 안겨준 파급력은 상당했다. 시즌1에서 끊임없이 자자 '버스 안에서' 이야기가 나온 만큼, <슈가맨> 측에서도 간절히 모시고 싶은 팀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그들이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기약은 없다.

지난 7일 'Be Together'라는 신보를 오랜만에 발표한 만큼 조만간 <슈가맨2>에 모습을 드러낼 확률이 높은, 반가운 얼굴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칵테일 사랑'을 부른 마로니에, <슈가맨2> 이전에 방송됐던 <슈가맨 리턴즈>에서 언급된 콜라도 보고 싶은 혼성그룹이다.

SKY, 터틀맨...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슈가맨2>에서 소환하고 싶은 가수들


시즌1에서 <슈가맨>은 고 박용하의 '처음 그 날처럼', 고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를 소환하며 여전히 그들을 기억하는 팬들의 눈시울을 붉힌 바 있다. 이번 시즌2는 16부작으로 예정되어있는 만큼, 지난 시즌처럼 고인 특집을 진행할 지는 미지수다. 만일 진행한다면, '영원' 의 SKY(고 최진영)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최진영은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언제나 불세출의 톱스타였던 누나 고 최진실에 가려져 있었다. 그렇기에 SKY 활동은 최진영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최진영이라는 이름을 숨기고 SKY로 발표했던 '영원'은 당시 장동건, 차인표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던 뮤직비디오와 더불어 큰 사랑을 받았다. 지금은 누나 최진실과 함께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불귀(不歸)의 객(客)'이 된 터라 '영원'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움을 더한다.

2000년대 초반 '사계', '비행기', '빙고', '왜이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혼성그룹 거북이도 <슈가맨2>에서 보고 싶은 가수 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거북이의 수많은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하며 그룹을 이끌었던 터틀맨(임성훈)은 2008년 고인이 됐다. 하지만 시즌1에서도 거북이를 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언급된 만큼 <슈가맨2>에서 완전체는 아니지만 거북이의 무대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응답하라 태사자, 아이돌


개인적으로 <슈가맨2>에서 가장 보고 싶은 얼굴들은 '태사자'다. 최근 젝스키스의 성공적인 컴백 이후 NRG, 클릭비 등 1세대 아이돌들이 활동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그러나 유독 태사자 멤버들만 근황을 알 수 없다. 박준석 정도만 SBS <백년손님-자기야> 등 예능에 간간이 출연하는 정도다. 그래서 태사자가 <슈가맨2>에 등장한다면 진짜 반가워할 왕년의 소녀팬들이 많을 것 같다.

태사자는 한창 활동할 당시 H.O.T. 젝스키스에 밀려, 많은 인기를 자랑하는 그룹은 아니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도'를 열창 했던 태사자의 '리즈' 시절은 외모나 세련미에 있어 절대 요즘 아이돌 그룹에게 밀리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고 한때 꽃미모를 자랑하던 태사자 멤버들도 많이 변했겠지만 그래도 <슈가맨2>에 꼭 한 번 나와줬으면 하는 그룹이다.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아이돌' 이라는 단어를 내세운 아이돌(IDOL)도 <슈가맨2> 출연 희망 리스트에 꾸준히 언급되는 이름이다. 아이돌이 데뷔하던 1996년 만해도 10대들의 가수 데뷔가 흔한 일이 아니었다. 멤버였던 최혁준, 이세성 모두 해외 교포라는 점에 있어 여러모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활동 기간이 너무 짧았고 그 뒤로 멤버 개개인의 활동도 뚜렷하지 않아 진정한 '슈가맨'으로 불릴 만하다.

한편, 아이돌의 멤버였던 최혁준은 시즌1 그룹 잼 출연 당시 청중평가단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이번에는 청중평가단 석이 아닌 슈가맨으로 그룹 아이돌을 볼 수 있을까?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가수를 소환하고, 그들이 남긴 히트곡을 새롭게 편곡하여 승부를 겨루고자 하는 <슈가맨2>는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