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가 1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5연패 늪에 빠졌다. 특히 4경기 연속 9회 실점으로 비롯된 연패행진이었다. 신성 워커 뷸러의 7이닝 무실점, 베테랑 힐의 6이닝 2자책 호투, 그리고 에이스 커쇼의 8이닝 1실점 역투가 이어졌지만 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특히 15일 경기에선 100구 피칭 후 3일밖에 쉬지 못한 마에다 투입이라는 초강수까지 뒀음에도 9회 실점을 막지 못했다. 답답한 공격과 헐거워진 뒷문으로 인해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마차도와 도저의 영입으로 선두 독주체제를 구축하고자 했던 다저스는 난감한 상황이다. 후반기 일정이 빡빡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애리조나와 콜로라도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했고 도리어 지난 7월 어렵사리 탈환한 지구 1위 자리도 내주며 3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105일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갖는 LA다저스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104화 중)

105일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갖는 LA다저스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104화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이런 상황에서 긴 재활을 마친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등판하게 됐다. 지난 2번의 리햅(재활등판)에서 9이닝 1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곧바로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복귀하게 됐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운 사이 신예 워커 뷸러와 성공적인 선발 전환을 한 로스 스트리플링의 활약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포화 상태가 됐다. 선발진에서 활약하던 마에다와 스트리플링이 일단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지만 향후 류현진의 활약 여부에 따라 언제든 선발로 돌아올 수 있다. 선발로서 생존하기 위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 류현진이다.

과거 류현진은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매번 뛰어난 투구를 보였다. 올시즌 첫 등판에서도 부진해 위기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다음 등판에서 오클랜드의 에이스 션 마네아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며 멋지게 반등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3승 ERA 2.12로 다저스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다시 펼쳐진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류현진의 복귀전 체크 포인트는 무엇일까?

#1. 류현진, 안방에서 지구 라이벌 팀 자이언츠를 만나다

류현진의 샌프란시스코 상대 통산 성적은 13경기 4승 6패 3.36이다. 홈(3.33)과 원정(3.38)의 평균자책점 차이도 거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대부분 준수한 활약을 보였지만 자이언츠 타선도 류현진에게 8실점 악몽을 안겨주는 등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았다.

▲ 류현진의 샌프란시스코 상대 홈구장 통산 성적
 샌프란시스코 상대 류현진의 홈구장 성적

샌프란시스코 상대 류현진의 홈구장 성적 ⓒ 케이비리포트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원정에 비해 홈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RA는 준수하지만 피안타율이나 WHIP(이닝당 출루허용) 수치는 모두 홈 성적이 훨씬 높다. 다행히 장타 허용을 최소화해서 대량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홈에서 상대 타자들에게 우위를 점했다고 보긴 어렵다. 16일 등판에선 투구 수 제한까지 있는 점을 감안하면 피안타 억제 여부가 복귀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재활 경기에서 류현진은 5이닝 75구를 목표로 던졌다. 경기 후에는 불펜에서 추가적으로 1이닝 정도의 투구를 진행하고 피칭을 마쳤다. 이를 감안하면, 코칭스태프는 지난 트리플A 경기보다 조금 더 많은 80개에서 많게는 90개를 투구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 상대 선발은?

16일 경기는 시즌 초 맞대결의 리턴 매치로, 데릭 홀랜드가 선발로 나올 예정이다. 텍사스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한때 추신수의 팀 동료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떠밀리듯 이적했고, 선발 자리도 뺏기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올시즌엔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의 실력을 회복하고 있다. 4-5월에는 내셔널리그 적응이 미처 덜된 탓인지 11경기 58.1이닝 3승 6패 4.94로 부진했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그도 궤도를 찾았다. 이어진 6월과 7월 성적은 모두 월간 ERA 2점대를 마크했다.

쿠에토와 사마자의 복귀로 잠시 선발 자리를 잃기도 했지만, 두 투수 모두 다시 부상자명단에 등재되면서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두 달 동안 13경기(9선발)에 나온 홀랜드는 2승 2패 ERA 2.80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5점대에서 머물던 그의 ERA도 어느새 3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8월 이후 2경기는 좋지 않은 흐름이다. 팀은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개인 성적은 다소 흔들렸다. (11.2이닝 1승 4.63) 또 다저스 상대 3경기에선 2패 6.08로 부진했다. 볼넷(9개)을 많이 허용했고 (올시즌 상대했던 구단 중 가장 많은 허용), 장타 허용이 많았다 (타율 .240 / 장타율 .520) 홀랜드에게 강세인 다저스 타선이 최근 침체를 뚫고 류현진의 복귀전 승리를 지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 주목할만한 상대 타자는?

 류현진 상대 강세를 보이는 SF 타자 주요 기록

류현진 상대 강세를 보이는 SF 타자 주요 기록 ⓒ 케이비리포트


샌프란시스코의 간판 타자 포지는 올시즌 장타력은 떨어졌지만 그 정확성은 경계해야 한다. 시즌타율은 0.298이고 좌완을 상대로는 0.314로 더 정교한 타격을 자랑했다. 좌타 상대 장타율 역시 4할대에 턱걸이한 시즌 성적에 비해 훨씬 높다. 장타력은 감소했지만 그는 여전히 공격력이 좋은 포수다. 류현진에게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만큼, 포지에 대한 경계심은 언제나 늦춰서는 안된다.

