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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갈치, 서대를 구워낸 생선 모둠구이다.
 고등어, 갈치, 서대를 구워낸 생선 모둠구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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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는 생선구이 잘하는 집이 별로 없다. 여수 사람들은 생선구이보다 생선회를 더 즐겨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인들이 생선구이 집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딱히 소개할 만한 곳이 마뜩찮다.

굳이 소개해달라면 신기동의 남해생선구이와 학동의 동해생선구이가 그런대로 괜찮은 집이다. 그러던 중 참 오랜만에 제대로 된 생선구이 밥상을 마주했다. 지인과 함께한 점심식사, 덕양의 한 식당에서다. 그러고 보니 이집 핸드폰의 메모장에 "꼭 한번 가봐야지"하고 적어놓았던 곳이다.

기본 반찬이 나오는데 참 마음에 든다. 이집도 남도의 상차림에서만 볼 수 있는 참깨사랑이 유난하다. 맛깔난 반찬에 볶은 참깨를 듬뿍 뿌렸다. 모든 찬이 하나같이 간도 적절한데다 감칠맛이 있어 젓가락을 바쁘게 한다.

생선모둠구이가 맛있는 밥상이다.
 생선모둠구이가 맛있는 밥상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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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맛이 오롯하게 느껴지는 고사리나물이다.
 남도의 맛이 오롯하게 느껴지는 고사리나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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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돌솥밥과 된장국이다.
 맛있는 돌솥밥과 된장국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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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을 제대로 살려낸 돌솥밥도 매력적이다. 생선모둠구이는 고등어구이와 갈치구이 서대구이다. 삼삼하게 구워내 생선 본연의 맛을 즐기며 먹기에 좋다. 돌솥에 지어낸 밥은 그릇에 퍼내 김구이에 쌈을 하거나 반찬과 함께 먹는다. 이어지는 누룽지는 생선구이와 낙지젓갈이 썩 잘 어울린다.

참 맛있는 반찬에 구수한 된장찌개, 거기에다 생선구이까지, 푸짐하다. 1인분에 1만원이다. 가성비도 좋고 맛도 좋다. 이런 밥상을 만나면 은근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곳은 나중에 가족과 함께 또 다시 한번 와야지 하면서 조용히 내마음속에 저장해둔다.

기본 반찬이다. 이집도 남도의 상차림에서만 볼 수 있는 참깨사랑이 유난하다.
 기본 반찬이다. 이집도 남도의 상차림에서만 볼 수 있는 참깨사랑이 유난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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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음식은 생선 때문에 빛이 난다. 여수에 와서 회도 좋지만 이렇듯 생선구이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여수 생선 맛을 한번 맛본 이들은 그 맛을 쉬 잊지 못한다. 삼면이 바다인 아름다운 해양도시 여수의 생선 맛은 다른 지역의 생선 맛과는 그 느낌이 한 차원 다르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곳 식당의 주인장이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 닿아 적어두었다는 '사람이 고프다'는 글이다. 두 번 세 번 읽다보니 어쩐지 울림이 있어서 이곳에 옮겨 적어본다. 이창현 작가의 <내 마음속의 울림> 책에 담긴 글이다.

사람이 고프다

밥 한 끼 하자!
차 한 잔 하자~
술 한 잔 하자~

배가 고파서...
목이 말라서...
술이 고파서...
하는 말은 아니다.

모두 다
사람이 고파서
하는 말이다.

그래 사람이 고프다. 정말 사람이 고프다. 밥 한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고프다.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람이 고프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사람이 고픈 건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창현 작가의 <내 마음속의 울림> 책에 담긴 글이다.
 이창현 작가의 <내 마음속의 울림> 책에 담긴 글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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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선구이, #여수 맛집, #맛돌이, #여수 여행, #사람이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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