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치 새 앨범 < 3 > 앨범 재킷.

조정치 새 앨범 < 3 > 앨범 재킷.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조정치가 26일 새 앨범 < 3 >을 발표했다. 2013년 발표된 2집 <유작> 이후 약 5년 만에 내놓는 세 번째 정규앨범이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랑을 통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담은 노래 9곡을 여성 보컬리스트 9인의 개성적인 목소리로 담아냈다는 점이다. 정인, 강이채, 김그림, Kinie.K, 사비나앤드론즈, 프롬, 레이디제인, 선우정아, 연진(라이너스의 담요) 등이 보컬로 참여했다.

소속사 설명에 따르면 조정치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결과물을 미리 머릿속에 그려놓고 작업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작업 과정에서 생기는 즉흥적인 아이디어와 느낌을 십분 살리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1번 트랙 '사랑가'부터 9번 트랙 '꿈 속의 연애'까지 앨범을 쭉 듣다 보면, 조정치가 의도한 것처럼 사랑이 시작하던 순간부터 끝나는 때까지 과정을 자연스럽게 간접 체험하게 된다. 이를테면 조정치가 포착한 고백, 고독, 설렘, 연애, 실연, 회복, 키스, 권태, 낭만 등 사랑의 9가지 풍경을 차례로 맛보게 되는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조정치가 쓴 노랫말은 대체로 소탈하고 꾸밈이 없다. 특유의 소심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사랑이라는 현상을 대하는 데 있어서 쿨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엿보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정인, Kinie.K, 프롬, 연진 등이 각각 작사에 참여한 '사랑가', '연애의 맛', '헤어져서 좋은 일들', '꿈속의 연애' 등의 곡들은 조정치 혼자 작업한 곡들과 비교했을 때 여성의 시각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또 다른 느낌이 있다.

추천곡을 꼽으라면 필자는 2번 트랙 '때때로'와 5번 트랙 '날 치료해 주세요'를 선택하겠다.

'때때로'는 쳇바퀴 돌듯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인의 고독한 정서가 물씬 느껴지는 곡이다. 블루스의 맛을 살린 단출한 사운드, 강이채의 나른하지만 어둡지 않은 보컬이 마음에 쏙 든다. 리듬은 노랫말 내용처럼 터덜터덜 걷는 화자의 걸음걸이를 연상하게 만드는데, 무겁기보다는 따뜻한 느낌이어서 좋다.

'날 치료해 주세요'는 실연한 화자가 이별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의 노랫말이 돋보인다. 부정, 분노, 상실 등 감정보다는 '들춰진 상처가 예뻐서 나도 모르게 웃죠'라는 표현처럼 순응, 인정. 이해 등의 정서가 두드러진다. 사비나앤드론즈의 단아한 보컬, 애틋한 멜로디, 후반부 감정을 고조시키는 기타 선율 등이 매력적인 곡이다.

이번 앨범은 조정치가 결혼 후 틈틈이 작업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의 새 앨범 < 3 >은 기타리스트, 편곡자, 싱어송라이터 등으로 활동할 뿐만 아니라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간간이 등장해 기분 좋은 웃음을 주고 있는 조정치의 뭉근한 매력과 사유가 잘 녹아 있는 앨범이다.

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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