류현진의 천적으로도 유명한 헌터 펜스의 경우 기용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 류현진 상대로 가장 좋은 상대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경쟁에서 밀려있다. 특히, 신인 중견수 듀가가 등장하면서 기존에 주로 중견수로 나왔던 고키스 에르난데스가 좌익수 자리로 옮겨 활약하고 있어 출전기회를 잘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매커친이 류현진에게 1할대 타율로 고전했다는 점과 한달 동안 휴식을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 대신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류현진에게는 위협적인 타자인 펜스는 하락세였던 지난해에도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 2개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외에도 류현진 상대 홈런으로 선제를 뺏었던 에반 롱고리아 역시 경계 대상이다. 부상 복귀 후 16경기에서 타율 .292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롱고리아는 특히 올시즌 좌완에게 .318 .348 .561 6홈런으로 무서운 활약을 하고 있다. 좌-우완 성적 편차가 커 시즌 성적이 나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좌완 투수에게는 녹록지 않은 상대다.

이외에는 류현진 상대 6타수 3안타(2루타 1개)인 고키스 에르난데스와 좌타자임에도 좌완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신인 중견수 스티븐 듀가도 주의해야 할 타자들이다. 특히 좌투수임에도 우타자를 상대로 강점을 가진 구종을 주로 보유한 류현진은 도리어 특정 좌타자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듀가는 그런 류현진을 상대로 자이언츠가 깜짝카드로 기용할 만한 타자다.

#4. 자이언츠 타선과 류현진의 무기들, 궁합은?

샌프란시스코는 겨우내 영입한 베테랑 선수들이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 결과 팀 OPS는 0.703으로 메이저리그 24위, 조정창조득점력(wRC+) 92로 20위에 머물러 있다. 자이언츠 타선의 침체는 후반기들어 더 심화된 모양새다. 후반기로만 한정하면 팀 OPS가 0.666으로 메이저리그 28위, wRC+ 83으로 리그 26위로 더 떨어진다.

 올시즌 류현진의 구종별 성적

올시즌 류현진의 구종별 성적 ⓒ 케이비리포트


시즌 초 위력을 회복했던 패스트볼이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다면 나머지 구종들의 위력도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류현진 속구는 브룩스베이스볼 기반 구종가치에서 6.6으로 23위에 올랐으며, 100구당 구종가치로 보면 20이닝 이상 소화 선수 중 1위에 올라있다. 부상 이전의 패스트볼 구위와 제구가 복귀전에서도 녹슬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면, 제한된 상황에서 투구를 해야하는 류현진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5. 예상 라인업

 16일 경기 양팀 라인업 예상

16일 경기 양팀 라인업 예상 ⓒ 케이비리포트


다저스 포수로는 그랜달이 출장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좌완 상대일 때 반스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올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그랜달이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시리즈 첫 경기에는 반스가, 직전 경기는 그랜달이 나왔는데, 복귀전임을 고려하면 이번 시즌 6경기 등판 중 5경기를 같이해 익숙할 그랜달을 배정해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반스도 오클랜드 전의 반전을 같이 만들어낸 포수인 만큼 그가 나오더라도 궁합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 1차전 어지럼증을 호소했던 도저의 증상은 다행히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도저에게 3차전 휴식을 줄 경우 2루수로 키케 에르난데스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 키케가 이동하면 테일러가 좌타자 피더슨과 벨린저(1루)가 나오지 않는 중견수 자리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도저가 그대로 나온다면 다저스는 좌투수에게 약한 푸이그를 라인업에서 뺄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 1루수는 모두 좌타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류현진 등판 경기 때는 먼시가 출장할 확률이 높게 점쳐진다. 최근 다저스는 좌완투수가 나올 경우 두 선수가 교대로 1루를 보고 있다. 시리즈 1,2차전에는 벨린저가 주전으로 출장한만큼,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는 벨린저가 쉬고 먼시에게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부상으로 3주 간 이탈했던 1루수 브랜든 벨트가 드디어 복귀했다. 2차전에 25인 로스터에 복귀한 그는 경기 후반 대수비로 출장해 9회초 안타로 결승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16일엔 주전 1루수로 실질적인 복귀전을 치를 것이 확실시 된다.

기존 라인업에서 먼저 우익수로는 '류현진 천적' 펜스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2루도 플래툰으로 활용되는 패닉 대신 앨런 핸슨이나 체이스 다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벨트와 함께 중견수 듀가와 유격수 크로포드는 좌타자임에도 그대로 자리를 지킬 것이 예상된다. 단, 2차전 라인업에서 빠진 크로포드의 결장이 길어질 경우는 우타자 핸슨이 유격수로 나설 것이다.

#6. 다저스의 한 달, 어쩌면 키는 류현진에게!

 코리안리거 역대 투수 중 커맨드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 코리안리거 능력별 넘버원은? 중)

코리안리거 역대 투수 중 커맨드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류현진(출처: [MLB 코메툰] 코리안리거 능력별 넘버원은?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스트리플링과 마에다가 모두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선발 한 자리가 류현진에게 돌아갔다. 이번 조치는 류현진에게 자리를 주는 것도 있지만, 사실 우완 셋업맨을 애타게 찾는 다저스의 노림수도 있다. 스트리플링은 불펜에서 오랜 시간 활약했고, 마에다도 작년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포스트시즌까지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불펜으로 전환된 이 둘은 일단 롱릴리버로 활용되겠지만, 집단 마무리 체제 하에서 마무리나 셋업맨으로도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잰슨이 이탈한 상황에서 두 선수의 존재는 이제 선발투수 뿐이 아니라 불펜에서도 필요하게 되어 버렸다.

일단 다저스는 잰슨의 공백 기간 중 우완 불펜 자원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동안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을 잘 메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류현진이 선발 투수로 입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복귀전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야 한다. 105일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한 류현진이 후반기 남은 기간 좋은 투구로 위기에 빠진 다저스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커쇼보다 류현진' 속구까지 살아났다

[기록 및 자료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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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정강민/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 지원[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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